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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上] 멸종하지 않는 전염병, 기원과 역사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02-05 15:13

- 고대문명 시대부터 인류는 전염병과 싸워왔다.
- 광복 후 대한민국은 '결핵 공화국'
중세 유럽 흑사병.(출처=네이버이미지)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전염병의 역사, 전염병에 의한 인류의 사망 그리고 왜 전염병이 창궐하는가에 대해 되짚어 보았다. <상, 중, 하>로 나누어 싣는다.[편집자 주]
 

고대문명 시대부터 인류는 전염병과 싸워왔다.
 
인류는 지금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루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를 ‘전염병의 시대’라 규정했다. 신종인플루엔자 A(H1N1),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조류 인플루엔자(AI),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이어 변종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와 지구촌이 전염병의 공포로 긴장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끊임없이 사람을 공격해 오고 있는데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약이 아직 없다.

사실 인류는 국가를 형성한 고대문명 초창기부터 전염병과 기나긴 전쟁을 벌여왔다. 인류가 가축을 키우기 시작한 이래 바이러스는 종종 인간과 동물 사이를 오가며 인류의 면역력을 시험에 빠뜨리곤 했다.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는 기원전 430년부터 4년 동안 티푸스가 유행해 인구 4분의 1이 숨졌다.

전 세계 인류를 감염의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을 계기로 전염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데 먼저 전염병의 역사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성경의 출애굽기를 보면 여호와가 10가지 재앙으로 이집트를 공격해서 노예로 잡혀 있던 유태인들을 해방시켰다고 기록돼 있다.

불교에서는 흔히 사람이 겪는 5가지 괴로움을 이야기하는데, 이 중에는 생로병사(生老 病死)도 포함돼 있다.

역사의 단절이 없듯이 전염병도 끊임없이 인류를 위협하며 역사를 이어간다. 전염병은 인간, 미생물, 환경 3요소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발생하고 변화한다. 예방 또는 완치되었다고 해서 전염병의 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다. 소멸한 것이 아니라 변화한 것이다. 항상 변화하는 것이 전염병의 특징이다.

국제적인 전염병의 첫 사례는 서기 165~180년 사이 로마 제국에서 유행한 천연두이다.

흑사병은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전염병이다. 14세기 이후부터 18세기 중반까지 유럽과 지중해 연안에서 지속적으로 창궐했다. 수세기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은 페스트라는 병 이름만 들어도 공포에 질렸다.

15세기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개척할 당시 스페인들은 아메리카 대륙으로 총기, 철제무기와 함께 천연두 등 질병을 전파했다. 에르난 코르테즈가 이끌고 간 500여 명의 군대가 천연두를 퍼트렸다. 신대륙으로 건너간 유럽인들이 총칼로 인디언을 제압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인디언 제압에 더욱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은 바로 유럽인들이 가져간 전염병에 무더기로 학살당했다.
 
광복 후 대한민국은 '결핵 공화국‘
 
19세기 대표적 전염병은 결핵이었다. 결핵은 사람의 재채기나 기침에서 나온 미세한 침방울을 통해 사람끼리 전염되는 질병이다. 수년간 사람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병을 일으킨다.

1812년 나폴레옹은 당시 프랑스군의 2/3가 발진티푸스로 사망하는 바람에 러시아 진군을 멈추었다.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실패한 이유는 기근과 추위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발진티푸스’라는 전염병 때문이었다는 것이 유력하다.

2002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에서 발생, 홍콩을 거쳐 세계로 확산된 사스는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메르스도 또 다른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다.

우리나라 문헌상의 기록은 삼국시대부터다. 삼국사기의 제2권 <가락국기>에는 폐결핵을 의미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글귀가 적혀 있어 삼국시대에도 결핵환자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통일신라의 패망 이후 등장한 고려시대에도 전염병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기근과 전쟁이었다. 특히 이민족과 전쟁이 많았던 까닭에 질병전파의 빌미가 되었다. 고려시대에는 장역과 온역이라는 새로운 역병이 전파되었다.

고종 16년인 1879년경 일본으로부터 한국에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콜레라는 파급력이 엄청나서 전 세계적으로 7번의 대유행 시기가 있었다. 조선에 콜레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병의 정체를 알 수 없어 '괴질(怪疾)'이라고 불렀다.

근래에 우리나라를 휩쓸고 간 전염병을 꼽자면 단연 '독감'을 뽑을 수 있다. 제일 많은 피해를 입었던 독감은 1918년 전세계를 강타한 '스페인 독감'이다.

1876년 개항부터 1910년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는 전염병 유행과 통제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의 시기였다. 법정전염병이 지정되어 제도적인 질병관리의 ‘근대적’ 방안들이 모색되기 시작했다.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두창, 발진티푸스, 성홍열, 디프테리아 및 페스트가 법정전염병으로 확정되었다. 식민지 시기동안 일제는 검병적 호구조사와 같은 경찰의 강압적인 단속에만 주력했다.

광복 후 우리나라는 '결핵 공화국'이었다. 열악한 노동 환경, 영양 상태, 주거 환경이 주 원인이었는데 병원이 부족해서 치료를 받지 못해 1954년에는 하루 평균 300여명이 결핵으로 숨졌다.

해방 이후 국가적 차원의 질병관리 업무는 조선방역연구소가 담당하였다. 미군정기에는 국립방역연구소로, 정부수립 후 1949년에는 중앙방역연구소로 개칭되었다. 1963년 국립방역연구소, 국립화학연구소, 국립생약시험소 등이 통합되어 국립보건원으로 발족하였다. 이후 국가적 차원의 질병연구 및 관리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04년 질병관리본부로 확대 개편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中>편은 전염병으로 인한 인류 사망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두현/ 아시아뉴스통신 전북취재본부 논설위원 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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