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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서 천연기념물 산양 로드킬 잇따라...2010년 이후 폐사 54개체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8-05-17 13:56

정부차원 대책 열악...36호 국도 인근 로드킬 예방 조사.연구 시급
지난 6일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삼근리 36호 국도에서 로드킬 당한 산양의 사체.(사진출처=녹색연합)

최근 경북 울진지역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보호받고 있는 산양이 로드킬로 훼손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 차원의 산양보호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오후 11시30분쯤 울진군 금강송면 삼근리에서 불영사 방향 36번 국도를 순찰 중이던 자율방범대원이 로드킬 당한 산양 사체를 발견해 신고했다.

확인 결과 암컷 1년생으로 자동차 충돌 충격으로 왼쪽 뒷다리 골반이 깨지고 살이 터진 상태였고 즉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이틀 뒤인 8일 울진군 북면 구수곡자연휴양림 인근에서 산양 폐사체가 발견됐다.

◆ 지난 5월 중 울진서 로드킬 2건 발생...정부 대책 미진

웅녀폭포 주변을 지나던 탐방객이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한국산양보호협회 울진지회와 울진군 문화관광과에서 사체를 수거해 확인한 결과 수컷 2~3년생으로 먹이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폐사체가 발견된 구수곡자연휴양림 웅녀폭포 인근은 지난해 3월에도 탈진한 산양이 발견된 곳으로 당시 구조된 산양은 치료 시설로 이송했으나 구조 하루 만에 폐사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국내 산양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울진지역에서 폐사가 잇따르고 있으나 정부 대책은 여전히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0년 이후 경북 울진지역의 산양 폐사 현황.(자료출처=녹색연합)

지난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울진에서 폐사한 산양은 54개체로, 매년 폐사하는 산양이 발생하고 있다.

또 최근 5년 사이 36번 국도 삼근리-대흥리 일대는 산양이 빈번하게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양의 주 활동 시간이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이른 새벽과 늦은 밤이라는 점, 36번 국도가 곡선 구간이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산양의 도로 출몰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로드킬 발생이 우려되는 지형적 조건을 가졌다는 게 환경단체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36번 국도 직선화 공사의 영향으로 서식지 일부가 위협받은 것인지 아니면 좁아진 서식지를 회복하려는 것인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산양 서식지 일원인 36번 국도에는 로드킬 예방을 위한 조사.연구나 대책 마련이 전무해 더 많은 산양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녹색연합은 우려했다.

경북 울진·삼척은 국내 산양의 최남단 서식지로 그 생태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일 경북 울진군 북면 구수곡휴양림 부근에서 발견된 산양 사체.(사진출처=녹색연합)


◆민간차원 모니터링이 유일...정부 차원 산양 서식지 변화상 조사 절실

그러나 매년 폐사하는 산양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 대책은 매우 부족하다.

다만 녹색연합과 지역 주민을 비롯 민간 차원의 모니터링과 구조 활동이 유일한 보호대책이다.

로드킬이 발생한 36번 국도는 산양 핵심 서식지인 왕피천생태경관보전지역과 울진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관통하는 도로다.

이와 관련 녹색연합은 "산양 서식지 변화상과 그 원인을 파악키 위한 조사를 면밀히 진행하고 관계기관 합동 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녹색연합은 "산양이 자주 폐사하는 시기, 장소 등을 조사·분석하고 탈진·폐사를 막기 위한 예방적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국가 법적보호종의 보호·관리를 민간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울진·삼척 산양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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