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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빛교회 윤용 목사, '가방끈과 나이'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11-05 00:22

말씀의빛교회 윤용 목사.(사진제공=말씀의빛교회)

[가방끈과 나이]

교회를 개척했을 때, 성도들이 모두 말씀을 묵상할 줄 알았습니다. 열심히 말씀을 준비해서 전하고, 묵상 세미나도 하고, 제가 매일 묵상을 해서 교회 밴드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2년반이 지나도 교인들 중 거의 아무도 말씀을 묵상하지 않았습니다. 

고졸이신 분들이 많았고 연세도 제법 많으신 분들이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절망적이었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려면 가방끈이 길어야 하고, 나이도 젊어야 한다면 말씀묵상은 성도의 신앙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 있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싶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야, 그것이 올바른 경건의 훈련과 도구가 될 것인데, 나이에 제한이 있고 학벌에 제한이 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결국 교인들은 작은 오해를 겪자 교회를 떠나셨고, 3명의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새로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가까이 되었나 봅니다. 놀라운 일들이 생겨서 마음이 정말 기쁩니다. 두 가지 문제가 다 해결되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방끈의 문제입니다. 말씀의빛교회의 집사님 부부는 가방끈이 전혀 길지 않으십니다. 처음엔 말씀묵상을 하지 못하셨고, 저의 묵상글을 읽고 은혜만 받으셨습니다. 묵상 세미나를 들으시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묵상을 하기 시작하셨고, 이제 두 분은 묵상을 통해 생명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두 분의 묵상을 통해서 제가 받는 은혜가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둘째는 나이의 문제입니다. 오늘 한 형제를 심방했습니다. 정말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형제인데, 매일 40분 정도 말씀을 묵상한다고 합니다. 일상 속의 구체적 상황 속에서 묵상한 말씀이 생각나서 예전과 달리 행동하고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형제가 어머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어머님은 제가 강의한 묵상 세미나를 다 들으셨고, 일대일 제자양육 성경공부 세미나도 다 들으신 분이십니다. 

70대이신 어머님께서 매일 두 시간씩 말씀을 묵상하신다고 합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말씀을 묵상하시다가 훌쩍거리며 우시는 경우가 많으시다고 합니다. 형제가 아침에 잠자리에서 나오면 묵상한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아들아. 이 나이에 말씀을 묵상하게 되었고, 아침마다 이토록 행복한 삶을 살게 되다니 너무 행복해."라고 말씀하신다고 합니다. 

눈물이 울컥하고 나려 했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것은 가방끈 긴 사람의 전유물이 아님을, 젊은 사람의 전유물도 아님을 이렇게 증명해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했습니다. 말씀을 향한 갈망, 하나님과의 교제에 갈급한 마음 하나면, 어떤 한계와 제한도 극복하고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성숙해 갈 수 있음을 이제 조금 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한, 기쁜, 행복한 날입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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