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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5월에'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5-09 05:00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5월에

미국 뉴저지의 겨울은 12월 시작해서 3월이 지나야, 온화한 기온을 맞는다. 그러니 거의 네 달, 일년의 삼분지 일이 겨울이다. 겨울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을씨년스럽다.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어 서 있고, 땅은 얼어 붙고, 길을 걷는 것, 운전하는 일이 조심 조심스럽다. 눈이라도 쏟아지는 날에는 집 앞과 주차장 눈을 치느라고 허리가 휘청거릴 정도이다.

그런 겨울을 지나면서 마음은 온화한 5월을 기다린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곳곳에 꽃과 나무가 생명의 기운들로 가득해서, 어디를 가도, 어디를 보아도 눈이 즐거운 5월! 6월이 되면 여름이 시작되어 더위를 느끼지만, 5월은 하루 하루가 상쾌한 날씨다. 왜 나는 이리 계절에 민감할까? 소시적부터 봄을 좋아하고, 5월을 좋아했다.

아카시아 꽃이 피어 있는 산길을 걷는 일이며, 교실 안으로 들어오는 라이락 향기를 맡으며 살았던 그 시절이 기억되서일까? 지금 여기 뉴저지에서도 곳곳에 연두빛 겹사꾸라를 자주 볼 수 있다. 이때 한 시간 남쪽으로 가면, 프린스턴 대학교 교정에는 화려한 꽃들이 피어 있을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작은 산에는 푸른 빛으로 가득하다. 겨울의 얼어 붙은 시간들에 지친 마음은 이 5월의 정경을 보면서,안식과 기쁨의 마음을 갖는다.

바깥 세상을 보면서 좋아하는 것은, 이 세상을 바라 보는 내 안의 눈에 의해 좌우된다 할 것이다. 내 안에 수심이 없기 때문에 세상을 밝은 눈으로 보는 것 아닌가? 세상을 살면서 염려와 근심이 없다는 것은 작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나이들면, 건강의 문제까지 따르니, 삶의 무게가 더 해질터인데, 오히려, 이 나이에 마음에 감사와 즐거움이 더해지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즐거움의 삶의 반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 내 삶에는 즐거움을 주는 요소들이 몇 개 있다. 매일 아침이 되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즐거움을 준다. 작은 산이 주는 변화, 멀리 뉴욕으로 들어가는 긴 차량 행렬, 넓은 하늘을 보면서도 즐거움을 느낀다.

집 안에는 화분 속의 꽃들이 즐거움을 준다. 순백의 양란, 분홍빛, 붉은 빛 시클라멘, 샛노란 선인장이 꽃을 피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아침마다 나란히 서 있는 화분들의 사열을 받는 기분이다. 거기에 항상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의 고운 소리를 듣는 일도 즐거움의 일이다.

거의 많은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때론 마음이 침울할 때, 성경 공부 교재를 작성하면, 마음이 진정되고, 성경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갈 수 있어서, 좋다. 요즘은 수요일 마태 복음 강해를 위해 노트를 작성하고 있다. 성경은 나를 생명의 세계로 높이 들어 주는 은인이라 할 수 있다. 중학교 3학년 처음 교회 생활을시작하면서도, 항상 성경을 앞에 두고 살았다. 하나님이 성경 선생으로 삼으시려고 그런 열정을 주셨다고 생각된다.

5월의 하루 하루는 빛의 속도로 달아난다. 붙잡을 수도 없으니 보내야 하는데, 마음에 아쉬움이 남아 있다. 마치 내 청년의 날들이 그리 신속하게 지나간 것 같다. 삶에 대한 감사는 과거 젊었을 때보다 지금이 더 크다. 하나님이 우리 마음에 주는 기쁨은 곡식과 포도주의 풍성할 때보다 더하다고 하였다. 3천년 전 살았던 다윗도, 하나님 안에서삶의 즐거움을 알고 살았다. 

포도주는 즐거움과 연관되어 언급된다. 칼빈도 하나님은 우리 생명을 위해 양식을 주셨고, 우리의 기쁨을 위해 포도주를 주셨다고 말했다. 한국 교인들은 무슨 술 얘기, 포도주 얘기만 나오면, 긴장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예수님의 공생애는 포도주로 시작되고 마쳐지지 않았던가? 술은 절제하라는 것이지, 금하라는 것은 아니라 믿는다.

5월이 지나가기 전에 하루 하루를 최선으로 맞고 감사하고 즐기며 살고 싶다. 일년에는 5월이 있어 더욱 빛을 발한다. 5월같은 사람도 있을까?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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