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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 취소해야”…입국 가능성 열렸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정수지기자 송고시간 2019-11-15 17:08

유승준, 파기환송심 승소…입국 거부 17년만
외교부 "대법에 재상고할 것"
유승준./사진출처=아프리카TV 캡처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3) 씨가 17년 만에 우리나라에 입국할 가능성이 열렸다.

15일 서울고법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는 유씨가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이하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사증 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LA총영사관이 유승준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처분 결과를 통보했고 처분 이유를 기재한 사증발급 거부 처분서를 작성해주지 않았다”며 “당시 처분에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또 “LA총영사관이 관계법상 부여된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해야 했음에도 13년 7개월 전 입국금지 결정에 구속돼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며 “사증발급 거부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씨에 대한 입국금지 결정 자체가 비례 및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유씨 측 주장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했다. 재판부는 “환송 판결은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판단에 기속된다”며 “따라서 본 법원은 대법원의 환송판결 취지를 존중해 사증발급 거부 처분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판단을 하는 데 그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고와 같은 유명연예인으로서 비슷한 과정을 거쳐 병역 의무가 소멸했다가 재외동포 체류 자격으로 입국한 다른 사례가 있는지 의문이므로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유씨는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해 법무부에게 입국을 제한당한 후 2015년 9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도록 해 달라고 신청했다가 거부당했다. 이에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병역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해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LA총영사관의 처분이 정당했다는 취지다.

그러나 올해 7월 대법원은 법무부의 입국 금지 조치가 부당했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유씨 측은 재판에서 유씨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이 병역 의무를 면할 목적이었다고 법적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유씨에게 2002년부터 17년째 입국이 불허된 것은 지나치고,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한 외국 국적 취득 사례가 매년 발생하는데도 유씨에게만 과도한 입국 금지 처분이 내려진 것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한 바 있다.

반면 LA총영사관 측은 “사실상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재량권을 발휘할 여지가 없다고 볼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외동포비자는 비자 중 가장 혜택이 많은 비자”라며 “단순히 재외동포라면 모두 다 발급해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선고 후 “대법원에 재상고해 최종적인 판결을 구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재상고 등 진행 과정에서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LA총영사관은 유씨가 신청한 비자 발급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비자 발급이 이뤄지면 유씨가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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