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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창의 샘(우물) 이야기_(51) 풍산면 호성리 웃샘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2-09 08:21

주민들은 샘과 당산나무를 마을 신앙으로 여기고 정성을 다해 모셔
당산제 지내기 일주일 전 웃샘에 금줄 치고 황토 뿌려 부정을 막는 준비 해
우리 조상들이 지혜 있게 파놓은 웃샘을 영원히 간직해야
전라북도 순창군 풍산면 호성리 웃샘, 원형, 깊이 3m./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순창군 풍산면 호성(虎城) 마을은 설산(雪山) 줄기가 동남쪽으로 전전박환하여 뻗어 내려오다가 손태재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물에 막혀 더 갈 수 없자 그곳에 머물러 개장되니 이곳에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 마을을 호성 마을이라 한다. 지형상으로 보아 엎드려 있는 호랑이 복호가 두 마리 이상으로 범성을 만들고 있다는 말로 호성이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호성리에는 마을 형성기와 같이 탄생한 우물이 있었으니 호성 웃샘이다. 옛날에 마을 주민 전체가 물동이에다 물을 길어 먹었던 샘으로 지금도 물이 솟아오르고 있다. 어른들의 말에 의하면 마을 뒤 오랑이산 아구지(입)에서 물이 호성마을까지 흘러내려 웃샘에 모여진다고 전해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샘과 당산나무를 마을 신앙으로 최우선적으로 여기고 정성을 다하여 모셔왔다. 매년 음력 정월 열 나흗날 당산제를 지낼 때 제일 먼저 웃샘에 금줄을 일주일 전에 치고 황토도 뿌려 부정을 막는 준비를 했다. 그리고 웃샘물로 당산제 제물을 장만하여 당산제 시작과 함께 제일 먼저 웃샘에 와서 샘굿을 신나게 치고 당산으로 내려 온 뒤 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 당산제를 걸찌게 지내고 자정이 되면 당산제 음복주를 마시며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농촌 민간신앙인 당산제를 잘 지내면 1년 내내 마을에 동태가 나지 않는다고 없앴던 당산제를 많이 지내고 있다. 호성리에도 옛날과 같이 단합된 모습으로 당산제도 지내면서 샘 관리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빌고 싶다.
 
지금도 펑펑 쏟아지는 호성 웃것샘을 깨끗이 청소하고 물도 가끔씩 품어 줘서 물맛 나는 샘으로 돌려놓자고 권장합니다.
 
수돗물에 밀려 그렇게 신성시 여겼던 웃것샘을 언젠가는 꼭 찾을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만에 하나 전기가 고장 나서 정전이 오래 지속되면 수돗물을 마실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수돗물은 전기 없이는 무용지물입니다.
 
이렇게 어려움이 닥칠 때나 또는 불이 났을 때 대야 들고 웃샘으로 뛰어가야 합니다. 소방차가 오기 전에 불을 꺼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지혜 있게 파놓은 웃샘을 마을과 주민들을 위해서 영원히 간직하시기 부탁드린다. (출처. 순창문화원)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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