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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방 빼기 거부한 '부캉이'… 부산 들썩이게 한 뜻밖의 '상어 특수'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손주석기자 송고시간 2026-09-30 22:18

- 2시간 걸친 유도 작전 실패, 북항에 더 머물게 된 3.5m 야생 상어 - 연휴 60만 인파 불러모으며 단숨에 부산 최고의 '관광 홍보대사' 등극
유쾌한 상어 앓이 이면엔 '기후 변화' 시그널… 안전한 귀환 작전 계속돼야
 
[콘크리트 수로 옆을 헤엄치는 거대한 상어 사진]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나타난 야생 상어 '부캉이'의 유영 모습. 29일 유관기관이 2시간에 걸쳐 외해로 돌려보내려는 유도 작전을 펼쳤으나 끝내 실패했다. 뜻밖의 장기 체류가 이어지며 부캉이는 부산을 들썩이게 한 최고의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손주석 기자

[아시아뉴스통신 = 손주석 기자] "상어가 방 빼기를 거부했다."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 갇힌 3.5m 야생 상어, 일명 '부캉이'의 바다 귀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29일 유관기관이 선박과 워터펌프 등을 동원해 2시간 넘게 외해(外海)로 유도하려 진땀을 뺐지만, 녀석은 좁은 수로를 떠나기 싫은 듯 끝내 고집을 부렸다.

당국의 속은 타들어가지만, 사실 부산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이 고집불통 상어는 거부할 수 없는 '초대박 깜짝 선물'이다.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이 길 잃은 상어를 보기 위해 북항에 몰려든 인파만 무려 60만 명이다. 평소 방문객의 수백 배에 달하는 구름 인파가 몰리며, 인근 상권은 덩달아 활기를 띠었고 SNS는 '죠스바 인증샷'으로 도배가 됐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그 어떤 지역 축제나 홍보대사도 단 며칠 만에 이토록 전국적인 이슈를 만들어내진 못했을 것이다. 스스로 헤엄쳐 들어와 부산을 전국구 '핫플'로 만들어버린 이 녀석이 사실상 최고의 '관광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이 유쾌한 '상어 특수'에 한껏 들뜨면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묵직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이 낯선 손님이 찾아온 진짜 이유다.

아열대성 기후에서 주로 서식하는 대형 상어가 얕은 부산 연안을 지나 도심 한복판 수로까지 깊숙이 들어왔다는 것은, 한반도 바다의 수온 상승과 생태계 변화가 이미 턱밑까지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기후 변화의 시그널'이다. 우리가 상어의 유영을 보며 즐거워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닷속 생태계는 급격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부캉이의 체류가 길어지면서 부산의 상어 앓이도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뜻밖에 찾아온 이 진귀한 볼거리를 유쾌하게 즐기되, 녀석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성숙한 관람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산을 들썩이게 한 이 귀여운(?) 불청객이 무사히 건강하게 넓은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당국의 안전한 귀환 작전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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