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정보(DNA)를 토대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 발현과정의 세부단계 하나를 새로이 규명한 카이스트 강창원 교수와 서울대 홍성철 교수팀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23일 게재됐다.(자료출처=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제공=카이스트 강창원 교수팀) |
[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한국연구재단(NRF)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강창원 명예교수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홍성철 교수 공동 연구팀이 유전정보(DNA)를 토대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 발현과정의 세부단계 하나를 새로이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전사(transcription)은 유전자 발현의 첫 과정에서 DNA의 특정 구간에 맞추어 RNA가 합성되는데 DNA 유전정보를 RNA에 그대로 옮겨 적기 때문에 전사(轉寫)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RNA 중합효소가 DNA에 결합해 그 정보를 읽고 그에 맞게 핵염(nucleotide)을 모아 RNA를 합성하면서 RNA중합효소·DNA·RNA의 복합체(complex)를 유지한다.
그동안 유전자 발현이 대부분 첫 과정인 전사반응에서 조절되기 때문에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그 종결단계에 대한 연구는 기술적인 제약이 있었다.
특히 전사복합체가 해체될 때 중합효소, RNA, DNA가 동시에 분리되는지 또는 순차적으로 분리되는지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RNA와 DNA가 형광을 띠게 하여 중합효소와의 결합과 분리를 단일 분자 형광의 변화로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전사 복합체의 해체 순서를 밝힐 수 있고 해체 이후의 단계를 규명할 수 있으면 분자생물학의 근간인 유전자 발현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를 규명하게 된다.
연구과정을 보면 전사과정에서 RNA 중합효소·DNA·RNA의 전사복합체가 RNA 합성을 완료한 후 어떻게 해체되는가를 최초로 밝히기 위해서 DNA와 RNA의 말단에 각기 다른 색의 형광물질을 부착하고 DNA를 받침유리에 고정시킨 후 RNA 중합효소로 전사반응을 진행시켜 현미경으로 단일분자 형광을 측정했다.
이어 DNA에서 RNA 합성의 거푸집 역할을 하는 구간은 개시위치(전사원점)에서부터 종결위치(전사종점)까지의 일부분인데 이런 구간이 두 개가 있는 DNA를 제조해 실험한 결과로 한 구간에서 전사를 종결한 중합효소가 DNA 위에서 다른 구간으로 이동하여 전사를 재개시하는 것을 입증했다.
또 전사 구간이 하나인 DNA에서도 전사종점에서 끝마친 중합효소가 전사원점으로 되돌아가서 재개시하는 것도 입증했고 이로써 중합효소가 전사종결 후 DNA 위에서 앞뒤 양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전정보(DNA)를 토대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 발현과정의 세부단계 하나를 새로이 규명한 카이스트 강창원 교수와 서울대 홍성철 교수팀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23일 게재됐다.(자료출처=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제공=카이스트 강창원 교수팀) |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경우 중합효소가 DNA에서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은 채로 이동하다가 새로 전사과정을 시작하는 것을 알아냈다.
특히 유전정보가 담긴 원본(DNA)으로부터 복사본(RNA)을 만드는 전사과정은 개시, 연장, 종결 세 단계였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네 번째 단계, 재생(recycling) 단계가 새로이 추가됐다.
강창원 교수는 “전사과정을 주도하는 RNA 중합효소의 역할이 알려진 지 60여년 만에 RNA 합성이 끝나고 어떻게 다시 시작되는 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라며 “이번 발견으로 전사의 재생과 재개시 단계가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월 2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