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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리도 없이' 유아인 "어지간한 변화 기대도 안 해 줘"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기자 송고시간 2020-11-22 21:09

유아인.(제공=UAA)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는 유아인의 무대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충무로에서 가장 솔직한 배우 유아인과 천의 얼굴 유재명이 호흡을 맞춘 영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유아인은 99분의 러닝타임 동안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유아인이 말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관객이라며 조금 아쉽겠지만, 아쉬움을 상쇄시킬만한 그의 섬세한 눈빛 연기와 세밀한 몸짓이 대사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특히 유아인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근면 성실하게 일하는 ‘태인’의 생활 연기를 위해 삭발 투혼과 15kg의 체중 증량까지 하며 배우로서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살을 찌우고 빼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과 힘이 빠지는 거 같지만 그런 게 재미있었다”고 말해 집중시켰다. 이어 “오히려 촬영을 하면서 살이 빠질까봐 걱정했다. 밥도 하루에 두 끼 먹는 것을 네 끼로 먹고, 반 공기에서 한 공기, 두 공기 먹으면서 하루에 체중계에 네다섯 번을 올라갔다. 극단적인 신체 감각을 느껴봐서 재미있었다”고 말해 외적인 변화를 즐겁게 전했다.
 
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소리도 없이’의 시나리오로 봤을 때와 스크린으로 봤을 때의 차이로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어둡고 무거운 게 있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뭔가 범상치 않은 스타일이 느껴졌다. 상황과 톤의 묘한 대비를 통해 독특한 감각을 만들어 내는 영화 같았다. 그리고 스크린으로 봤을 때가 시나리오보다 더 좋은 거 같다. 홍의정 감독님이 신인 감독이라 외부 압력도 많이 다가왔을 텐데 자신의 의지를 절충하게 될까 우려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노련하고 현명하게 잘 마무리 지으신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 자체가 도전장 같았다. ‘소리도 없이’ 제목을 보면서 생각 없는 사람이 함부로 지을 수 있겠지만, 빛과 소리를 다루는 영화가 소리가 없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서 그 목적을 전달하겠다는 게 상당히 도발적이었다. 홍의정 감독이 첫 장편 데뷔작이라는 거에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선언적이라고 느낀 거 같다. 소리도 없이 소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며 홍의정 감독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유아인은 대사가 없는 것에 대해 “제가 일반된 표현을 해왔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대중들에게 더 많이 유행되는 표현은 있는 거 같다. 그동안의 분명한 표현들이 제 접근 중에서 주목을 받았고, 그런 배역을 통해서 박수받고 인정받았지만 제가 본질적으로 추구한 건 아니었다. 만약 ‘태인’ 역에 신인배우가 연기하며 많이 정제되고 절제된 것만 하면 주목받기 어려우며 표현이 저기까지인가 보다고 생각할 것이다. 저는 젊은 나이에 가져갈 수 있는 한계까지 끌고 갔으며 다시 본질로 돌아가는 과정을 밟고 있다”며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대사가 없는 경우에 표정이나 내면 연기가 요구되는 거 같지만 꼭 그렇지 않아요. 단순히 대사가 없어서 안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대사가 없지만 뭔가를 표현할 때는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게 될까?’ 생각하며 저의 새로운 움직임을 느낄 때 재미있어요. 그리고 ‘태인’은 선천적으로 말을 못하는 친구는 아니지만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도 정신적으로 문제는 있는 거겠죠? 누구나 표현의 의지가 사라질 때가 있고, 아주 심각한 수준에서 표현의 의지를 상실했다고 생각하면서 태인에게 접근했어요. 말하기를 포기한 인물 아닐까요? 말해봐야 누가 들어주지 않을 테니까요.”
 
유아인.(제공=UAA)

올해 유아인은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를 통해 장르 영화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소리도 없이’로 무대사에 도전을 했다. 그에게 도전이란 어떤 의미일까.

“예전에는 성장하는 방식과 성장하는 의지가 반영됐는데 성장에 대한 의문이 생기긴 했어요. 변화를 통해 저라는 인간을 확장하고 싶고, 그 순간들을 관객들과 공유하면서 함께 나아가고 싶은 의지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해요. 그런데 요즘 고민은 어지간한 변화는 크게 변화로 느껴주지 않는 거 같아요. 그런 괴리가 존재해요. 저는 다양한 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의 대표작 한두 개로 과거로 답습했다고 할 때 서운한 것도 있다 보니 변화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닌 거 같아요. 하지만 ‘무엇이 될까’ 상상하는 게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어요. 뭘 지키고, 존재하는 걸 키우고 싶은 것보다 다른 것이 되고 싶고 다른 순간을 가고 싶고, 또 새로운 순간을 맞이하고 싶은 게 더 커요.”
 
유아인은 만날 때마다 늘 솔직하다. 질문이 어렵다면 어렵다고 잘 모르겠으면 모르겠다고 밝히고 단어 하나하나 자기 생각을 눌러 담아보려고 노력한다. ‘어지간한’ 변화는 기대해주지 않는 거 같아 서운한 듯 말한 그이지만 다음에는 어떤 변화를 들고 올지, 최소한의 변화에도 가장 극대화된 표현을 들고 올 그가 기대된다.
 
한편 영화 ‘소리도 없이’는 관객 수 40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했으며 현재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ent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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