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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양치(養齒)로 보는 평생 습관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승주기자 송고시간 2020-04-01 19:15

김국회 한문교육학박사
김국회 한문학박사./아시아뉴스통신 DB


논어에 ‘사람의 본성이 비슷하나 습관은 서로 다르다’(性相近 習相遠)’는 말이 있다.

한 집에 형제로 태어나도 성격, 습관이 다른 예는 흔하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도 있다. 작은 습관도 한 번 제대로 가르쳐 놓으면 평생을 가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새겨들어도 좋겠다. 양치(養齒) 습관을 예로 들어 보자.
 
이제 우리집 두 아이의 양치 습관을 살펴보니 달리 가르친 것도 아닌데 타고난 성향이 뚜렷하게 다르다. 우선 큰 애는 치아가 크고 굳세며 치열도 고른 건치(健齒)이다. 작은 애는 치열이 어긋나고, 치아가 작고 연약하다. 물론 이는 우리 부부에게 물려받은 것이다.
 
나는 고른 치열에 치아가 약한데, 아내는 튼튼한 치아지만 삐뚤빼뚤하다. 공교롭게 큰 아이는 부모의 장점을, 작은 아이는 단점을 모아서 닮은 듯하다. 한 손에 붙은 다섯손가락 길이가 다르듯 남매의 특색이 이렇듯 다르다.
 
태생이 그럴진대 자라면서 습관을 잘들여 약한 것을 강화하고 강한 것은 유지해야 할 옳을 일이다. 그런데 장점을 타고난 아이는 양치 습관도 좋아서 아무 음식이라도 먹고 난 후에는 얼른 달려가 양치하니 별 걱정이 없다.
 
반대로 약한 녀석은 엄마 잔소리를 한바탕 들어야만 억지로 칫솔을 문다. 조금만 방심하면 입가심으로 대신하고 아예 생략하기 일쑤다. ‘지금 닦아라’하면 ‘이따 닦을게요’ 하며 핑계를 댄다.
 
‘지금 얼른 닦아라’하는 소리에 마지못해 칫솔 들고 가던 아이가 “아빠, 그런데 ‘양치’는 한자로 어떻게 써요?” 묻는다. “한자로? 글쎄.” 얼른 대답하려니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글자는 ‘漱(양치질할 수)’자였다.

입가심하고 나온 아들과 같이 사전을 찾아보니, 바로 ‘양치(養齒)’ 한자어이다. 중국 의서(醫書)에 일찍이 ‘양치(養齒)’ 그대로 쓰인 예가 있다.
 
『금단전서(金丹全書)』에 “요즘 사람들이 치아 닦기를 매양 이른 아침에 하는데 잘못이다. 무릇 하루동안의 음식의 독이 치아에 쌓이는데 늦은 밤에 씻어내면 더러운 찌꺼기가 다 사라지니 치아가 스스로 상하지 않는다. 때문에 새벽에 닦는 것이 밤에 자기 전에 닦는 것만 못하다. 이것이 ‘양치(養齒)’를 잘하는 것이다.
 
더 현명한 이는 식사할 때마다 바로 반드시 양치를 한다. 곧 늙도록 치아가 단단하고 희며 상하지 않으니, 몸을 보존하고 기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글을 통해 아이에게 양치의 의미를 넌지시 깨우쳐 본다. ‘다시 잘 닦고 올게요’ 하고 욕실로 들어가는 아이 모습이 살짝 대견하다. 하기야 어디 양치 뿐이겠는가. 일찍 일어나기, 책 읽기 등 작은 습관들을 꾸준히 익혀, 평생 건강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국회 박사 프로필

-한문교육학박사
-유림학당(hanja4u.cafe24.com) 주인
-충남교육청 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lsj9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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