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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上] 난개발 막겠다던 지자체, 지금은…?

[경남=아시아뉴스통신] 김회경기자 송고시간 2020-06-17 13:53

지자체장 공약까지 무시한 난개발로 곳곳이 ‘몸살’
산림 훼손 후 토사를 밀어 올리고 작은 골짜기에 마치 군사용 벙커처럼 건축되고 있다. (아시아뉴스통신=김회경 기자)

[아시아뉴스통신=김회경 기자]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지방선거가 한창일 때 경남도내 각 지방차지단체장 후보들의 상당수가 ‘난개발 방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계곡 깊숙한 곳까지 파고드는 공장으로 울창했던 산림은 훼손되고, 괜찮다싶은 전망이 있으면 어느 날 갑자기 펜션이나 식당이 들어서면서 자연환경이 훼손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시장이나 군수 후보들이 앞 다퉈 난개발을 막겠다고 약속하고 나섰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한 공약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지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지금은 어떨까? <아시아뉴스통신>은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불법산림훼손 등 난개발이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는지, 안전사고 우려는 없는지, 대안은 무엇인지를 기획 취재해 시리즈로 보도한다.

(상)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 해안에는 어떤 일이…
 
20여 년간의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인구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거제시는 주택부족이 심각해지자 산비탈을 헐어서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얼핏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경사와 가파른 산지와 언덕 등지에 아파트는 물론 다세대주택과 단독주택 등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당연히 난개발 논란을 불러왔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지방선거 후보였던 당시 ‘난개발을 막겠다’는 공약을 비중 있게 내세웠다. 의식 있는 시민의 위치에서 시정을 총괄하려는 시장의 자리를 염두에 두고 꼼꼼히 따져보니 난개발이라는 담론이 머릿속을 꽉 채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거제시의 현안을 제대로 파악한 좋은 공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변 시장의 이런 공약이 헛구호였는지, 아니면 개발행위 인·허가권을 가진 토목·건축과 공무원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거제시의 난개발은 계속되고 있다.

민원제기에도 “합법적 허가” 팔짱낀 공직사회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리 산 46-2번지 일대. 포구를 살짝 안고 있는 경관이 빼어난 언덕배기 야산이 있다. 바로 아래에는 아름다운 포구와 방파제가 있어서 주말이면 수많은 낚시객과 탐방객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최근 대규모 산림훼손에 이어 식당용 건축물이 지어지기 시작하면서 6필지에 대한 난개발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 좌측은 난개발이 이뤄지기 직전 구글에서 촬영한 해당부지이며, 사진 우측은 현재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공사현장.(아시아뉴스통신=김회경 기자)

거제시에 사는 A씨는 자신의 소유 임야 7,000여㎡(약 2,000여 평)에 식당용 건축물 건립을 위해 거제시로부터 4093㎡(약 1238평) 규모의 산림훼손 허가를 받았다. 이 지역은 준보전 산지에다 계획관리 지역이어서 대지면적의 40%에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A씨가 개발행위를 전제로 허가 신청을 한 건축물은 바닥면적 382㎡(116평) 규모의 지하 1층에 지상 1층 구조물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거제시가 고작 바닥면적 116평 규모의 집을 짓기 위해 11배에 이르는 1300여 평에 이르는 산림훼손 허가를 내준 것이다. 이 지역은 건폐율이 40%다. 여유 있게 잡아 건축 바닥면적의 3~4배의 산림훼손 허가를 내준다 하더라도 500여 평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무려 10배가 넘는 산림훼손 허가를 내준 것은 상식에 벗어난다. 건축이 준공되면 모두 대지로 바뀌게 된다. 물론 추가 개발행위 허가 없이도 추가 건축도 가능하다. 엄청난 자산 가치 증가를 가져다주게 된다.

헤집은 골짜기, 안전사고 우려도

게다가 A씨가 건축물을 건립하는 곳은 훼손한 산지 가운데 이 일대 빗물이 모여서 내려가던 조그마한 골짜기였다. 물이 모이는 면적이 그렇게 넓지는 않은 곳이지만, 자연스럽게 배수가 이뤄지던 곳이다. 요즘처럼 집중호우가 내리게 되면 물길이 골을 이뤄 흐르는 곳이다.
 
눈대중으로 봤을 때는 훼손된 산림면적이 허가된 면적보다 훨씬 넓어 보인다는 것이 산림토목 전문가의 의견이다. 불법산림훼손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구글(google) 등이 제공한 위성사진과 현장 상황을 비교해 보면 토목공사 과정에서 아름드리나무 수천그루가 베어져 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뿐 아니다. 나무를 베어낸 뒤 자연 골짜기를 마음대로 메웠다. 바다 해수면에서 볼 때 작은 골짜기 가장 자리에 건축물이 지어지고 있다. 바닷가에서 보면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해수면 경계와 거의 맞닿았다. 그것도 지하 1층에 지상 1층 건물이다. 2층 꼭대기가 산림을 베어낸 산지 평면보다 낮다. 얼핏 보아 지하벙커를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무심코 보면 군사용 건축물을 짓는 것으로 오인할 수도 있을 법하다. 바다 경관을 앞마당처럼 사용하려는 건축주의 의도가 적용된 결과로 추측된다.
 
개발행위가 이뤄지는 해안산지 건너편 포구에서 쳐다보면 건축물이 해안선과 거의 맞닿아 있다. 요즘처럼 우수기에 빗물이 쏟아지면 위험이 예상된다. (아시아뉴스통신=김회경 기자)

무엇보다 이 일대는 건너편 포구에서 쳐다보면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던 곳이다. 건너편은 제쳐두고라도 해당 산림 바로 아래 동내 포구와 방파제에 서서 위를 쳐다봐도 경관이 엉망으로 변해버렸다. 나무를 베어내고 토사를 밀어 올려 산더미처럼 쌓아놓았다. 줄잡아 대형트럭 100여대 분량은 되어 보인다. 큰 산을 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거제시는 “합법적 허가사항”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해서 탐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거제시 해당부서 인허가 담당 공무원들에게 조목조목 질문을 던졌지만 “농지와 산림, 도로, 건축 등 여러 부서가 협의해서 이뤄진 민원처리인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의 정책공약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inkim12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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