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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강상준 “‘제이 개츠비’보다 ‘제임스 개츠비’의 모습으로 보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기자 송고시간 2020-01-24 19:45

강상준.(사진 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위대한 개츠비’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 무엇일까?
 
좋은 의미이든 부정적인 의미이든 ‘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렸을 때 화려한 파티의 장면이 머릿 속을 스쳐갈 것이라고 단언한다. 지금 서울 종로구 개츠비 맨션에서 거의 일주일 내내 개츠비의 파티가 열리고 있다면 어떤지 궁금하지 않은가? 최근 ‘제이 개츠비’ 역을 맡은 강상준과 아시아뉴스통신이 만나 개츠비 파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서울예술단에 단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배우 강상준입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그동안 서울예술단의 작품으로 찾아뵙다가 저의 첫 외부 작품입니다. 그리고 자기소개로 드리는 말씀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몇몇 팬들이 ‘언제나 죽는 남자’라는 수식어를 붙여 줬는데, 이번에도 타이틀에 맞게 외롭게 죽는 가슴 아픈 한 남자, 제이 개츠비를 맡았습니다. ‘신과 함께’에서 죽고 나서 원귀로 시작하고,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는 일본에서 죽고, 안 죽는 건 ‘나빌레라’밖에 없네요?"
 
-자꾸 죽는 소감은요?

"안 죽고 싶어요... 그런데 제가 작품에서 죽지 않으면 억울한 역할을 맡더라고요. 개츠비는 억울함의 정서보다는 겉으로는 좋은 모습으로 보이려고 노력하는 거여서 다른 개인적인 억울함이 있죠."
 
강상준.(사진 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개츠비 역에 박정복 배우와 더블 캐스팅인데, 회차 별로 보니까 두 배우의 느낌이 되게 다르더라고요. 강상준 배우가 느끼는 차이점은 어때요?
 
"차이점을 두고 만들려고 하지는 않는데 아무래도 저는 조금 더 제임스 개츠비 정체성에 가까워요. 제이 개츠비로 완성된 모습은 (박)정복이 형에게 노련미와 잘 정제되어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죠. 개인적인 평으로는 정복이 형의 연기를 봤을 때 밀도 있고 깔끔해서 성공한 지 10년 넘은 사업가 같은 느낌이에요. 저는 갓 대박 난 2~3년차 사업가의 모습이랄까요. 제임스 개츠비는 댄 코디를 만나서 제이 개츠비라는 이름을 얻고 신사로서 살아가는 모든 것을 배웠잖아요, 제 나이도 정복이 형보다 어리니까 저는 제이 개츠비보다 제임스 개츠비가 더 많이 보이는 거 같아요, 저는 대극장처럼 관객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배우가 나이는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공연은 이머시브 공연이라 관객과 배우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제 나이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개츠비의 비밀스러운 모습을 좀 더 성숙하게 표현하기 위해 감추려고 하는 게 관객들에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제 나이에 맞게 제가 지금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고자 하다 보니 제임스 개츠비의 모습이 더 보이는 거 같아요."
 
-‘위대한 개츠비’가 관객참여형 이머시브 공연이라 배우들도 흥미로워한다고 들었어요. 오디션 때는 어땠나요?
 
"이머시브 형태의 이 작품이 라이선스로 한국에 들어온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을 했어요. 서울예술단 스케줄과도 ‘위대한 개츠비’를 할 수 있는 일정이 맞아서 저에게 도전하라는 계시 같아서 되든 안 되는 꼭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장르도 특별하고 라이선스 공연이라 외국 창작진이 오기도 하고, 또 이머시브가 한국에 정착이 되려면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대한 소통을 많이 해야 하니까 이런 경험을 기대하고 오디션에 지원했었죠. 사실 개츠비로 지원했지만 개츠비를 안 시키고 다른 배역을 시켰어도 할 생각이었을 정도로 이머시브 팀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컸어요."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서울예술단 ‘꾿빠이, 이상’으로 이머시브를 경험했다고 했었는데, 그때의 경험이 지금 도움이 되는 거 같나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꾿빠이 이상’은 관객들과 말을 주고받지 않아요. 중간에 몇 마디 있는 거 말고는 직접적으로 관객의 의견을 물어보고 극에 반영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위대한 개츠비’도 큰 틀에서 배우들이 끌고 가는 거는 있지만 관객들께서 제시해주는 점을 소통하는 점이 있어서 ‘꾿빠이 이상’과는 다른 종류의 이머시브 공연이에요."
 
강상준.(사진 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위대한 개츠비’ 영화를 봤을 텐데, 이머시브 공연에서 더 드러내는 점은 어느 부분이에요?
 
"이 영화는 여러 번 봤죠. 그 전부터도 많이 봤는데 이 작품을 시작하기로 한 후에 4번을 더 봤어요. 영화와 비슷한 신은 많지만 영화처럼 구현되지 않은 게 있어요, 원작과는 달리 개츠비 맨션에서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이라 질감이 다른 게 많은데, 영화보다 훨씬 더 길게 표현한 부분이 티파티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에게 티파티 장면을 도와달라고 해서 같이 준비하기도 하고 조금 더 확장시켜서 보여줬죠. 영화를 봤을 때 기억에 남는 건 닉이 "과거를 되돌리 수 없지 않냐"고 하면 개츠비가 "왜 과거를 되돌릴 수 없냐"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요. 배우인 저의 핑계일 수 있지만 저희 공연장은 사람이 많고 전달돼야 할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그 영화에서 보이는 톤과 감정선 만큼 섬세하게 보여드리지는 못해서 조금 아쉬워요."
 
-개츠비와 강상준의 비슷한 모습을 극대화 할 텐데 어느 지점인가요?
 
"준비는 완벽히 철저하게 하는데 막상 때가 되면 총을 못 쏴요. 사람들 다 그런 부분 있지 않나요? 공들인 거에 비해 담대하게 못 해요. 너무 간절하게 원해서 그런가 봐요. 준비 잘해놓고 오디션도 잘 못 볼 때도 있고요. 개츠비도 스몰룸에서는 사람들에게 자기를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막상 방에서 나가서는 허당적인 매력을 보이죠."
 
-그럼 다른 점은요?
 
"그렇게까지 맹목적이지는 않은 거 같아요. 개츠비는 아주 거물이죠. 판을 아주 크게 키우고. 백미러가 없는 사람이다. 전 사이드미러도 있고 백미러도 있어요. 후진을 할 거면 차를 돌려서 가지, 개츠비는 후진이 없는 사람이죠."
 
강상준.(사진 제공=조나단 포토그래퍼)

-그럼 공연을 올린 후 개츠비를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나요?
 
"닉이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제가 경멸하는 모든 것을 상징하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츠비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정말 한 사람이 순수하게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열정을 솔직하게 다 바칠 수 있는 모습은 위대하다고 봐요. 사랑이라는 포인트를 빼고 보면 한 인간으로서 들여다 볼만한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범죄자인데. (웃음)"
 
-강상준이라면 개츠비처럼 할래요? 데이지를 만나기 위해 티파티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저라면 그렇게 안 하죠. 시대가 달라서라기보다 정말 사랑한다면 영화 ‘노트북’의 라이언고슬링처럼 할 거 같아요. 개츠비처럼 그 건너편의 집을 사서 데이지를 마주치기 위해 파티를 하는 게 아니라 합법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했을 거예요."
 
(다음 내용은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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