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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성 칼럼] 자신의 말과 행동에 울타리를 치세요.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승주기자 송고시간 2020-05-28 09:17

대전주님의교회
대전주님의교회 박기성 목사./아시아뉴스통신 DB

유대인에게 토라(Torah)는 목숨과도 같은 것입니다. 좁은 의미의 토라는 모세 오경을 말하지만, 넓게는 율법을 포함한 하나님의 말씀 전체를 의미합니다. 흔히 유대 랍비들은 토라를 아름다운 정원에 비유합니다. 아름다운 나무와 예쁜 꽃들이 피어있는 정원을 외부의 침입자들로부터 지키려면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랍비들은 정원으로 비유된 토라를 철저히 지키려는 자신들의 의지를 “토라에 울타리를 쳐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예수님도 이러한 랍비들의 토라 교육에 대해 잘 아셨던 모양입니다. 마태복음 5장에 보면 그러한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십계명 중 제6계명은 “살인하지 말라”(출 20:13)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보다 더 강하게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히브리인의 욕설)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마 5:22)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제7계명은 “간음하지 말라”(출 20:14)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 하였느니라”(마 5:28)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은 그 계명들을 취소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누군가에게 화를 내게 되면 자칫 살인까지 저지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벨의 형인 가인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또한 남의 아내를 보면 탐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간음까지도 저지를 수 있습니다.
 
다윗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즉 예수님은 제6계명과 제7계명을 없애려고 그러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더 잘 지키도록 토라에 ‘울타리’를 치신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명령인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심하다 싶은 정도로 ‘울타리’를 쳐야 하는 것입니다.
 
유대 랍비 중의 한 사람이었던 사도 바울도 갈라디아교회 성도들에게 “너 자신을 살펴보라”(갈 6:1)고 충고했습니다. 여기서 ‘살펴보다’는 그리스어로 ‘스코페오’(σκοπέω)입니다. 그리고 ‘스코페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솨마르’(שָׁמַר)입니다. ‘솨마르’는 ‘지키다’, ‘조심하다’, ‘준수하다’라는 말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솨마르’는 본래 ‘(가시로) 울타리를 치다’라는 뜻입니다. 울타리를 침으로 그 안을 ‘지킨다’는 의미로 확장된 것입니다. 따라서 “너 자신을 살펴보라”(갈 6:1)는 “너 자신에게 울타리를 치라”는 말입니다. 즉 자신에게 울타리를 쳐서 죄로부터 보호하라는 뜻입니다.
 
요즘 정의기억연대의 이사장이었던 윤○향 씨와 관련하여 언론과 정치권이 시끄럽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의 이○수 할머니는 윤 씨에게 이용만 당했다며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니 자세한 내막은 곧 밝혀지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여성인권과 정신대 문제를 세계에 알리는 운동을 펼쳐왔던 그였기에,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받던 그였기에 이 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잖이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에 대해 연일 보도되는 뉴스를 접하면서 나 또한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느 곳보다도 투명함과 도덕을 요구하는 단체를 운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더 철저히 자기 자신에게 울타리를 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허물어져가는 울타리를 그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누구나 가인이 될 수 있고, 다윗이 될 수 있고, 윤○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매일 매일, 아니 매 순간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울타리’를 쳐야 합니다. 그래야 유혹과 죄라는 ‘이리’로부터 내 삶의 아름다운 정원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
 
[아시아뉴스통신=이승주 기자] lsj9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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