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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교회 조태성 목사 '놀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내려오자!'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10-29 01:51

영목신학원 조태성 교수.(사진제공=새생명교회)


* 놀던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내려오자! 

1. 
사는 세계가 달랐던 이건희 회장의 장례가 끝났다. 명암도 있지만 초일류 일등 기업가 정신을 아주 잘 보여줬다. 그러나 너무 일찍 돌아가신 감이 있다. 그것도 6년 정도는 병상에 누워있었는데 큰 업적과 상관없이 인생 참 덧없다는 말이 생각난다. 

<사는 세계가 다르다.> 목회자들 가운데 사는 세계가 달라보이는 경우가 있다. 실제 다른 세계에서 사는 모습도 본다. 그러나 그런 환상과 미혹은 빨리 깨어질수록 좋다. 내 나이보다 연장자이신 인생 선배님들과 목회 선배님들께는 감히 이런 말씀 드릴 수 없다. 다만 내 인생 후배님들과 목회 사역 후배님들께는 간절한 마음으로,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2. 
그 후에 내가 생각해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전2:11)

15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우매자가 당한 것을 나도 당하리니 내게 지혜가 있었다 한들 내게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하였도다 이에 내가 내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이것도 헛되도다 하였도다 16 지혜자도 우매자와 함께 영원하도록 기억함을 얻지 못하나니 후일에는 모두 다 잊어버린 지 오랠 것임이라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전2:15-16)

나름대로 하나님을 경외하며 아주 잘 살아 본 솔모몬의 절절한 고백이, 이건희 회장의 장례를 마친 오늘 나와 후배님들께 와닿기를 기도드린다. 

3. 
과거에 모범이 되셨던 선배 목사님들이 많으시다. 과거에 날아다니셨던 그 선배 목사님들이 왜 사라졌을까? 사실 사라지지 않으셨다. 그렇게 느껴질 뿐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그분들의 사는 세계가 달라지셔서다. 아니, 현실 세계를 마주하게 되셔서다. 


본인이 암에 걸렸거나 사모님께서 암에 걸리셨다. 부모님이나 자녀가 극심한 우울증, 불치병, 난치병이 발병하여 투병생활이 시작되며 사는 세계가 달라지셨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시고 그동안 살아왔던 세계에서 떨어지셨다. 놀던 세계가 일장춘몽이요. 이제 여기가 현실 세계임을 마주하신 거다. 

4. 
나만 하더라도 책이 조금 알려져서 방송에 나오고 여기저기 초청받아 다니며 많은 선배 목사님들을 뵈었다. 그 과정에서 가족이 암이나 사고로 장애를 입고, 그동안 살아왔던 세계에서 내려오신 분들을 많이 뵈었다. 

벌써 12년 전이다. 처음 책 <성령님의 임재를 연습하라>가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도서가 되어 이름이 조금 알려지고, 전국을 다니며 부흥회를 인도했다. 평균 8개월에 책이 한 권씩 출간되고 그 책들도 베스트 도서들이 되며 점점 사는 세계가 높아졌다. 

5. 
매주 2~3군데 정도 부흥회를 다니면서도 정기모임과 정기집회들이 매달 15곳, 두달에 한 번 진행하는 모임이 10여개 정도 되면서 사는 세계가 높아졌다. 아니, 나의 착각이었다. 감사하게도 사역 자체로 내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착각하거나 교만해지지는 않았다. 그 비결은 나의 최고의 행복이었던 예수님의 사랑과 성령님과의 친밀한 교제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늘 존중받는 삶과 사역을 많이 다니다보니 성도님들의 현실이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세계인지를 제대로는 절감하질 못했다. 내 삶이 풍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더 어려웠다. 다만 최고의 만족을 이미 십자가의 사랑과 성령님의 친밀하심으로 채움받고 있어서 자족하며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6.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일까? 아직 채 믿음이 여물지 못한 성도님들이 겪는 치열한 현실 세계를 나름 안다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몰랐음을 알게 된 거다. 적어도 그 성도님들의 믿음으로는 당장 어찌할 수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을 나는 잘 몰랐음을 알게 된 거다. 

바로 3년 전 둘째 딸 은별이가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있을 때 비로소 나의 세계도 현실 세계로 내려왔다. 모두가 경험할 필요는 없지만 간절히 성령님께 매어달려서 초자연적으로 성도님들의 아픈 현실 세계를 공감할 수 있을만큼 체험해야 한다. 초자연적 은혜가 아니고는 알기 어렵다. 

7.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다른 선배 목사님들처럼 인생의 쓴 맛을 보고 현실 세계로 내려와서 배우게 될 것이다. 부디 여러분에게는 그런 고난이 오지 않기를 소망한다. 여러분의 자녀가, 부모님이, 형제자매가 난치병이나 큰 사고를 당해서 반강제적으로 현실 세계로 내려오기 전에 부디 그 은혜를 구하길 소망한다. 사실 3년 전 은별이가 사경을 헤맬 때 은연중에 원망하는 마음이 잠시 올라왔었다. 

<성령님, 그토록 제가 어렵고 힘든 분들을 어느 누구보다 많이 만나고 찾아가고 함께 아파했는데 그걸로도 부족했나요? 이렇게까지 되어서야 제가 배울 것이 있는 건가요?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정말 내 딸이 죽어가고 있으니 강제적으로 알 수밖에 없잖아요. 이게 뭐예요...>

8. 
무슨 큰 원망은 아니다. 그냥 생각 가운데 작은 목소리처럼 울려 퍼지고 있을 뿐이다. 자조섞인 목소리 정도랄까. 아무튼 욥이 그랬듯이 나 역시 입술로 범죄하지 않고자 주의한다. 

구구절절 왜 내 이야기를 할까? 이 밤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령님과 교제 나누며 책을 읽는 가운데 갑자기 큰 애통함과 아픈 마음을 부어주신다. 책 읽는 걸 멈추고 성령님안에 머물러 있다. 그저 눈물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다. 이전의 나처럼 착각하고 있는 후배님들이 분명 꽤 있으실 것이기에 그렇다. 

9. 
지금 잘 나가는 것 같고, 이제 뭐라도 되는 것 같을 수 있다. 존중받고 초청받고 훌륭한 분들이 불러주고 세워주니 내가 연단된 선배 목사님들처럼 잘 가고 있는 줄 생각할 수 있다. 신문사에서 칼럼을 보내달라 하고 책을 출간하고 베스트 도서가 되고, 또 집회 초청받아 다니며 잘나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이 다가오기 전에 먼저 현실을 자각하고 현실 세계로 내려오자. 밑바닥 성도님들의 아픔을 앞장서서 어루만지자. 

존중받고자, 날 좀 알아달라고 이름 내는 걸 좋아하지 말자. 사실 나 자신에게 먼저 하는 이야기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 다른 분이 그 자리에 계셔야 하는데 내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선 안된다. 내가 지금 사는 세계가 어디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이것은 내가 자주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가로 알 수 있다. 

10. 
훌륭한 분들을 자주 만나며 배우는 것도 중요하고 참으로 필요하다. 배울 때는 열심히 배우자. 그러나 더 많이 영혼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책으로, 세미나 강의로 배우는 건 한계가 있다. 기도하면서 몸으로 배워야 한다. 몸을 산 제물로 드리라고 하셨다(롬 12:1). 몸으로 봉사하고 섬기면서 배워야 한다. 특히 아픈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자주 만나보길 추천한다. 자주 만나며 함께 울자. 공감해보려고 노력하자. 

혹시 아픈 성도님들과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불편한가? 이런 질문과 내용이 부담스럽거나 불편한가? 아예 관심이 없는가? <뭐 사람마다 다른 거지. 그것만 신앙이고 사역인가?>하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딴 세상 이야기로 들리는가? 혹시 내 주위에 그런 분들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성도님들 집집마다 연결된 가족들을 조사해보자. 극심한 우울증, 난치병이나 암환자들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전전긍긍하며 절박하게 기도하는 성도들이 있다.  

11. 
나는 나를 존중해주고 사랑해주며 편하고, 훌륭해 보이는 분들을 자주 만나는가? 아니면 치열하게 현실과 싸우는 영혼들을 자주 만지는가? 솔로몬은 <오호라 지혜자의 죽음이 우매자의 죽음과 일반이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자녀, 배우자, 부모님, 본인까지 죽음의 현실을 마주하기 전에 진짜 현실을 자각하자. 

그렇게 한다고 어려운 현실, 고난이 오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믿음으로 반응하며 하나님 의지하는 법을 그만큼 빨리 배웠기에 내 믿음의 훈련에 있어서 먼저 유익하다. 고난이 다가올 때 좀 더 믿음으로 반응하게 된다. 영적 여유가 생긴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면서도 예수님을 바라보는 천국을 누릴 수 있다. 

12. 
지금 내가 사는 세계는 어디인가? 칭찬받고 존중받고 잘 나가는 세계인가? 부디 피눈물 흘리는 영혼들을 자주 마주하고, 진정 공감하며 아파하는 세계이길 소망한다. 그런 분들을 규칙적으로 자주 만나고 먼저 찾는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 이미 그런 현실에 뿌리 박은 영성으로 모범이 되어주시는 인생 선배 목사님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할렐루야~! 

오늘도 성령님과 함께 샬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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