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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가 시급"…靑 청원에 올라온 사연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윤자희기자 송고시간 2020-03-06 07:48

지난해 2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가 절실하고도 시급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자신이 삼성전자 직원이었다고 밝힌 인물이 삼성전자가 심각한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는 등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이 청원은 지난해 2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가 절실하고도 시급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왔었다.

청원인은 "저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직원이었습니다"라고 운을 떼었다.

이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여 기간 동안 스마트폰 S/W 엔지니어와 개발 기획자로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퇴직하기 직전에 회사에서 겪게 된 남다른 경험과 그로 인해 발생한 그 이후의 여러 일은 삼성을 속속들이 파헤쳐 보고 쉽게 하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했습니다"라며 "삼성이 다른 회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너무나 심각한 문제점들을 다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라고 삼성의 문제점을 말했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 cctv철탑 아래에는 죄수복을 입고 밧줄에 묶여 있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조형물이 위치해있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 "삼성이 이뤄 놓은 경제적인 결과, 탈 많은 과정"

청원인은 "삼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평가와 이른바 삼성맨(전·현직 임직원)들이 갖게 되는 자부심이 주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삼성에 관한 중대한 문제점들이 끊임없이 들춰 지고 있고, 이에 따라 적지 않은 힐난들도 끊임없이 이어지며 평가 자체에 대해서도 여러 논란이 뒤따르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의 현실적인 전반적 경향은 대체로 삼성을 존경받아 마땅한 회사로 여기고, 삼성맨들은 그런 회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게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그런데 이런 현상이 무슨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지요? 또는 그런 문제가 다루어지는 경우를 접해본 적이 있으신지요? 삼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살아가는 저는 삼성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나 분석 등을 아직 보거나 듣지 못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이 이뤄 놓은 경제적인 결과들만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삼성이 초일류 기업임은 너무나도 자명합니다. 하지만 결과를 만들어내는 탈 많은 과정과 그런 과정과 결과가 파생시키는 뒤틀린 현상들에 관한 판단 또한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없을진대 삼성이 대상일 때 생기는 이 과정은 두 가지의 유달리 극단적인 행위들을 불러일으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두 가지는 너무도 상극적이어서 대립과 혼란을 일으킵니다. 그 두 가지의 한쪽 극단에 애잔한 핥아대기가 있다면 다른 극단의 기저엔 악다구니 같은 거친 힐난들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관련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 현수막 등의 사진으로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관련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 현수막 등의 사진으로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관련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 현수막 등의 사진으로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 "삼성에서 경험하고 학습된 해결 방법은 자신의 일상에서 죄의식을 무디게 만든다"

청원인은 "인간은 저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을 슬기롭게 받아넘기기 위해 삼성 직원들은 크게 세 가지 양상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1) ‘나와 내 주위만 배부르면 그만이지 남들이야 어떻게 살든 뭐가 어때’라는 낯이 두꺼워 애써 둔감한 부류.

(2) 남모르게 또는 여기저기 티를 내며 속앓이하는 심장이 예민하거나 과민한 부류.

(3) 세상살이가 다 그런 거라며 상황에 익숙해져 가며 소극적 또는 적극적으로 적응해 살고, 때론 적절히 이용도하고 심지어 악용도 해가며 살아가는 간이 두툼한 부류"라며 3가지로 분류했다.

그는 "일반 삼성 직원은 (2)에 해당하는 순박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고,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영악하기 짝이 없는 삼성의 임원들은 대부분 (3)이 아닐까 합니다. 양극단을 접할 때 내부 사람들은 처음에 인지 부조화를 겪게 되고, 흡사 정신 분열 초기 증상과 비슷한 사고를 하게 되고, 혹자들은 점차 죄의식이 무뎌지게 됩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외부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겁니다.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육중한 덩치와 막강한 비중 때문에 저 문제는 확대 재생산되어 이리로 저리로 번져 나갑니다. 적지 않은 경우에 삼성으로 인해 간접 경험하고 학습된 가치 충돌의 해결 방법으로 자신의 일상에서 죄의식을 무디게 만드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이게 지나치면 때론 절대 가볍지 않은 범죄자가 되기도 합니다"고 설명했다.
 
관련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 현수막 등의 사진으로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 "삼성은 구직자들의 1순위 회사, 그러나 강요된 존경심과 타의에 의한 자부심"

청원인은 "현실은 언제나 그렇듯 삼성이 존경받는 쪽이 대세를 이뤄 왔고, 언젠가부터 항상 구직자들의 1순위 회사였습니다"라며 "이건희 회장은 최근(지난해 2월 기준) 연이어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기 전까지 오랫동안 존경받는 또는 영향력 있는 한국인 1순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세간의 평가들을 종합적으로 다 따졌을 때, 차분히 모든 면모를 다 정산했을 때 삼성은 정말 존경받아도 되겠는지요? 삼성맨들은 그런 회사에 자부심을 가져도 되겠는지요?"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평가는 어쩔 수 없이 갈리는 여러 윤리관에 의해 정립된 가치관에 따라 결정되게 될 텐데. 이 문제를 밝고 맑은 꿈을 품고 살던 어린 시절에 주워들었던 교과서적 윤리관을 기준으로 평가해 보면 어떻겠습니까?"라며 "그 윤리관은 머리가 커지면서, 사회에 찌들어가면서 점차 잊고 지내는, 아니 거친 세상살이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까지 무시해야만 하는 윤리관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 옳은 윤리관을 기준으로 삼성을 평가하자면 삼성은 문제가 너무도 큰 집단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관련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 현수막 등의 사진으로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관련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 현수막 등의 사진으로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관련 사진은 최근 서울 강남 삼성전자 본사 앞 현수막 등의 사진으로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 "삼성 헌법, 삼성에서 제시한 윤리관은 쓰레기 집단"

청원인은 "삼성에서 몸소 제시한 윤리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삼성 헌법’이라 명명되어 있는데, 그것은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 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라며 "이 삼성 헌법을 기준으로 또 삼성을 평가하자면 삼성은 좋게 말해 쓰레기 집단에 지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 헌법이 개정 또는 폐지 되었는지를 삼성에 공식적으로 몇 차례 문의했으나, 삼성은 답변이 일절 없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삼성 헌법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고 전제하겠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관련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아시아뉴스통신 DB

◆ "이재용 부회장, 삼성의 문제점 인정하고 사과 먼저해야"

청원인은 "위에서 설명해 드린 이 두 가지 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사실상 그룹의 총수이신 이재용 부회장님께서 몸소 나서서 해결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세간에서 지적해 오고 있는 삼성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인정하시는 게 먼저입니다"라며 "그 후, 삼성은 지금까지 외부로부터 존경받아서는 안 되는 회사였고 삼성맨들이 자부심을 가져서는 안 되었다고 선언해주시고 지난 잘못들을 사과하시고 앞으로는 적어도 삼성에서 제시한 윤리 기준에 부합하게 회사를 이끌어 주시겠다고 다짐해주시고 실천해주시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너무도 큰 문제를 야기하는 삼성 평가에 관련한 문제들의 해결에서는 이 부회장의 역할은 결정적입니다. 제가 앞서 언급한 사과와 다짐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는 그 효력이 거의 미미할 것이고 반드시 이 부회장에 의해 이뤄져야만 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해당 게시글은 지난해 3월 13일 청원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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