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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교회 조태성 목사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5-24 18:32

영목신학원 조태성 교수.(사진제공=새생명교회)


1. 내가 여의도순복음교회 녹음 테이프실에서 사역 중일 때의 일이다. 당시에 교회 사무실에 매일 들르시는 택배기사님이 계셨다. 사모님과 자녀들과 더불어 작은 교회를 출석하시며 신앙생활을 하셨다. 좋은 인품과 성실함을 가지신 분으로서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으로나마 존경하는 분이다.

그런데 2008년 11월 4일에 그분의 11살 된 첫째 아들이 교통사고로 그만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다. 아이의 장례 때문에 대신 오신 택배기사님의 이야기로는 등교 길에 사고가 났단다. 파란불이 켜질 때 이 아이가 건너기 시작했는데 레미콘 트럭이 지나간다. 운전기사 사각지대였는지 보행자가 없는 줄 알고 그냥 지나가다가 그 아이를 친 것이다.

2. 경악스러운 것은 이 아이의 시신이 너무나 심하게 훼손되어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는 사실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접하며 나는 정말 많이 울었다.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마음 가득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가슴이 미여진다. 이 글을 옮기면서도 내 마음은 너무나 아프다.

한 주일 동안, 아이의 장례를 치르는 기간 동안 나는 하나님께 울부짖을 그 아버지와 어머니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였다. 나 역시도 울면서 하나님께, 성령님께 끊임없이 여쭤보았다.

3. “아버지 하나님. 저는 저분들의 울부짖는 통곡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저분들의 믿음이 아직 좋지도 않은데, 아니 믿음이 좋다고 하더라도 이런 일을 쉽게 받아들일 사람이 없는데, 저분들이 어떻게 위로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저분들이 '하나님께서 왜 보호해 주시지 않으셨습니까?'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어떻게 대답해 줄 수 있겠습니까? 도대체 이런 상황에 계실 많은 분들을 어떻게 위로하며 뭐라고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까요? 하나님. 저는 도무지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4. 며칠을 이렇게 여쭤보며 기도하고 있을 때였다. 성령님의 감동을 통해 드디어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시며 가르쳐 주시는 것 같았다.

“내가 언제 너에게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라고 하였느냐? 아니다. 네가 해 줄 말은 아무것도 없다. 네가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자녀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그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겠느냐? 그 비통함을 그 무엇으로 기쁘게 만들 수 있겠느냐? 그 공허함을 그 무엇으로 채울 수 있겠느냐? 아니다. 네가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말씀처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그리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 내가 그들을 만나도록. 그들이 내게 원통함을 가지고서라도 나아와서 나를 찾도록 기도하라.”
 
5. 나는 아무 말도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그 가운데 욥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듯이 떠올랐다. 욥기 1:13-22에 보면 욥에게 큰 재앙이 들이닥치기 시작한다. 당시에 부자를 상징하는 기준이 되는 가축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세 번에 걸쳐서 빼앗긴다. 요즘 우리 시대 같으면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거나 펀드가 반 토막 나며 땅값이 폭락한 것 보다 큰 일이다. 당시에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잃어버렸다니 얼마나 상심이 크고 앞이 캄캄했을까? 앞으로 어떻게 이 일을 수습해야 좋을지 정말 암담한 심정이었을 거다.

그러나 조금 뒤에 들려오는 소식은 더욱 기가 막힌다. 모든 자녀들이 집이 무너져 내려 그 더미에 깔려 죽어버린다. 얼마나 비참한 모습으로 죽었을지 상상하며 안타까워 할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애통할까?

6. 솔직히 다른 재앙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자식이 죽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돈과 재산은 잃어도 또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식은 한 번 죽으면 이 땅에서는 다시 볼 수 없다. 많은 부모님들이 돈을 벌고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기도 하지만 자녀들을 돌보기 위함이라는 사실 역시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거다.

이런 욥의 심정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졌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모든 소식을 접했을 때 다른 어떤 원망이나 불평을 하지 않는다. 말씀에서 볼 수 있듯이 엎드려 예배한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엎드려 예배할 수 있었는지 나는 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7. 솔직히 그가 '과연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의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욥 또한 사람이었다. 친구들이 찾아와서 위로한답시고 끊임없이 정죄할 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한다.

자녀와 재산을 잃은 자신의 아픔과 슬픔, 고통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들의 정죄에 폭발한다. 자신의 의로움과 무죄함을 변명하다시피 쏟아놓는다(물론 성경을 읽는 우리는 욥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 어떤 말로도 욥은 위로 받을 수 없으며 평안을 찾을 수 없다. 욥은 그나마 믿음과 신앙이라도 좋은 사람이었기에 이정도로 대단한 신앙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욥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반응하거든 하물며 평범한 우리는 더 이상 말을 해 무엇할까?

8. 그러나 결국 욥은 위로를 받는다. 믿음과 신앙을 회복한다. 그 해답은 바로 이것이다.

그 때에 여호와께서 폭풍우 가운데에서 욥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욥38:1)

그렇다. 인간의 말과 위로, 도움은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을 완벽하게 도울 수 없다. 오직 하나님께서만이 절망가운데 좌절하고 고통하며 신음하는 그 사람을 도우실 수 있으시다. 하나님께서 만나주셔야만 되는 거다. 하나님께서만이 그 사람을 완벽하게 치료하실 수 있으시다. 하나님께서만이 그 사람을 온전히, 충분히 위로해 주실 수 있으시다.

9.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이다. 그분들과 함께 울기만 하면 되는 거다. 그저 그들을 위해 기도하기만 하면 되는 거다. 또한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바가 있으시면 그 인도하심을 따라 도우면 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기도하게 되었다.

“오... 하나님.
저로 하여금 우는 자들과 함께 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그들의 애통함을 함께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친히 만나시도록 기도하게 하옵소서. 제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그분들을 만나주시고 상한 마음을 위로하시며 치료하시옵소서. 오... 주님. 주님의 행하실 일들을 기대하며 신뢰합니다.”

10. 이미 잘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참 감사하다. 다만 좀 더 많은 분들이 우는 자들과 함께 울 수 있는 준비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습이다. 이것이 절망 가운데 신음하시는 분들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오늘도 성령님과 함께 샬롬입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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