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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목사, '잘하고 있어요'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4-17 05:00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담임목사.(사진제공=우리가꿈꾸는교회)

잘하고 있어요

D교회 주 목사님은 이따금씩 나를 불러내신다. 맛있는 식사를 사주시고, 근황을 물어보신 다음에는 미소지어 말씀하신다. 

“잘하고 있어요.”

개척에 대한 마음을 나눴을 때도, 가정에서 아내와 둘이 예배를 드리던 시기에도, 지하실을 고쳐 예배 공간을 만들 때도 목사님은 잠시 보자고 말씀하시고는 어김없이 얘기하신다.

“목사님. 잘하고 있어요.”

처음 개척에 관한 시리즈 글을 계획했을 때, 고민이 있었다. 그때 생각났던 것이, 목사님의 잘하고 있다는 응원의 말씀이었다. 나에게 응원이 되었던 말들, 나로 하여금 한 발 자욱씩 걷게 해준 말들을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가 필요한 분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잘하고 있어요”라는 한 마디는 나에게 밤 하늘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과도 같았다. 도대체 성과도 없고, 이렇게 해도 되나? 이런 모습을 교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의 능력없음이 부끄러워질 때 즈음에 듣게되는 그 한 마디는 나를 계속해서 걷게 해주었다.

잘하고 있다는 말은 다른 방식으로도 전달 되었다. 일터에서 테잎을 찍찍 뜯으며 일하고 있을 때 핸드폰 화면이 켜진다. 장갑을 벗고 들어보면 은행에서 문자가 와있다. 

“입금 10,000원”

교회개척이 시작되고 2년동안 정기 후원을 해주신 분들이 있었다. 매달 정신없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 이따금씩 도착하는 후원 문자는 내가 목사임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하나님이 나를 기억하고 계시구나. 우리의 모습을 교회로 보고 계시구나. 이 걸음을 계속 걷기를 원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보내신 분께 답장을 보내드렸다.

“집사님. 가까이에 있었으면 제게 커피 한 잔 사주고 싶으셨던거죠. 집사님이 대접하신 커피 잘 마셨습니다. 덕분에 마음 잘 쉬었습니다. 큰 위로 주셔서 감사해요.”

1만원의 액수보다 나를 기억해주는 한 사람이 사실 더 반갑고 고마웠다. 2년의 정기후원을 받는 동안 교회는 작지만 제법 교회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그 응원이 없었다면 나는 걸어올 수 있었을까.

지난 12월부터 오래 된 친구 목사의 가정이 함께하고 있다. 얼마 전 메시지를 보내다가 물어보았다. 4개월 정도 함께 했는데 교회생활은 어떤지. 친구라 멋적었을텐데 잠시 생각을 하는 것 같더니 답장이 왔다. 

“주일이 홀가분하고 좋아. 얘들도 좋아하고.”

주일이 홀가분하다는 말. 참 상쾌한 말이다. 하나님께서 잘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곧 교회 개척 3주년을 맞는다. 우리 가족 네 사람으로 시작했던 교회가 이제는 10여명 모이는 중형(?) 교회가 되었다. 천천히지만 자라나고 있다. 자라고 있다는 건, 잘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모두 자라고 있다.
우리는 모두 잘하고 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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