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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위로의 하나님'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2-11-10 14:39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위로의 하나님

아무런 기독교적 배경도 없는 사람이 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려고 했을까? 하나님을 위한 삶, 또는 하나님께 드려진 삶이 가장 보람된 삶이라는 생각으로 그 길을 걸어 갔던 것 같다. 죽음 앞에 허무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던 나에게, 교회 생활은 새로운 동력, 삶의 목표를 제공해 주었다. 

처음에는 의료 선교사를 목표했던 사람이 고등학교 신체검사 때, 적록색맹임이 드러났고, 한참의 방황을 지나 신학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갈 바를 몰라, 학교가 있던 광화문에서 종로 6가까지 정처 없이 걸었던 일이 생각난다. 중학교 3학년, 의료 선교사가 되려고 했을 때는 밤낮으로 공부에 매달렸다. 의대에 가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신학을 공부하려고 작정했을 때는 공부에 열심하지 않았다. 

나의 신대원 시절은,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신학 공부의 매력을 거의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180명이 우루루 몰려 다니는 수업은 무슨 학원을 연상시켰다.  설렁 설렁 다니다가 3년의 과정을 마치고 졸업했다. 졸업 후 자신을 보니, 전혀 맹탕으로 세월을 보냈다는 자성의 마음을 갖고, 중학교 선생이던 집사람이 출근하면, 아침 9시부터 집 사람 돌아올 시간까지 매일 책상에 붙어서, 책을 읽고 요약하고, 기록하는 일로 2년을 보냈다.

얼마나 걸상에 오래 앉아 있었던지, 걸상 밑 1센티는 푹 꺼져있었다. 조직신학, 종교학 등,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요약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때는 컴퓨터가 없어서, 일일이 만년필로 요약 정리했다. 그 자료가 binder로 다섯권 (500 pages)이 되었다. 그 자료는 그후 교회 사역에 귀중한 자료가 되었고, 신학교 강의 때도 사용되었다. 3년 전 이사할 때, 그 자료를 신학 후진들에게 넘겨 주었다. 그랬더니 모두 복사를 하고 그 자료를 내게 돌려 주어 보관하고 있다.

한국에서 3년의 부목사 생활을 하고는 미국에서 신학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왔다. 공부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영혼을 매마르게 했던지, 교회 사역의 요청이 왔을 때, 선뜻 담임목사직을 수락하여, 30년 미국에서 목회 사역을 해오고 있다. 그 사이, 석사 과정(Th. M), Ph. D. 과정을 마쳤다. 그랬더니 신학교에서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있어 지난 20여년 목회와 신학교육을 병행해 왔다.

이글을 쓰는 이유는 이곳 목회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말하고 싶어서다, 이민 목회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하고 마음이 외로와 진다. 이민 목회 하는 교역자들은 이 마음을 알 것이다. 그렇게 30년 목회를 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이 이 목회자의 마음을 위로하시는 위로가 얼마나 깊은지, 지난 몇 년은 그저 감사하고 감사할 마음뿐이다. 이 마음을 집 사람도 같이 공유하고 있다.

나는 한 가지 목적으로 목회했다고 할 수 있다. 성경을 바로 알고 바로 전하는 그것이다. 그 일을 잘하기 위해 한국에서 목회하다가, 미국 유학을 결심했고, Princeton, Drew대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마쳤다. 미국, 특히 동부 지역의 신학 공부가 목회에 도움이 될까? 미국 신학교는 목회자를 위한 신학교 라기 보다, 신학 그 자체를 연구하는 신학교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가르치는 나로서는, 많은 내용을 filter하며 들어야 했다. 그 내용을 그대로 교회에서 가르치면, 교인들이 실족할 내용도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마음은 처음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있었던 열정이었다. 지금도 같은 마음으로 성경을 읽고 연구한다. 하나님이 이 부족한 사람을 이날까지 세우신 까닭이 무엇일까? 성경을 바로 전하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그 뜻을 이루는 목회의 현장에서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외롭고, 힘들고, 처절한 마음으로 그날들을 보낸 적도 있었다. 사람의 실상을 역역하게 보고 체험하였다 할까? 그런 세월을 살아온 나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 지금은 감사, 감사의 마음뿐이다. 첫째는 마음이 항상 자유롭다. 둘째는, 마음에 안식과 평안을 주신다. 셋째는 삶을 풍성하게 해 주신다. 넷째는 자신이 참 존귀한 사역을 수행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목회도 중요하지만, 후진들에게 신학을 가르치는 일은 항상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자다가 깨어서 그 감사한 마음을 글로 옮기고 있다. 하나님은 위로의 하나님이시다. 목회 현장에서 사람들을 겪으며 경험했던 외로움을 아시고, 마음에 위로를 내려 주셔서, 지난 날 힘든 세월을 잊고, 감사의 마음만 남게해주신다. 그래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와 경배의 마음을 갖게 된다. 하나님은 자신을 섬기는 일꾼을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위로하시고, 존귀케 하시는 분임을 인해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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