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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넷플릭스 ‘발레리나’, 신선하진 않지만 제법 뜨거운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3-10-18 12:49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넷플릭스 발레리나가 화제입니다. 18일 현재 넷플릭스 전체 5위 비영어권 3위를 달리고 있는데, 과연 이 정도 성적을 받을 만한 영화인지가 궁금하죠. 제목만 보면 전종서가 발레하는 영화인가 싶은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법 괜찮은 영화였다. 오락영화로서 이 정도면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요. 오늘 영상에서는 스포일러 없이 영화 발레리나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과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가이드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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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영화는 '발레리나' 하고 큰 연관은 없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전종서가 '복수'를 하게끔 하는 역할이 전종서의 친구인데, 이 친구의 직업이 발레리나였기 때문이죠.

만약에 이 친구의 직업이 레슬러였다면 영화의 제목도 '레슬러'가 됐을 수도 있고 빠칭코 프로였다면 '빠칭코'가 됐겠죠. 겨드랑이 탈취제 테스터였다면 '겨드랑이'라고 지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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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주인공 전종서는 전직 경호원입니다. 

어느날 발레리나 출신 친구 박유림과 재회한 뒤 깊은 우정을 쌓는데, 그만 친구가 죽어버립니다. 자살을 하고 유서를 남겼는데, 그 내용은 자신을 위해 복수를 해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전종서는 박유림을 위해 김지훈에게 복수를 한다는 게 이 영화의 큰 얼개입니다. 

큰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이 정도만 알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목만 보고 발레리나를 소재로 한 공포영화인 줄 알았는데 그런데 웬걸, 제법 뽀대나는 하드보일드 액션영화가 갑툭튀했습니다.

발레리나의 가장 큰 강점은 '촬영'입니다.

정말 단 한장면도 대충 찍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아주 정성스럽게 공들여 찍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최근에 격투 장면을 1인칭으로 찍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신선했던 시도와는 다르게 어지럽다는 평가를 받았던 영화들이 많았는데, 발레리나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대신, 이전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들에서 본받을 부분을 적절히 차용한 점이 영리했습니다.

영화 중반부 호텔 씬은 올드보이의 장도리 씬을 연상시키는 촬영과 미장센이었습니다.

김지훈과 호텔 방에서 한차례 격투를 치르고 복도로 나왔을 때 전기톱을 들고 나온 사내와 맞닥뜨리는 장면에서 관객의 시점을 옆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고정해 올드보이의 장도리씬을 연상시켰는데, 또 그대로 따라하지 않고 중간에 끊어버리는 연출도 제법이었습니다.

후반부 대마초 공장 격투 씬은 킬빌과 킹스맨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은 연출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촬영 만큼이나 미장센과 배우들의 분장에도 공을 들였는데, 이 부분을 유심히 보면 굉장히 재밌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촬영과 미장센 만큼이나 대단했던 것은 전종서와 김지훈의 연기였습니다.

전종서는 굉장히 절도 있는 액션을 보였는데, 처절한 눈빛연기와 맞물려 좋은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전종서만큼 주목받아야 할 배우는 김지훈입니다. 

김지훈은 단연코 이 영화에서 가장 예쁜 배우입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머리를 기른 김지훈은 대한민국 올타임 넘버원 패왕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종서에 의해 얼굴에 큰 상처를 입게 됐는데, 그 마저도 뭔가 멋있는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선하고 착한 연기도 잘하는 배우이지만, 치사하고 비열한 악역 연기가 김지훈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중간중간 클리셰를 비틀어 반전을 준 점, 친구와의 우정이 과연 우정 뿐일까 싶을 정도로 모호하게 연출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자, 지금부터는 발레리나의 아쉬운 점입니다.

저는 중간중간 나오는 단역의 캐스팅이 나빴다고 생각합니다. 한국판 종이의집에 나와서 오쓸대방 같은 이상한 연기를 보였던 장윤주가 잠시 등장하는데, 진지해야 할 장면에서 존재만으로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역시나 아주 잠깐 등장해서 이상한 연기를 하다 퇴장합니다.

총포사 노부부역으로 등장하는 주현과 김영옥도 연기는 나무랄데가 없지만 너무 고퀄의 배우를 특별출연으로 쓰다보니 역효과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여고생 캐릭터도 문제입니다. 사실, 여고생 캐릭터는 없어도 이야기가 완성이 됩니다. 죽은 친구가 아닌, 살아있는 희생자 캐릭터가 필요했을지도 모르지만, 이 여고생 때문에 이야기가 한 흐름으로 달려가지 못하는 단점이 생겨버립니다.

이충현 감독이 굉장히 영리하고 뛰어난 감각을 지닌 연출가라는 건 알겠지만, 하드보일드 장르는 대한민국에서 박훈정 감독이 단연 최고라는 점을 발레리나를 보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박훈정의 영화는 보고 있을 땐 뭔가 중2병 걸린 영화같다고 생각이 들지만, 보고나면 자꾸만 생각이 나는 마치 배꼽냄새 같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훈정 감독의 영화는 끓어 올라야 하는 절정의 상황에서 확실히 미친듯한 폭발력을 보여줍니다. 발레리나는 그 부분에서 아쉬운 것인데요. 앞서 칭찬했던 후반부 대마초 공장 격투씬에서 촬영은 기가 막혔지만, 너무 말랑말랑한 음악을 끼얹어서 폭발할 것 같았던 감정을 팍 식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제가 드리는 이 영화에 대한 별점은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 

이만하면 아주 훌륭합니다.

전종서와 김지훈의 또다른 가능성을 봤고, 이충현 감독의 영리한 연출에 박수를 쳤습니다.

최근에 치악산 차박 한국이 싫어서 같은 영상물을 3연타로 보고 넋이 나갈 뻔 했는데 발레리나를 보고 정화가 된 기분입니다.[유튜브 문화골목]

iss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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