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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수출규제이후 ①] NST, “국가연구개발 이해관계자 자긍심 고취”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기종기자 송고시간 2019-09-26 14:55

- 24개 정부출연연구기관 분야별로 기술지원 체계 마련
- 기술지원, 멘토링 등으로 100대 소재·부품 기술기업 육성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2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지난 9월 5일 국가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본의 수출규제를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출연연구기관-기업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를 개최했다.(사진제공=NST)

[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최근 미·중 무역전쟁, 일본 반도체 수출규제 등으로 국제적인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불화수소(弗化水素) 또는 에칭가스(etching gas)로 알려진 플루오르화 수소(hydrogen fluoride),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luorine polyimide) 등 반도체 핵심소재 대상으로 한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일 관계에 있어서 무역경제를 넘어 정치, 외교, 군사, 사회 등 국가적인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 이러한 한·일 양국 관계는 한·미·일 관계와 국제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관련해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부처별로 대응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해관계 충족, 반도체 기술 확보·성장 등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본지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연재를 통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관련부처·공공기관의 대응노력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현장 중심으로 소개·분석해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제도적·기술적 발전방향을 제시하려고 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정부 정책기조에 따라 지난 8월 1일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와 공동으로 ‘글로벌 산업패권 전쟁과 한국의 기술주도권 강화방안’ 세미나를 개최한 이후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 간담회, ‘출연연-기업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 등을 연이어 추진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중점과 방향, ‘출연연구기관-기업 테크비즈파트너링’에서 나타난 중소기업의 반응과 성과, 향후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추진방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NST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중점과 방향은?

▷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4개 정부출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소재·부품·장비산업 기술지원단 운영, 실증 테스트베드 및 시뮬레이션 총괄지원, 미래전략기술 탐색 및 확보, 미래선도형 연구생태계 정착 등 4개 중점항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첫째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에서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지원단을 구성해 연구기관의 보유기술 지원, 기술적 멘토링, 기업 수요기술 개발 등을 통해 100대 소재·부품 기술기업을 육성한다.

둘째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연구기관이 소재 산업의 실증 테스트베드와 시뮬레이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실증 테스트베드, 시뮬레이션 플랫폼 정책지정연구기관(분야)은 한국화학연구원(화학), 재료연구소(금속), 한국기계연구소(기계·부품), 다이텍연구원(섬유), 한국세라믹기술원(세라믹) 등이다.

현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교정·시험서비스 패스트트랙 운영을 하고 있으며 반도체 장비 부품 분석·평가 지원은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진행한다.

또 데이터 기반 기술정보분석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하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은 한국과학기술원이 추진하는 등 출연연구기관의 소재·부품·장비 관련 연구협업을 지원해 기술의 자립화를 추진한다. 
 
셋째 하향식(Top-down) 추진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회미래연구원 등 국내외 씽크탱크 그룹과 협업하고 상향식(Bottom-up) 추진은 기관별, 기술분야별로 도전적인 기술주제 발굴을 병행해 차세대 핵심 연구개발(R&D)를 기획한다.

이렇게 도출된 전략은 미래소재 융합연구 등 NST 융합연구를 통해 출연연구기관과 산·학·연이 협력하여 실현해 나간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과 관련해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회미래연구원 등 국내외 씽크탱크 그룹과 협업 등 하향식(Top-down) 방식을 추진하고 기관별, 기술분야별로 도전적인 기술주제 발굴을 하는 상향식(Bottom-up) 방식도 병행한다.(사진제공=NST)

넷째 출연연구기관 통합 포탈을 통해 연구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고 정부, 기업, 대학 등과 NST·출연연구기관 간 소통을 확대해 공동 연구개발(R&D) 추진체계를 강화한다.

특히 연구개발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출연연구기관의 역할과 책임(R&R)을 설정해 도전적으로 연구개발에 임할 수 있도록 프라이드(PRIDE) 체계를 추진한다.

여기에서 프라이드(PRIDE) 체계는 국가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자긍심(PRIDE)을 고취하는 것을 의미로 소중하고 가치 있는 연구(Precious Research)와 혁신적인 개발(Innovative Development)이 가능한 환경(Environment) 등을 조성한다.

-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에서 중소기업의 반응과 성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지난 8월 19일 과학기술 분야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장의 간담회를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과 국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출연연구기관-기업 테크비즈파트너링’ 행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 행사는 ‘대한민국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출연연과 기업’이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됐고 24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사업화 유망기술 160건을 선보이고 연구자와 수요기업 간의 기술 상담을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초연결네트워크, 지능형미래교통, 환경재해대응, 혁신제약식품, 헬스메디케어, 차세대에너지 등 6개 기술분야의 기술발표와 전시가 이뤄졌다.

이 행사에서 나타난 소재·부품 분야에 대한 기술 수요 접수 현황(수요조사서)으로 22개 기업에서 약 30여개의 일본 수출규제 관련 품목에 대한 수요가 있었고 기업으로부터 현재 세부적인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폴리이미드, 반도체, 세라믹, 금속, 합금 관련 소재·부품·장비에 수요가 집중됐다.

이를 세분화하면 폴리이미드 필름, 폴리이미드계 수지, 디스플레이용 필름, 반도체용 히터, 반도체 후공장비, 반도체 소자 테스트 장비, 회로용 동박, 세라믹 분말 제조 장비, 세라믹 코팅 장비, 금속 외장재, 스테인리스강, 기가스틸 등이다.

-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추진방향은?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정보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수출 규제 품목에 관한 분석을 진행했다.

앞으로 화학소재 네트워크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기반의 전략 물자 모니터링 플랫폼 기술 등 소재 분야 연구개발 투자 분석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투자가 필요한 영역을 발굴하고 관련 소재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분석한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데이터분석으로 본 국가 과학기술 R&D 투자 패러다임 변화’ 모형.(자료제공=KIST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그동안 탄소복합소재, 이차전지, 반도체 소자 등 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분야와 기술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기업공동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연구원에서 보유한 기술과 경험을 소재와 부품 기업에 지원한다.

또 연구지원단을 조직해 기업의 연구인력 부족을 해소하며 반도체 공정 기술과 관련된 실험실과 분석 인프라를 전면 개방해 산업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한다.

국가핵융합연구소(NFRI)는 식각(표면가공)이나 증착 공정에 필수적인 플라즈마 기술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사용되는 불화수소 등 과불화탄소(PFC)를 대체할 수 있는 식각 공정가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 공정 중 식각, 증착, 검사 분야 장비를 지능화하기 위한 국산 기술도 개발 중이며 앞으로 산학연 융합연구단을 구축하고 기술개발 속도를 높이고 현재 운영하는 플라즈마 연구개발 테스트베드를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은 수출 규제 품목과 관련해 앞으로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반도체용 수처리 장비, 로봇용 서브모터, 탄소섬유, 용접로봇 등 6개 품목에 관한 연구개발을 한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OX)는 수출규제 품목의 30% 이상인 화학물질 관련 신규 개발과 허가의 경우 필요한 안정성 평가시험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한다.
 
수급위험 대응물질 지원제도를 운영하는 안전성평가연구소.(자료제공=KITOX)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현재 ICT 소재 부품 분야 기술개발과 더불어 실리콘 반도체, 화합물 반도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자 소자 공정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업들에 대한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 제조공장인 팹(Fab)의 ‘소재시험평가센터’의 기능을 강화해 기업이 개발한 소재의 성능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기계류·부품 신뢰성 평가센터의 인프라와 역량을 기반으로 업체 제품의 성능평가와 개선을 돕는다.

특히 ‘공급기지형 R&D 센터’ 설치·운영 등을 통해 기계 설계 원천기술을 확보해 나가는 한편 산업계가 필요한 하는 핵심기술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재료연구소(KIMS)는 일본 수출규제 이후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는 소재, 부품, 장비 분야 등에 대해 연구소 핵심보유기술을 바탕으로 현황을 조사했다.

향후 50여개 핵심소재의 국내 기술현황과 단기, 중장기 기술확보 방안 등을 수립하고 과기부와 협력해 ‘소재혁신성장 선도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주요 연구분야에서의 영향을 분석했고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탄소나노소재 기반의 나노 하이브리드 신소재 대체 및 선정을 위한 대응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은 화학소재연구본부를 중심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와 불소계 소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화학소재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지난 1990년부터 불소 소재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 반도체 세정공정 장비용 불소계 코팅소재, 불소함유 폴리이미드 등 수출 규제 관련 핵심소재 연구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국내 기업으로부터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한 소재, 부품, 장비 등에 관한 교정, 테스트, 성능평가 서비스를 요청받으면 이를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교정·시험 서비스 지원 체계(패스트 트랙)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불화수소 등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가스의 품질평가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반도체와 첨단소재의 신뢰성 평가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현행 가스검사 체계를 기반으로 불화수소 등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가스의 품질평가 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향후 반도체와 첨단소재의 신뢰성 평가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향후 정책적 과제는?

▷ 정부가 추진하는 관련부처 합동의 특단 대책은 관련부처의 현안 중심의 정책 추진과 더불어 국민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면 그에 대한 추진동력은 지속되기가 힘들다.

이는 국민의 세금을 기초로 책정하는 정부사업의 특성으로 매년 부처별 사업조정과 현안 중심의 변동이 있을 수 있고 특히 야당과 협조, 국회에서 벌어지는 협의 과정 등에서 많은 변수가 발생해 지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원광연 이사장은 최근 국내 현안이었던 미세먼지 정책과 기술개발에 있어서 “미세먼지와 관련해 2800억원을 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개발 성과가 산업, 사회에 유기적으로 연결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듯이 이번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도 이와 비슷한 경우이며 앞으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간의 협업이 매주 중요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정책적 변수와 연구개발의 제한점을 감안하면 관련부처와 기관에서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의 의미를 무겁게 느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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