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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꿀양집> 국내산 양·대창, 꿀로 맛내고 짚불로 불향 입히고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안지희기자 송고시간 2020-01-07 14:09


뛰어난 식감 지키려 국내산 한우 고집

경기 일산에 독특한 양·대창 전문점 <꿀양집>이 문을 열었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다른 양·대창 집들에 비해 뚜렷한 차별화를 보여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꿀양집>은 국내산 한우와 육우만 사용한다. 대부분의 양·대창 전문점이 외국산 수입 내장육을 사용하는 현실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외국산 소 내장은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고 전처리가 끝나 품질도 표준화된 상태여서 유통과 조리가 용이하다. 외국산 소에 비하면 한우는 손질이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국내산을 고집하는 이유는 식감 때문이다. 

소고기 정육 부위는 ‘고기 맛’으로 먹는다면 내장육은 ‘씹는 맛’이 좋아야 한다. <꿀양집> 신재우 대표는 “국내산 내장육은 외국산에 비해 식감이 월등하다”고 한다. 그 식감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것. 오래 씹을수록 내장육 특유의 고소한 맛이 외국산보다 국내산이 우월하다는 것이다. 

국내산 원육 사용뿐 아니라, <꿀양집>은 양·대창 맛의 확실한 차별화를 위해 조미료 사용을 배제한다. 대신 과일과 채소를 비롯한 천연 재료를 활용해 소스와 양념을 만든다. 천연 재료 중에서도 벌꿀을 감미와 조미에 활용하는 점이 이채롭다. 신 대표가 양질의 벌꿀을 탐색한 끝에 경북 문경의 한 양봉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문경의 양봉장과 계약을 맺고 소백산맥 산록에서 채밀한 벌꿀을 공급받고 있다. 

벌꿀은 설탕 대신 각종 양념과 소스에 들어가 단맛과 향을 낸다. 이 집의 옥호인 꿀양집도 ‘꿀로 맛을 낸 양(䑋) 전문점’이라는 뜻이다. 이 점을 부각하고자 꿀벌 문양의 직원 유니폼과 벌집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채택해 눈길을 끈다.
 

짚불 훈향 입힌 가성비 높은 양 대창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정문 입구 ‘외양간’이다. 주문을 받으면 대나무 숯으로 초벌구이를 하고 볏짚으로 훈향을 입혀 내가는데, 바로 초벌구이실 앞을 마치 외양간처럼 꾸며놓은 것. 벽면을 빼곡히 짚으로 쌓고 바닥에도 지푸라기를 깔았다. 요즘엔 시골에서도 짚가리 보기가 쉽지 않다. 영락없는 시골 외양간 모습이다. 거기에 큼직한 곰 인형을 몇 마리 앉혀놓았다. 그 모습이 참 평화롭고 따스하다. 초벌구이실 앞 공간은 마치 아기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 외양간을 연상시킨다.  

벌꿀로 맛을 내고 짚불에 초벌구이로 불향을 입힌 국내산 내장육 맛은 어떨까? 여느 양·대창 전문점들에 비해 단맛과 짠맛이 강하지 않다.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 그런지 쫄깃하면서 대체로 순한 맛이다. 그동안 자극적인 양·대창 맛에 식상한 고객이라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석쇠 위에서 내장육과 함께 구워 벌집이 든 벌꿀에 찍어먹는 가래떡 맛도 일품. 메뉴는 대창과 홍창(150g 1만2000원)을 비롯, 특양(140g 1만8000원), 염통(150g 9000원), 곱창(150g 1만6000원) 등이다. 이들 5종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모둠구이(600g 4만9000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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