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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 치료 전념 위해 자진 사의…“반드시 완쾌하여 인사드릴 것”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한빈기자 송고시간 2020-01-03 15:21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 명예 감독으로 선임
유상철. (출처=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48)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인천 구단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이 지난달 28일 구단 측에 사의를 표했다. 인천 구단은 고심 끝에 유 감독과의 선택을 존중하고, 유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해 5월 인천의 제 9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당면 과제로 불렸던 K리그 1 잔류를 위해 소방수로 투입된 유 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과 부단한 노력으로 인천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10월 췌장암 4기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접했음에도 유상철 감독은 현장을 지켰다. 유 감독의 투혼에 인천은 하나로 똘똘 뭉쳤고, 최종 순위 10위(7승 13무 18패, 승점 34)로 1부 잔류에 성공했다.

당초 인천 구단은 2020시즌도 유 감독과 함께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유 감독이 최근 구단 측에 사의를 표했다. 유 감독은 혹여나 자신의 투병 생활로 팀에 피해를 주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전달수 대표이사와 이천수 전력강화실장 등 구단 수뇌부는 고심 끝에 유상철 감독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그러면서 인천 구단은 유 감독에게 2020년 잔여 연봉 모두를 지급하기로 하는 한편 유상철 감독을 명예 감독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이자 팀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유 감독에게 예우를 다하기 위함이다. 그밖에 인천 구단은 유상철 감독의 치료를 물심양면으로 계속 살필 예정이다.

유상철 감독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천에서 정말 행복한 기억을 많이 얻었다. 마지막 남은 약속을 지켜달라는 팬 여러분의 외침에 보답할 수 있도록 반드시 완쾌하여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 감독이 떠나면서 인천은 임중용 수석코치 체제로 오는 7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이후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검토를 거친 뒤 감독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Utd. 극적 승리에 유상철 "간절함의 결과" /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유상철 감독이 인천유나이티드 팬에게 드리는 편지 전문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입니다.

먼저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맞아 새해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팬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엔 하는 일 모두 잘 되시고, 행복과 건강만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다시 한 번 팬 여러분께 인사를 드리게 된 이유는, 오늘(1/2)부로 제가 인천 감독직을 내려놓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즌을 마치고 항암 치료와 휴식을 병행하면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구단과 선수들을 위해서 저는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욕심도 있었습니다. 2020년에는 정말 좋은 모습으로,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모두의 눈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팬 여러분께 보여 드리는 것이 팬 여러분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투병이라는 뜻하지 않은 변수 속에서 저는 냉정히 판단해야만 했습니다.

인천에서 보냈던 지난 7개월은 가장 행복했고 감사했습니다. 전달수 대표이사님과 이천수 실장을 비롯해 모든 구단 사무국 임직원분들과 코칭 및 지원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우리 인천 팬들과 수많은 분이 물심양면으로 저를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는 건강 회복을 위한 치료에 전념하고자 합니다. 팬 여러분이 저한테 부탁하신 ‘마지막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건강한 모습으로 팬 여러분께 다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잘 치료받겠습니다.

비록 몸은 인천을 떠나지만, 저는 언제나 인천과 함께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인천을 응원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며 인사말을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유상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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