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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SANDUS 김형철 대표.(사진제공=JESANDUS) |
앙스트블루테 - 불멸의 꽃
저는 난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특히 동양란을 매우 좋아합니다. 호접란처럼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 종류도 싫어하지는 않지만 보통의 동양란이 좋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다는 다른 어떤 식물보다도 보기에 은은하고 또 기르기가 좀 까다롭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고 돌보게 되다 보니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축하할 일이 있는 경우 난을 보내지만 한두 달이 지나면 보내온 난은 까맣게 타 죽어 가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것이 싫어 죽지 않게 돌보다 보니 관심을 더 갖게 되었고 자주 꽃을 피우는 행운을 누리기도 합니다.
난은 꽃을 잘 안 피우기로 유명한데 저는 자주 꽃을 피웁니다. 난을 사랑하는 저의 마음을 난도 알아 차리기 때문이라는 착각도 가끔 하곤 합니다. 그런데 제가 난에 물을 주며 관리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한 달에 한번 날짜를 정해서 그날이 되면 열 일을 마다하고 물 통에 깊숙이 난을 화분 째 한나절 정도 담가 두면 되는 정도로 간단합니다. 근데 저의 이런 물주기 방식이 혹시 난의 번식 본능을 자극하여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생물학 용어에 ‘앙스트블루테(Angstblute)’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원은 독일어의 Angst(앙스트) 즉 불안이라는 말과 Blute(불루테) 즉 개화라는 말이 합해진 말로써 생물들이 생존하는 환경이 열악해 져서 생명이 위태로워지면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번식 본능이 발휘되어 생의 마지막에 유난히 화려한 꽃을 피워 올리는 현상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제가 난에 물을 주는 방식이 한달 동안 난의 갈증을 키워 열악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그 후에 물주기를 반복하다 보니 앙스트블루테와 같은 난의 번식 본능을 자극하여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스트라디바리우스 같은 명품 바이올린을 만드는 목재 재료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전나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홍수가 나서 뿌리가 반쯤 드러난 전나무는 생명의 위태로움을 느끼게 되고 그 순간 극한의 불안 속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번식의 꽃을 피웁니다. 이처럼 죽음의 불안을 느낄 때 죽음에 맞서서 꽃을 피워내는 나무는 명품악기의 재료가 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명기로 거듭나게 됩니다.
헨델은 자신의 가장 추운 인생의 고난기를 맞이하면서 그 유명한 불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작곡하였습니다. 청각이 마비된 베토벤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생명의 에너지를 쏟아 부어 불후의 명작 '합창교향곡'을 작곡하였고 마치 앙스트불루테를 피워내듯 이 합창교향곡의 ‘환희의 찬가’를 만들어 내어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앙스트블루테의 고난을 극복하고 꽃을 피워내지는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견뎌내지 못하고 포기를 합니다. 그러기에 죽을 것 같은 자신의 고난을 딛고 그 희생을 밑거름 삼아 꽃이 되도록 삶을 개척한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에 고난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선택할 선택지는 그 고난에 굴복하고 꽃도 피우지 못한 채 들풀처럼 죽어갈 것인가 아니면 불굴의 의지로 그것을 이겨내고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의 재목이 될 것인가의 두 종류일 것입니다. 저는 우리는 모두 운명적으로 그 고난을 이겨내라고 지음 받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모두 헨델이 될 수 없고 베토벤이 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역경을 극복한 자신에게 자부심이라는 상을 줄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남이 인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나의 삶이 의미를 더해 가는 것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역경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지닌 고난이 무엇인지 몸소 체험하신 분입니다. 하나님의 아들로써 겪지 않아도 될 고난이었지만 스스로 그 십자가의 고난을 직접 짊어 지셨기에 우리를 격려하실 수 있는 체험자이기도 하신 분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이야 말로 앙스트불루테의 표본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지금도 하나님 우편에 앉아 우리가 고난을 극복하고 앙스트불루테의 화려한 꽃을 피게 하기 위해 중보 기도하고 계시는 분입니다. 그런 예수님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승리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의 모든 고난에서 건지시는도다(시편 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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