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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 동료 "트라이애슬론 팀, 주장 장윤정과 감독의 왕국이였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전우용기자 송고시간 2020-07-06 12:49

트라이애슬론 장윤정(사진출처-YTN 방송화면 캡처)

팀 내 가혹행위로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故 최숙현(22)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선수의 동료들이 "처벌 1순위는 주장 장윤정"이라며 추가 증언에 나섰다. 

최 선수의 동료들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최 선수 사건 진상규명과 체육인 인권보호를 위한 TF(태스크포스)'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김규봉 감독과 경주시청 전 주장 장윤정(32) 선수’라고 실명을 밝히며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장 선수는 한국 트라이애슬론을 대표하는 선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료 선수 두 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돼 있었다”며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고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했다.

선수들은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게 시켰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과의 회식 자리에서 김 감독이 아버지께 ‘다리 밑에 가서 싸우자’고 말하고 어머니한테는 ‘뒤집어엎는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했다. 또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80~100만원가량 사비를 장윤정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하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이들은 장 선수에 대해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를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며 “그 선수 앞에서 저희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선수들은 “장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이간질해 다른 선수와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또 “숙현이 언니가 팀닥터(안모씨)에게 맞고 나서 방에서 혼자 휴대전화를 보며 크게 우는 것을 두고 ‘쇼하는 것’이라고 하며 정신병자 취급했다”고 했다.

이어 “훈련하며 실수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 ‘뛰어내려라’고 협박해 ‘잘못했다, 살려달라’고 사정했다”며 “감기몸살이 걸려 몸이 좋지 않아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선배를 시켜 각목으로 폭행해 피멍이 들었다”고 했다.

또 “장 선수가 ‘꼴 보기 싫다’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해 잠자는 시간 빼고는 온종일 숨어 지냈다” “장 선수가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전화에 지문을 인식시켜 잠금을 풀고 카카오톡을 읽었고,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과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며 새벽에 억지로 연락을 하도록 시켰다”고 했다.

선수들은 “팀을 나간다고 말하자 (장 선수가) ‘너 팀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 때린 적 없다’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김웅 의원은 “감독과 물리치료를 담당했다는 분(팀 닥터 안모씨), 장 선수와 장 선수 친인척까지 포함돼서 일종의 강압적 구조를 만든 것 같다”며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선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은 안씨에 대해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며 “팀 닥터는 자신이 대학 교수라고 말했고, ‘수술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을뿐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는 폭행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감독으로서 관리 감독 소홀했던 사실만 인정한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장 선수도 “(폭행 사실이) 없다”며 “마음이 아프지만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아시아뉴스통신=전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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