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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원의 샘(12) 수지면 고평리 진곡마을 직금정, 마륜마을 독샘, 고정마을 잿샘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1-02-02 08:11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여 수질을 관리
정월 대보름 당산제를 지내던 때는 늘 샘굿을 쳐
겨울이면 물이 따뜻하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여름에는 매우 차서 땀띠에 특효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진곡길 63-3. 진곡마을 직금정./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고평리는 본래 남원군 수지면 진곡리 지역으로 명당, 참나무실 또는 진곡(眞谷)이라 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진곡리, 마륜리, 양촌리, 내호곡리 각 일부와 송내면의 생촌리 일부를 병합하여 고평리(考坪里)라 하였다. 1995년 1월 1일 남원시와 남원군이 통폐합함에 따라 남원시 수지면 고평리가 되었다. 진곡(眞谷), 마륜(馬輪), 고정(考亭), 양촌(良村) 마을이 있다.
 
진곡 마을은 조선 숙종 때 임실과 충청도 지방에 극심한 가뭄이 발생하자 생계를 위해 청주 한씨 일가가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남쪽으로 내려오다 처음 정착했다. 이후 정씨와 윤씨 등이 이주해 오며 마을이 크게 형성되었다.
 
마을 뒷산 옥녀봉은 옥녀가 베를 짜는 형국으로 실꾸리와 북의 형상을 닮은 산이다. 옥녀봉 밑 바위 사이에 유명한 샘이 있는데 이곳이 명당이다 하여 처음에는 마을 이름을 ‘명당’이라 불렀다. 이후 마을에 참나무가 울창하여 ‘참나무실’이라 부르다가 후에 ‘참 진(眞)’자만 따서 ‘진곡(眞谷)이라 하였다.
 
또 예부터 산수유나무가 많기로 유명하여 지금도 마을 곳곳에 오래된 산수유나무를 볼 수 있다.
 
진곡마을 직금정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고평리 진곡마을 뒤 옥녀봉 아래로 깊은 골을 이루는데 일명 성주골이라 한다. 성주골로 진입하기 전 마을 맨 위쪽에 공동샘이 있다. 이 샘을 옥녀가 비단을 짜는 형국이라는 풍수설에 따라 직금정(織錦井)이라 하였다.
 
샘의 형태는 원형으로 깊이 120cm, 지름 127cm, 수위는 약 120cm로 수량이 풍부하다. 지표면에서 약 1.5m 깊이로 굴착하였는데 바닥은 암반층이며 밑바닥에서부터 원형 콘크리트 관을 설치하였다. 지상부는 자연석을 쌓고 그 위를 다시 콘크리트로 마무리하였으며 샘 주위로 석축을 쌓고 향나무가 심어져 있다.
 
물색이 희뿌연 암물이며 여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여 수질을 관리해 오고 있다. 전 주민이 먹는 물이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장을 담는 정월이 되면 마을 사람들이 깨끗한 물로 장을 담그기 위해 물을 모두 퍼내고 새 물을 받아 장을 담갔고 정월 대보름 당산제를 지내던 때는 늘 샘굿을 쳤으나 지금은 당산제를 지내지 않는다.
 
겨울이면 물이 따뜻하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여름에는 매우 차서 지금도 한여름이면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멱을 감는데 특히 땀띠에 특효가 있었다고 한다.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간이상수도시설을 해서 식수를 해결하기도 했다.
 
마륜마을 독샘, 큰샘
마륜마을은 추씨와 서씨가 마을 터전을 닦을 때 골짜기 형태가 말(斗)과 같다하여 말골(斗谷)이라 했고 그 후 고씨, 구씨(具氏)가 입주하면서 말골의 발음이 전성되어 ‘말고리’라 불렀다. 지명을 한자로 바꾸면서 ‘말고리’의 음(音)만 차용하여 말은 ‘말 마(馬)’로 골(고리)은 ‘바퀴 윤(輪)’으로 표기하여 전혀 의미가 다른 마륜(馬輪)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두곡길 69. 마륜마을 독샘./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마륜마을에는 독샘과 큰샘이 있다. 첫 번째 독샘은 황새골 즉 마을 뒤 큰재와 작은재에서 땅속으로 흘러든 물이 마을회관 좌측에서 솟아난다고 한다.
 
샘의 형태는 사각형으로 깊이 85cm, 가로 90cm, 세로 150cm이다. 지표면에서 약 50cm 깊이로 불착하고 바닥은 암반과 자갈이며 길 쪽 바위틈에서 물이 솟아난다. 샘 위로 장방향의 넓은 판석을 덮개로 삼았다.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두곡길 84-4. 마륜마을 큰샘./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두 번째 큰샘은 윗물이라고도 하는데 두곡길 84-4 계곡지에 위치하고 있다. 깊이는 170cm, 지름 126cm, 수위는 130cm이며 지상부로 콘크리트 관이 노출되어 있다. 지상부에서 약 1m 깊이로 굴착하였는데 바닥은 암반이며 밑바닥에서부터 원형 콘크리트 관을 얹었다.
 
본래 이 마을에는 3개의 샘이 있었는데 마을 위쪽 사람들은 큰샘(윗물)을 사용했고 아래쪽 사람들은 아랫샘(아랫물)과 독샘을 사용했는데 아랫샘은 오래전에 메워버리고 현재 2개만 남아 있다.
 
고정마을 잿샘
고정마을은 고려 시대에 들말(지금은 폐교된 수지동초등학교 자리)에 큰 마을이 있었는데 정씨(丁氏)들이 살았다. 그런데 고려 말에 이곳은 역적이 태어난 곳이라 하여 나라에서 역적의 무리를 제거하고 그 터전도 없애라는 명을 내렸다. 이에 그곳에 살던 정씨(丁氏) 일가가 왕의 명에 따라 역적의 일가를 소탕하고 마을을 없앤 후 지금의 터에 이주하여 정착했다.
 
정씨들이 정착하면서 정자나무 세 그루를 기념수로 심고 후학양성을 위해 큰 서당을 설립했는데 옛 선인들의 그 뜻을 오래 기억하자는 의미로 ‘생각 고(考)’자를 써서 지금의 고정(考亭)이라 하였다.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수지고정길 20. 고정마을 잿샘./아시아뉴스통신=남원문화원 김현식

고정마을 고평교회 우측 골목길을 따라 약 60여 미터 올라가 좌측에 샘이 위치하고 있다. 샘의 깊이는 140cm, 수위 90cm, 수온은 17℃이다. 물색이 맑고 투명한 숫물이다. 지표면에서 약 1.4m 깊이로 굴착하였는데 바닥은 단단한 사질토이며 위에서부터 밑바닥까지 자연스럽게 파내고 중앙은 오목한 팽이 모양이다.
 
길을 확포장 하면서 샘의 70%가 길 밑으로 들어가 있다. 수량이 부족해서 새벽이면 물을 길러오는 부녀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고 명절이면 물을 먼저 길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출처. 남원문화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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