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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3-03 11:02

이광희 대전세종충남 대표이사

사는 것은 고난이다. 즐거운 일도 많지만 고난의 시간이 길다. 그래서 삶을 고행이라 말한다. 최근 코로나19의 창궐로 이 말이 실감난다.

보이는 사람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눈만 빠끔하게 내놓고 산다. 멀쩡한 사람을 만나면서 얼굴을 가리고 만나자니 맛적다. 손을 내미는 것도 결례가 됐다. 살자니 어쩔 수 없다는 심정이다.

며칠 전이다. 약국에 간적이 있다. 한 노인이 먼저 온 노인에게 다가갔다. 아는 처지였던 모양이다. 옷깃을 잡으며 아는 채 했다. 그러자 손을 톡 탈 쳤다. 찬바람이 쌩 돌았다. 아는 채 한 노인이 머쓱했다. 노인도 스스로 미안했던지 “요즈음은 손대는 게 결례”라고 했다.

세상이 쌀쌀맞아 졌다. 없던 정마저 사라졌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돌아서는 게 상례가 됐다.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면서도 남을 의심하는 세태다. 언제까지 이러려나. 답답하다. 물론 코로나19 탓이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이 바이러스가 출현 했을 때만 해도 남의 일이었다. 중국의 한 구석에서 있던 일이었다. 강 건너 불구경했다. 확산 일로로 치달을 때도 그러려니 했다.

사실 이때쯤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방법을 고심했어야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극약 처방이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때를 놓쳤다.

말 많은 신천지 신도들이 중국 우한에서 들어오고 대구가 난리가 났다. 덩달아 경북도 바이러스의 온상처럼 변했다. 대구가 제2의 우한이 되어가고 있다.

하루가 무섭게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는 비단 대구뿐만이 아니다. 전국이 야단이다. 천안에서도 확진자가 증폭하고 있다.

코로나19 치사율이 아주 높은 것은 아니다. 대충 0.7%란다. 반면 감염률이 대단히 높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감염됐다는 보도가 있다. 스치기만 해도 옮는다. 국민적 공포가 확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이러다보니 쌀쌀맞아 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시장에 사람이 없다. 대형 마켓은 유령처럼 서있다. 백화점도 텅 비었다. 식당에도 잘 가지 않는다. 이러니 저자거리의 경기가 말이 아니다. 이지경이 된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국가의 근본은 국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 정부는 이를 실행하는 게 의무다. 이를 간과하면 존립의 근거가 사라진다. 코로나19는 바로 그 존립근거를 위협하고 있다. 이 점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국민들의 눈에는 4월 총선이 보이지 않는다. 누가 국회의원에 출마했는지 관심이 없다. 어떤 정당이 무슨 슬로건을 내걸었는지도 알고 싶지 않다. 그냥 마스크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길거리에서 줄을 서고 있다. 마스크를 판다는 우체국마저 장사진이다. 어떻게 하면 이 역병을 넘길까만 고민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위정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

역병을 넘기고 국민적 분노가 정부를 향할 때면 이미 늦는다. 지금이라도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시행해야 한다. 그것은 순수한 의학적 판단으로 해야 한다. 정치적 판단은 뒤에 할 일이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사태의 심각성을 더 키우지 말아야 한다.

극약처방이라도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선택이라면 주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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