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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선교사, 오아시스의 기적 "구하고, 찾고, 두드려라"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유미선기자 송고시간 2020-05-27 16:25

[성경말씀 마태복음 7:7]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2017년 11월 15일 부산의 지역 교회에서 한국밀알선교단으로 파송받은 이석희 선교사./아시아뉴스통신=유미선 기자

장애인은 활동지원사를 이용합니다. 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이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 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두 명의 활동지원사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명은 외부일 즉, 외출시 이동과 사무실에서 업무를 도와주며 다른 한명은 집에서 가사를 도와줍니다. 그렇기에 퇴근을 해 귀가를 하면 다른 활동지원사가 집에서 먼저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활동지원사가 개인적인 일로 집을 비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알고 외출을 했지만 용무가 예상보다 일찍 끝났습니다. 내가 집을 비운 사이 활동지원사도 개인적인 일로 잠시 외출을 했는데 지원사가 오는 시간이 한참 남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몸이 피곤해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지원사가 올 때까지 공원에서 기다릴까 하다가 ‘어떻게 방법을 쓰면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현관문 앞에 섰습니다. 

먼저 비밀번호를 눌러야 했습니다. 비밀번호를 누르기 위해서는 휠체어를 문 앞에 바짝 붙여야 하는데 그럴 경우 비밀번호를 누른다고 해도 문 앞에 있는 휠체어로 인해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만큼의 공간 확보가 어렵습니다.

몇 번의 도전 끝에 어떻게 손가락이 움직였는지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을 포착해서 누군가의 옷자락을 잡고 통사정 하듯 안간힘을 다해 문이 닫히지 않게 손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문을 열려면 휠체어를 뒤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열린 문을 놓아야 하고 다시 문은 닫힙니다. 힘들게 연 문을 애처롭게 잡고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던 중 시선을 돌려 문 아래를 보니 도어스토퍼(문닫힘 방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막 한 가운데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 이런 것일까요? 너무 기뻤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도어스토퍼를 향해 손을 뻗어보니 도어스토퍼에 손이 닿았습니다. 그리고 문이 닫히지 않게 도어스토퍼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할 수 없었던 무언가를 또 하나 해내었다는 기쁨과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순간 마태복음 7장 7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도 주문처럼 외우고 그래서 무심결에 지나쳤던 말씀을 주님은 실제적인 사건을 통해 내 삶에 실제가 되게 해주셨습니다.

장애인으로서 독립의 삶을 살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비 고비마다 나 스스로는 열 수 없는 문 앞에는 인자하신 하나님의 얼굴, 하나님의 미소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의 노크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시아뉴스통신 정리=유미선 기자]
youmisun.m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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