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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희준 "저는 낭만을 찾아다니는 사람"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기자 송고시간 2020-08-24 09:43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올리버 역의 양희준
제공=CJENM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2020’은 2016년 초연부터 관객 평전 9.8을 기록하며 각종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수상을 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이다.
 
21세기 후반 서울 메트로 폴리탄에 인간을 돕기위해 만들어진 로봇인 ‘헬퍼봇’인 올리버와 클레어가 외롭게 살아가다 둘이 만나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배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올리버 역에는 정문성, 전성우, 양희준, 클레어 역에는 전미노, 강혜인, 한재아, 제임스 역에는 성종완, 이선근이 출연하고 있다.
 
양희준은 2017년 연극 ‘리스크’로 데뷔해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으로 관객의 큰 사랑을 받고 2020년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사랑스러운 올리버 역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그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제공=CJENM

양희준은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이하 ‘외쳐조선’)이 끝나고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들어가니까 관객도 기대를 많이 해줄 거 같아서 확실히 부담이 많이 됐다. ‘외쳐조선’에서 저의 모습을 재미있게 봐주신 분들이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어떤 모습으로 연기할지 궁금해하실 거라는 기대감에 걱정과 부담이 됐지만, 예전부터 이 작품을 했던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부담을 줄여가며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양희준은 “‘외쳐조선’은 대극장에서 시원하게 토해내듯 노래를 뱉었다면 ‘어쩌면 해피엔딩’은 극장 규모와 극의 분위기, 캐릭터에 따라 소리 내는 것이 다르니 발성을 달리 하는 게 어려웠다”고 밝혔다.
 
같은 배역을 연기하는 정문성, 전성우에게 보고 배우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는 양희준은 “성우 형은 묵직하고 진중한 형이다. 런을 돌고 나서 조용히 한 번씩 쓱 오셔서 참고될 만한 영상이나 사진을 무심한 듯 친절하게 알려주시고 간다. 문성이 형은 워낙 분위기 메이커이셔서 제가 실수할 때 ”나 때는 저거 반도 못 했어, 너무 잘했어“라며 분위기 풀어주시며 응원해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은 전했다.
 
양희준은 헬퍼봇 ‘올리버’를 연기하며 본인만의 로봇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흉내도 내보고, 저만의 로봇을 발전시켜보기도 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로봇 흉내 내는 걸 장난으로 많이 해서 그런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문성이 형의 헬퍼봇은 보호해주고 싶고 아껴주고 싶은 짠한 로봇이다. 형의 눈을 보면 그 안에 다양한 감정이 많이 들어있고, 장화신은 고양이 같은 눈망울을 지니셨다. 성우 형의 헬퍼봇은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건강하고 상큼발랄한 면모도 있다. 반면 저의 헬퍼봇은 올리버 자체로 가장 어리다. 덩치도 제일 크고 절대 고장 날 거 같지 않은 로봇으로 보여서 건강미가 있다.”
 
매일 1시에 클레어가 올리버의 충전기를 빌리고 5시에 반납하는 루틴이 어느새 기다려지는 시간이 된 것에 대해 “올리버의 집에는 우편배달부만 찾아와 유일하게 소통하는 존재였는데 클레어라는 존재가 들어오면서 새로운 재미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레어에게 마음을 열게 된 시점으로는 “생각보다 마음을 빨리 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만 불편했지, 1시, 5시의 약속을 지키며 클레어를 받아들인다. 한 번은 클레어가 제 시간에 안 오고 다른 헬퍼봇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뭔가 틀어졌는데 클레어가 사과하러 오는 게 너무 반가운 거다. 그래서 다른 형들보다 반가움을 더 표현하고, ”누구세요“라고 물을 때 기대감이 있으며 ”클레어에요“라고 할 때는 더 기쁨이 크다”고 설명했다.
 
제공=CJENM

양희준은 올리버가 자신의 예전 주인 제임스를 찾으러 갔지만, 제임스는 죽고 제임스 가족이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았을 때 헬퍼봇으로서의 역할이 끝나고 인간화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가족이 헬퍼봇이 필요 없다고 할 때, 저의 존재 가치는 사라진 것이다. ‘나는 왜 있고,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혼란스럽다. 이때부터 인간화되는 부분이다. 올리버의 새로운 다른 챕터가 열린 거 같다. 그래서 클레어한테 반딧불 보러 가자고 하는 거다.”
 
마지막에 기억을 지우고 살아가는 올리버와 클레어의 모습처럼 양희준에게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을까. 그는 “그때는 창피하고 이불킥할 정도로 싫었지만 이미 미화된 기억들이 있다. 치욕스러움과 장애와 결핍들이 저를 성장하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에 그런 기억들을 지워버린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거 같다”고 전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이 계속 나오는 세상에서 미래에는 집마다 헬퍼봇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양희준은 “제가 사는 동안에는 헬퍼봇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헬퍼봇이 생기면 스마트폰 이상으로 엄청 큰 변화가 생길 거 같다. 물론 편하겠지만 낭만적이지는 않을 거 같다. 저는 낭만을 찾아다니는 사람이다”고 밝혔다.
 
한편, 양희준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사랑스러운 헬퍼봇 올리버로 관객을 만나며, 공연은 9월 13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된다.

ent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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