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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강의로 코딩 교육의 혁신을 만들다, 코드잇 강영훈 대표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안지희기자 송고시간 2019-11-11 17:31

코드잇 강영훈 대표 (사진제공=코드잇)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서로 앞다투어 직원들의 코딩 교육에 힘을 쓰고 있고, 초등학교와 일부 대학에서는 코딩 교육이 의무 교육이 되었다. 코딩에 ‘코’자도 모르던 사람들이 코딩을 배워야 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코딩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역시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코드잇은 국내 최초로 인터랙티브한 온라인 코딩 강의를 시작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새로운 학습 방식을 통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하는데, 코드잇의 강영훈 대표를 만나 코딩을 잘 배울 수 있게 해주는 그들만의 방법에 대해 묻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인터랙티브한 학습이라는 게 쉽게 상상이 안 가는데, 정확히 무엇인가.

혼자 공부를 한다고 하면 보통 유튜브, 책, 유료 인터넷 강의를 생각하실 텐데요. 모두 일방향적이고 수동적인 교육 방식입니다. 반면 코드잇은 다양한 학습 모듈을 융합하여 더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식처럼 부담 없는 5분 내외의 짧은 영상과 노트를 저희는 “스낵 콘텐츠”라고 부르는데요. 5분 정도 영상을 보고나면, 배운 개념을 바로 활용하는 실습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과제는 자동으로 채점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온라인 강의의 한계인 실시간 질의응답을 보완하기 위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80%의 질문에 답변이 달리고 있고, 현재는 나머지 20%도 저희 TA들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 재밌는 게, 커뮤니티에서 생성되는 질문과 답변 또한 저희는 하나의 콘텐츠로 보고 있습니다. 이 글들이 커뮤니티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연관 개념을 학습하는 수강생들에게 자동으로 추천되도록 합니다

Q.5분이라는 시간에 콘텐츠를 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바쁜 현대인들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는 웹드라마나 웹툰 같이 15분 내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쳐"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 영상은 엔터테인먼트보다 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저희는 최적화된 강의 콘텐츠 소비 시간이 5분이라고 판단하여 강의 시간을 축약하는데 집중합니다. 보통 강의 영상이 30분에서 1시간이라고 치면 그 시간 동안 개념도 가르치고, 문제도 같이 풀어보고, 잡담도 하는 등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다양한 요소들을 분리하면 충분히 5분 단위의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거죠. 

우선 잡담만 줄여도 길이를 줄이고 몰입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도 바로 풀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과제로 준 후 풀이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많은 시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스스로 배워가는 과정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코드잇에서는 중요한 내용만 전달하고 나머지는 능동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Q.교육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게 느껴진다.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는가.

저는 미국에 있는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도 있고, 인공지능 연구로 논문을 내기도 했습니다. 평소 물리에도 관심이 많아 핵융합 연구실에서도 일을 했었는데요. 거기서도 결국 프로그래밍을 많이 하긴 했습니다. 

Q.남들이 보았을 때는 항상 쉽게 배웠을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건 맞지만, 처음 코딩을 접한 건 중학교 때입니다. 그 때는 코딩이 어디에 사용되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에 억지로 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등학교 때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코딩을 공부하게 됐고, 대학에서 너무 좋은 교수님을 만나 완전히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코딩 공부를 억지로 했었다가, 나중 되어서야 그 공부가 재밌어진 건데요. 그게 제가 “배움의 기쁨”을 처음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코딩이 재밌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좋았지만, 배움이 재밌다는 걸 깨달은 게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배움의 기쁨은 인생에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그걸 아는 사람이 많 지 않습니다. 이 좋은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코드잇을 창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Q.코딩을 실제로 가르쳐 본 적이 있는가.

미국에서 한국에 돌아왔을 때 30명 정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당시 제 한국어가 살짝 서툴러서 전달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어로 자료들을 열심히 찾아봤는데 마땅한 솔루션이 없었 습니다. 해외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개발자들에 대한 대우가 너무 좋아서, 많은 학생들이 컴퓨터과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한국은 상황이 달라서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한국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당시 상황을 기회 삼아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Q.기존 교육 업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앞서 말씀드린 인터랙티브한 학습 플랫폼 외에 가장 큰 차별성은, 콘텐츠를 100% 자체 제작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교육 업체들은 외부 강사 및 외부 강의 소싱을 통해 교육을 제공하는데요. 그렇게 해서는 콘텐츠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고 수업 간 연계성도 갖추기 어렵습니다. 코드잇에서는 아이비리그 컴퓨터과학과, LG 전자 개발자, 라인 개발자, 서울대 Bioinformatics 연구원 등 뛰어난 경력을 자랑하는 분들이 커리큘럼 제작에 몰두하여 만족도 높은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모두 만들다 보니, 플랫폼과 콘텐츠가 서로 최적의 궁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애플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작하기 때문에 좋은 상품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Q.코드잇은 현재 몇 명의 구성원으로 되어 있나.

현재는 저를 포함해서 23명이 있습니다. 2015년 여름쯤 2명이서 시작을 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왔을 때 만난 초등학교 친구와 저는 창업, 트렌드, 기술 등 관심사가 비슷했습니다. 이 친구에게 제가 “같이 창업하지 않을래?”라고 의사를 피력했고 결국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창업자는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사업적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초반에는 제가 콘텐츠 제작, 개발 등을 주로 하고 공동창업자는 운영, 마케팅 등을 담당했습니다. 상호 보완적인 좋은 조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많은 걸 배웠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케미가 너무 잘 맞습니다. 

Q.2명이서 시작해서 런칭까지는 얼마나 걸렸는가.

런칭하는 데까지 8-9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런칭할 때까지 둘이 함께 원룸에서 생활하면서 사업에 대한 고민을 밤낮으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공동창업자가 한 달 동안 과외를 하면서 1년간 사업 초기에 필요한 자본을 모았습니다. 베타 런칭 후에는 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 선정되어 4,000만원 외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Q.코드잇의 구성원들이 궁금하다. 

저희는 배움과 성장에 대한 갈망이 크신 분들이 구성원으로 계십니다. 회사가 배움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배움에 관심이 많아야 합니다. 역량이 침체되는 걸 못 견디는 분들만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회사 생활에 대해 여쭤보면 원하는 만큼 성장하지 않았거나 충분히 기여하지 못했다고 자책할 만큼 갈증이 넘치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문화적인 핏이 맞는 분들끼리 모여 있는데, 덕분에 사람들끼리 친하게 지내고 회사 분위기가 굉장히 좋습니다. 특이하게 서로 모두 반말을 하는 문화인데, 단점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희들끼리는 회사에 오는 게 친한 사람들과 있으려고 오는 느낌이 강해서 긍정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대표라서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다 같이 놀고 싶어하고 회식을 해도 친구들과 밥 먹는 느낌으로 다들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Q.코드잇이 일하는 모습은 어떠한가.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 자율과 책임이 공존하는 회사라는 겁니다. 자유롭다고 표현할 수 있는 규칙이 몇 가지 있습니다. 유연 출근제, 반말 문화 등등. 회의 때도 반말로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분위기입니다. 너무 자유롭다 보면 루즈해질 수도 있을 것 같지만, 프로 같은 사람들만 모여서 굉장히 책임감 있게 일을 합니다. 데드라인이 있으면 딱 지킬 줄 알고, 모두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해서 팀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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