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뉴스홈 인터뷰
[일본수출규제이후 ③] KISTI, “연구개발,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 창출”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기종기자 송고시간 2019-12-13 14:58

- 소·부·장, 2002년, 2013년 이어 3번째 기회 왔다
- 소재·부품·장비, 국내 관점 벗어나 국제 관점으로 연구개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 연구개발(R&D) 투자분석센터 원동규 센터장은 일본 백색국가 배제 이후 ‘국가 과학기술 혁신 체제의 변화’ 분석결과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최근 미·중 무역전쟁, 일본 반도체 수출규제 등으로 국제적인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불화수소(弗化水素) 또는 에칭가스(etching gas)로 알려진 플루오르화 수소(hydrogen fluoride),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luorine polyimide) 등 반도체 핵심소재 대상으로 한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일 관계에 있어서 무역경제를 넘어 정치, 외교, 군사, 사회 등 국가적인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이러한 한·일 양국 관계는 한·미·일 관계와 국제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관련해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별로 대응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관계 충족, 반도체 기술 확보·성장 등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본지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연재를 통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관련부처·공공기관의 대응노력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현장 중심으로 소개·분석해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제도적·기술적 발전방향을 제시하려고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과 국가 과학기술 혁신 체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데이터 기반의 연구개발(R&D) 투자분석 플랫폼을 활용한 방법론을 소개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데이터 기반의 연구개발(R&D) 투자분석 플랫폼과 관련해 데이터분석본부 연구개발(R&D) 투자분석센터 원동규 센터장을 만나 연구배경, 연구성과, 향후 연구과제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연구개발(R&D) 투자 플랫폼의 연구 배경은?
 
▷ 정부 차원의 부품·소재 경쟁력 강화는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미 지난 1991년부터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28년간 예산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에는 우리 정부는 중장기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해 특별법을 만들어 소재·부품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지속했다.
 
또 지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까지 소재부품 분야에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독일, 중국과 함께 세계 소재부품 4강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번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상황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환경의 변화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이며 연구개발 혹은 과학기술혁신에 큰 기회가 됐다.
 
이제는 과학기술혁신이 국가 내부용이 아니라 글로벌 환경을 고려한 혁신의 개념을 가져야 하고 글로벌 밸류 체인(GVC)을 고려한 혁신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 
 
또 수출지향적인 국내 산업이 내수의 강점 없이는 세계시장에서는 항상 불확정적인 위기환경에 내몰리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일본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무역역조 현상에 대한 대비를 10년을 주기로 국가차원에서 시도하고 있지만 거의 유사한 품목들이 시정되고 있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 연구개발(R&D) 투자분석센터의 ‘국가 과학기술 혁신 체제의 변화’ 연구결과 내용./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연구개발(R&D) 투자 플랫폼의 연구 성과는?
 
▷ 새로운 R&D 투자 패러다임은 데이터 기반을 전제로 글로벌 관점의 과학기술 혁신전략이다.
 
이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전략이며 그동안 구호로만 외쳤던 탈추격형 과학기술 R&D 혁신 시스템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론의 제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 기반과 글로벌 관점의 과학기술혁신체제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빅데이터에 의한 예측은 장기적 예측(Forecasting)보다는 초단기적 예측인 예보(Nowcasting)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인 서비스와 기술의 단기적 수요변화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수요와 공급의 시간적 간극을 극복하게 된다.
 
그동안의 정책이 거시적 비전 제시형이라고 한다면 글로벌화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상황파악의 미시화가 필수이며 이는 바로 데이터 기반일 때 가능할 것이다.
 
KISTI에서는 데이터기반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연계혁신’, ‘산학연 가치정합성 정립’과 ‘과학기술·산업·중소기업 정책의 가치연계’ 패키지를 통한 글로벌 국가 과학기술혁신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R&D 투자 혁신 플랫폼은 국가 연구개발 투자 의사결정 지원을 통한 R&D혁신 지원 시스템을 넘어 R&D 혁신 조성 시스템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
 
특히 우리나라의 강점을 최대로 살린 한국의 혁신모델은 ‘횡적연결과 반복적 혁신을 통한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산업생태계의 진화(단기 반복적 횡적연결 혁신: Repeatedly Short-Term Cross-cutting Innovation)’이며 이를 개념화 한 것이 ‘R&D PIE’이다.
 
이 ‘R&D PIE’ 라는 이름은 투자모형의 모양이 파이모양을 닮기도 했고 투자평가플랫폼(Platform for Investment Evaluation)의 영문 약자이다.
 
KISTI는 국가연구데이터(연구데이터플랫폼)를 기반으로 국가 R&D 정보(NTIS: 연구보고서, 인력, 장비, 성과), 미래예측 및 투자분석(R&D PIE) 등을 상호 연동하고 국가 R&D 특화 클라우드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특히 이를 통해 기초기술과 응용기술과의 연계, 대학 창출 지식과 출연(연) 창출 지식간의 연계, 융합활용 및 산업계로의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실례로 지난 2018년도 자율주행차 분야의 경우 자율주행을 위한 개별 기술 지원뿐만 아니라 도출된 투자필요영역을 중심으로 관계부처(산업부, 과기정통부, 국토부)가 공동으로 사업기획 및 역할분담을 하도록 했다.
 
또 분야별 협의체 운영과 자동차, ICT, 도로교통 등 관련 생태계 전반의 신산업 발굴을 위한 정책을 수립토록 하여 이를 바탕으로 차년도 예산 조정을 할 경우 반영하도록 했다.
 
최근 OECD는 2019년도 대한민국 정부혁신 사례 10개 중에 R&D PIE를 혁신성장 분야의 사업 평가 및 예산 조정에 대한 통합적 접근법을 제시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귀감이 될 만한 혁신사례로 선정했다.
 
국가 연구개발(R&D) 측면에서 성과확산의 전단계인 기술혁신을 통한 과실의 획득과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전 단계의 인과 고리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함을 R&D PIE를 통해서 복원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 연구개발(R&D) 투자분석센터 연구내용./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연구개발(R&D) 투자 플랫폼의 기대 효과는?
 
▷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는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 제고 ⇨ 과학기술 혁신성 증대 ⇨ 혁신적 아이디어 ⇨ 기술융합 활성화(혁신적 지식축적) ⇨ 기술혁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영향이다.
 
특히 미약 혹은 누락된 상태에서 후행 지표인 규제완화,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창출 등을 시행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이에 새로운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체제는 ‘데이터기반 R&D투자 ⇨ 지식축적 ⇨ 혁신성장 및 4차 산업혁명의 제고 ⇨ 기술혁신 및 융합활성화 ⇨ 총 요소생산성 향상을 통한 일자리창출 ⇨ 경제성장 ⇨ 새로운 R&D투자’ 로 이어지는 선순환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또 R&D PIE는 궁극적으로 혁신의 선순환 메카니즘에서 누락된 고리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지속가능한 데이터 기반 과학기술혁신 및 잠재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소재·부품·장비 부문의 일본의 무역규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당 품목의 수입 다변화 가능성과 국내기술수준에 따라 전략을 달리하는 2가지의 방안을 제안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 연구개발(R&D) 투자분석센터 연구내용./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향후 연구과제는?
 
▷ 현재 세계적 연구개발 추세는 단지 흐림일 뿐 같은 형태를 가질 수 없다고 본다.
 
이 추세는 ‘4차산업혁명’이며 이것이 혁명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세상이 글로벌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유명한 미국 버클리대의 헨리 첼스브로(Henry Chesbrough) 학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이전부터 21세기를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비즈니스’로 설명했다.
 
이 현상은 비즈니스가 많은 발전을 한 미국의 경우에는 적시적이라고 생각되지만 제조업 기반의 국가인 한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의 경우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제조업’의 추세를 갖는다.
 
이에 독일은 공장자동화의 개념으로 국제적인 제조표준을 장악하고자 하고 있으며 일본은 로봇을 통한 스마트화, 중국은 제조혁신을 통한 세계 제조업의 본산이 되고자 하는 것 같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국가차원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플랫폼구축 정책이 정치에 함몰되어 담론은 많았으나 ICBM(IoT, Cloud, Bigdata, Mobile) 위주의 인프라 구축이 지금까지의 특성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과학기술혁신정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우리나라는 정책 사업보다는 정치가 먼저 선행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성 확보보다는 단기적으로 변화하는 정치적 시류에 정책사업들이 변화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특히 데이터기반의 인프라를 전제로 하고 있는 R&D PIE사업의 경우 일관성 확보가 전제되기 위해서는 법적 혹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 향후에는 민간부분의 R&D투자정보를 연계하여 명실공히 정부투자와 민간투자를 모두 아우르는 국가 R&D투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하는데 민간 R&D투자데이터의 확보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차기 연구사업으로 수행하는 것은 민간의 기술별 투자동향을 명확히 확보하고 국가 R&D투자 플랫폼으로 격상시키고 기존의 정태적인 예산배분에서 시간적인 동태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술군별, 산업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기회와 위기를 경보(Alerting)해주는 시스템으로 구축하려고 한다.
 
앞으로 최신 기술동향 뉴스와 글로벌 환경을 항시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 최적의 사례발굴을 통해 시스템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고 이에 대한 검증과 성공사례를 조만간에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 백색국가 배제 이후 ‘국가 과학기술 혁신 체제의 변화’를 분석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 연구개발(R&D) 투자분석센터 원동규 센터장과 연구원들(권오진, 임정선, 임종연, 김광훈, 심진우, 장우석, 박훈, 이방래, 김선호, 박선영 박사 등)./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R&D투자분석센터는 지난 2017년 10월에 4차 산업혁명 투자모델연구단으로부터 시작됐다.
 
현재는 규모가 커져 연구단에서 사업단을 거쳐 ‘R&D투자분석센터’로 확대됐고 과학기술혁신본부의 투자국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연구개발 투자 플랫폼(R&D PIE)을 공식 개소하고 서비스를 한다.
 
여기에서는 국가차원의 기술 예고제 개념을 도입해 기업들이 어느 분야 기술에 R&D 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정부와 민간이 함께 만들어가는 국가 R&D 체제 구축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연구개발 투자 플랫폼(R&D PIE)으로 지원하는 분야는 혁신성장 10대 분야이며 소재·부품 R&D PIE를 진행하고 있다.
 
이 혁신성장 10대 분야에는 자율주행차, 고기능무인기, 정밀의료, 미세먼지저감기술, 지능형로봇, 스마트시트, 스마트 팜, 인공지능, 신재생에너지 등이 있다.
 
일반적인 4차 산업혁명의 기술개발의 선순환 체제는 ‘기술 ⇨ 정치(법, 제도) ⇨ 경제 ⇨ 사회문화 ⇨ 시장’으로 가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도 정치가 기술개발 앞에 있다.

이에 우리는 연구개발 투자 플랫폼(R&D PIE)을 지속 보완해 정부에서 단지 R&D 예산 배분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 국제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과학기술 분야 정책 결정의 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실시간 급상승 정보

포토뉴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