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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시카고 언약장로교회 유승원 목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4-04 00:42

시카고 언약장로교회 담임 유승원 목사.(사진제공=언약장로교회)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자꾸 죽습니다. 전 세계 사망자가 자꾸 숫자로 인식되지만, 그 숫자에 내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 숫자에 내 식구가, 내 친구가 들어갔을 때는, 그것이 숫자가 아닙니다.

생명입니다. 실존입니다. 어렵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rent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량 실업이 발생하고 있고, 그 실업이 지금 내 주변으로 압착기같이 옥죄어 옵니다.

이럴 때도 그냥 표정 관리나 하면서 아무 문제없이 말이나 하고 글이나 쓰면서 정치 싸움, 이데올로기 놀음, 폼 잡는 문학 놀이 등 관념의 유희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꼴 보기 싫습니다. 가슴이 아프고 속 상합니다.

오늘도 제가 아는 어떤 이는 목숨을 건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약간은 정신이 사납지만, 오늘 주신 말씀을 묵상합니다. 처절하게..

전시용 인생 versus 소모품 삶
어떤 것이 잘 사는 것일까요?

오늘 말씀을 과거 어떤 분의 추모의 자리에서 깊이 생각해 봤습니다. 저도 반드시 그렇게 끝나는 시점이 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사도 바울의 고백입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딤후 4:6-8).

전제(奠祭)가 무엇인가요? 잔에 있는 포도주를 부어서 쏟는 제사입니다. 우리 인생을 붓는 전제에 비교한 것입니다. 처음에 붓기 시작해서 빠져나가 반 정도 남았다가 조금 더 부으면 바닥에 조금 남고 결국에는 방울이 되어 똑 똑 떨어지다가 더 이상 떨어질 것 없이 다 비우게 됩니다.

그러면 다 산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마신다고 생각하세요.
마신 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 자신은 소임을 다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께 부어져서 아름다운 제사가 된 것입니다. 나는 지금 얼마나 남았을까..

반면에 붓지 않고 담아 두기만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보전하려 애쓰지만 결국 증발하거나 상하고, 넘어져 쏟아지거나 하겠지요. 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놔두면 빛을 낼 수 없습니다. 전시용 초가 그렇습니다.초가 아니라 그냥 초의 모양입니다. 초의 기능은 못합니다.

초의 목적은 빛을 만들어 어둠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초에 불이 붙고 자신을 녹여야 합니다. 자신이 녹아 심지에 빨려 들어가 타야 빛을 냅니다. 그렇게 다 녹을 때까지 빛을 내서 어둠을 밝힙니다. 그러지 않고 초가 그대로 있으면 폼은 잡겠지만 빛은 내지 못합니다.

자신을 보전하여 품위만 유지하는 전시용 삶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빛도 내지 못하며 하나님을 섬기지도 않아 받을 상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전시품이 되고 싶어 합니다. 사람에게 보이고 싶어 합니다. 잘 가꾸어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싶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경우를 두고 외식하는 삶이라 하셨고 자기 상을 이미 다 받아 하나님께는 받을 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반면 시간과 건강과 재물, 모든 것을 사용하여 일하고 섬기며 사랑하느라고 닳아 없어지고 써서 줄어들며 결국 모두 부어버리는 소모품 인생에게는 큰 상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십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전시품 인생이 아니고 소모품 삶인데.. 가는 세월 아쉬워하지 말고 더 붓기 위해 노력합니다. 늙는 것 서러워 말고 더 태우도록 해요. 이것이 잘 사는 것이라 하십니다. 필요한데 쓰이는 소모품적인 삶..

힘 내십시오. 그리고 오늘도 주님과 이웃을 위해 소모합시다, 내 남은 생명을!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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