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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의 죽음이 던지는 과제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5-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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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아파트 경비원의 죽음이 세상을 아프게 한다. 벌써 며칠 지난 일이다. 서울지역 얘기다. 주민의 폭행과 갑질을 이기지 못해서 한 선택이었다. 오죽했으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마음이 무겁다. 

아파트 경비원의 임무는 경비다. 도난이나 재난, 외부의 침략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살피는 일이다. 경비원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들이 없으면 모든 주민이 그 일을 해야 한다. 순번을 정해 밤잠을 설치고 단지를 둘러보고 문제는 없는지 수시로 돌아봐야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들이 있으므로 편안한 잠을 자고 있다. 감사해야 할 일이다. 물론 급료를 지급하지만 그래도 그들에게 감사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속의 경비는 그렇지 못하다. 대우받는 건 고사하고 하수인취급 받기 일쑤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그들의 몫이 대부분이다. 청소도 하고 허드렛일도 한다. 심지어 주민들의 갑질을 받아주는 대상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의 품격이 이 정도다. 세계 무역규모 10위권 어쩌고 하지만 질적 선진화는 아직 멀었다. 한때 일본을 경제적 동물이라고 손가락질 했다. 우리가 그 선상에 와있는 듯싶다. 삶의 가치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벌써 오래전에 나온 이야기를 다시 인용해 본다. 보편적으로 갖는 중산층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 물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이었다. 우선 부채가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을 소유해야한다고 답했다. 월급은 500만 원 이상. 자동차는 2000cc급 이상 중형차를 타야하고 예금 잔고는 1억 원 이상은 있어야 한다. 해외여행을 매년 다녀와야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모든 관점이 물질에 한정되어 있다.

프랑스는 다르다. 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 챕터에서 정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이다.
먼저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해야 한다.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한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고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공분'에 의연히 참여 할 수 있어야 한다.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래야 프랑스 중산층이다.

​옥스포드대에서 제시한 영국의 중산층 기준도 유사하다. 먼저 페어플레이를 해야 하며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하며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해야 중산층이다.​

미국의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의 기준은 이렇다.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사회적인 약자를 도와야 한다.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고 테이블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놓여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중산층이라 말 알 수 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다르다. 물질에 기준하지 않는다. 가치에 그 방점이 있다.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 것인가에 교육의 주안점이 있다. 물질은 참된 가치의 삶을 사는 도구에 불과하다. 많고 적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다르다. 무조건 돈만 벌면 눈에 뵈는 게 없는 세상이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경향이 짙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강자만이 살아남는 세상. 1등만이 기억되기를 강요당하는 사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세태. 우리의 아이들을 이런 사회 속에 몰아넣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경비원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다. 그를 폭행한 주민의 일탈적 문제만도 아니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 속에 내재된 현상이다. 이런 일들은 매일 반복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세계가 한국의 조치를 극찬하고 있다. 매사를 주시한다. 한국의 의료장비가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어느 듯 의료선진국이 된 느낌이다. 
우리 스스로도 그런 모습을 대견스러워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나가면 세상은 바뀌어 질게다. 그때 한국의 위상도 달라져 있을게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우리의 가치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 의식을 바꾸고 생각을 바꿔야 한다. 돈이면 모든 것을 용서하는 사회는 마감 지어야 한다. 값비싼 변호사를 붙여 말장난으로 세상을 희롱하는 이들은 퇴출시켜야 한다. 

먼저 정치권부터 바꾸고 사회 전반이 달라져야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살아가는 과정도 중요한 삶의 가치란 점을 일깨워야 한다. 이는 특정인이나 특정 계층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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