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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년만에 세상에 나온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 초본 7점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8-10-18 19:17

한국국학진흥원 18일 공개...영양 주실마을 조씨家에서 기탁
겸재 화풍 원형 등 진경산수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
18일 한국국학진흥원이 발굴, 공개한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사진제공=한국국학진흥원)

조선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鄭敾 1675∼1759)이 그린 '금강산 그림'이 새롭게 발굴, 공개됐다.

겸재가 그린 지 285년 만이다.

겸재 그림의 필법이나 표현에 대한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미술계는 보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조현재)은 18일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실마을에 살고 있는 월하 조운도(1718∼1796) 선생의 후손이 겸재 선생이 그린 금강산 그림 7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기탁한 그림은 종이에 그린 수묵화로 화폭의 크기는 세로 40㎝, 가로 30㎝다.

또 각 그림의 왼쪽 또는 오른쪽 윗부분에 '비로봉', '비홍교', '마하연', '정양사', '보덕굴', '구룡포', '단발령' 등의 그림 제목과 '겸재초(謙齋草)'라는 서명이 있다.

다만 창작 배경이나 감상 등을 알 수 있는 '화제'나 인장은 없다.

그림은 화폭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당시 내금강의 명소를 부감법이나 원형의 구도를 사용해 요약적으로 표현했다는 게 미술계의 평가이다.

고미술계는 그림이 겸재의 화풍인 진경산수화 양식의 성립과정이나 겸재 그림의 구도와 필법, 표현 등에 대한 연구를 위한 매우 귀중한 자료로 보고 있다.

특히 겸재 특유의 미점(米點)의 토산과 수직준법으로 처리한 바위산의 대조적인 표현과 포치는 그의 금강산 화풍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구도가 다소 형식적이고 채색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겸재의 거침없는 활달한 필치는 금강산 명승의 외형적 특성을 인상적으로 표현한게 특징이다.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자료팀장은 "이번에 발굴된 그림은 겸재 선생이 그린 많은 금강산 그림 가운데 초벌 그림인 ‘초본(草本)’이나 ‘조본(祖本)’의 이중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는 겸재 산수화의 밑그림으로서 금강산을 소재로 한 그의 그림의 원형을 보여주는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겸재의 진경산수 화풍 연구에 주요한 기준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겸재의 금강산 그림은 영양 주실마을 월하 조운도 선생의 후손에 의해 한국학진흥원에 기탁되면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림을 소유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월하 조운도 선생은 조선조 영남을 대표하던 문인이자 정치가인 옥천(玉川) 조덕린(趙德鄰 1658년~1737년)선생의 손자이다.

영양 주실마을은 한양조씨 집성촌으로 청록파 시인으로 유명한 조지훈 선생의 생가지이다.

김순석 자료팀장은 "겸재 선생이 포항 인근 청하현감 재임 시 영양 주실마을을 방문해 옥천선생 집안에서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해 소장하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겸재가 부탁을 받고 즉석에서 붓으로 금강산 그림을 그려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그림의 소유권은 영양 주실마을 조운도 선생의 후손들이 갖고 있다"며 "국학진흥원은 조씨가의 기탁을 받아 보관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그림을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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