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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연회 강동지방 아멘교회 신동수 목사, '낮아지면 거칠게 없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1-05 21:17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아멘교회 신동수 목사.(사진제공=아멘교회)


낮아지면 거칠게 없다.

 저는 1979년 1월에 입대하여 논산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양구의 포병대대에 배치되었습니다. 부대는 대암산 중부 능선에 자리하여 겨울의 추위는 혹독했습니다. 냉기가 한계를 넘어가면 통증으로 느껴집니다. 한겨울에는 보초를 서다가 소변을 보면 바로 얼음이 됩니다.

 이때 해결해야할 가장 큰 문제는 배설물입니다. 꽤 깊고 큰 재래식 화장실에 대변이 뒤집힌 종유석처럼 탑을 이루어 입구까지 올라옵니다. 끓는 물을 부어도 바로 견고한 갑옷이 됩니다. 해결 방법은 다른 입구로 들어가서 부수는 것입니다.

 선임하사가 지원자를 모집하는데 모두 꺼리는지라 제가 자원했습니다. 고참이었는데 교회 다니는 제가 먼저 본을 보이기로 했습니다.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몇 기독교인 후임들이 손을 듭니다.

 단단히 언 대변은 섬유질로 무장되어 있어서 얼음보다 깨기가 어렵습니다. 해머로는 턱도 않되서 정이 동원됩니다. 그런데 해머질과 정질의 파편은 낙하지점에 성역을 두지 않더군요. 그래도 결국 해체에 성공했습니다.

 우리 팀은 성공의 기쁨에 더한 마음의 보상을 받았습니다. 목욕과 빨래 후에도 기피대상이었지만 “낮아지면 거칠게 없다.”는 역설적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가끔 이 일과 함께 십자가 지시고 음부에 내려가 삼일을 계셨던 주님을 묵상하며 힘을 얻습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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