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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용수 할머니 "30여 년간 이용당해…벌 받아야"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이진우기자 송고시간 2020-05-25 22:15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윤미향 당선인, 용서한 적 없다"
정의기억연대의 불투명한 기부금 사용 등 의혹을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25일 오후 호텔 인터불고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이진우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진우 기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기억연대)의 불투명한 기부금 사용 등 의혹을 제기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25일 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2차 기자회견에서 "(정의기억연대는) 30여년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 왔다. 한 번도 할머니들의 증언을 받은 적도 없다"면서 "이 문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고,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일 첫 번째 기자회견에서 이야기 했듯이 너무도 생각지 못한 것이 많이 나왔다.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 윤미향을 용서한 적 없다"며 "그것은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2년 6월25일 (위안부 피해) 신고할 때 윤미향이 간사였다. 며칠 뒤 모임이 있다고 해 어느 교회에 갔는데 어느 선생님이 정년퇴직하고 돈을 얼마 줬는데 그때부터 모금하는 것을 봤다. 왜 모금하는지 그것도 몰랐다"면서 "따라다니면서 보니 농구선수들이 농구하는 곳에 기다렸고, 농구선수가 돈을 모금해서 받아 오는 것을 봤다. 돈을 거둔 걸 받아 나오며 배고픈데 맛있는 걸 먹자고 하니 (윤미향이) 돈이 없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는 "두 가지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했다"며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3가지 원칙이 지켜지는 전제 하에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과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교류 방안 및 양국 국민들 간 공동행동 등 계획 수립 및 추진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됐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 인권 교육관 건립 추진을 제시했다.

또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대안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구를 새롭게 구성할 것과 △소수 명망가나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의기억연대가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개방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사업의 선정부터 운영 규정, 시민의 참여 방안, 과정의 공유와 결과의 검증까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저는 올해 93세로, 제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다. 어떤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미래 우리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할머니는 윤 당선인에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라고 했으나,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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