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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기세중, ‘맥락 없는’ 배우의 담대한 도전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기자 송고시간 2020-07-04 10:58

기세중.(제공=쇼플레이)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Q. SNS에 소개에 ‘댄서’라고 되어있던데 이유는.
 
"장난으로 해놨다. (웃음) 사실 춤을 좋아한다. 뮤지컬 ‘그리스’에서도 정말 제 마음대로 춤을 추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댄스컬도 정말 해보고 싶다. 그런데 팬들이 저를 극구 말리더라. 하지만 탭도 너무 하고 싶어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하고 싶다."
 
Q. 기세중 보다 유명한 건 기세중 고양이라는 말이 있는데 키우게 된 계기는.
 
"아는 사진작가님이 퇴근하고 집에 갔는데 고양이가 집에 들어가서 새끼를 낳았다고 SNS에 올렸다. 3개월간 돌보다가 그 후부터 어미 고양이와 떨어질 수 있어서 두 마리를 데리고 왔다. 원래는 길고양이나 아픈 고양이가를 데리고 오고 싶었는데 고양이들이 독립하는 시기와 저의 타이밍이 맞아서 데리고 오게 됐다. 쫄보는 사고를 안 치는데 마초가 사고를 굉장히 많이 쳐 저랑 엄청 싸운다. 마초가 눈을 똑바로 마주치면서 저랑 소리 지르고 싸우는 반면 쫄보는 도도하다."
 
기세중.(제공=쇼플레이)

Q. 기세중의 이름의 뜻은 무엇이고 누가 지어주셨나.
 
"기이할 기, 세상 세, 가운데 중.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건데 사람들이 저보고 지 멋대로 산다고 이름 잘못 지었다고 한다. (웃음) 말을 안 듣는 거는 아닌데 제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한다. 그리고 저는 돌려 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직언을 하는 편이다."
 
Q. 기세중에게 팬들은 어떤 존재인가.
 
"너무 고맙다. 제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시는 분들이다. 관객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안 되지 않냐. 예전에는 건방진 생각으로 ‘내가 연기하는 거에 내가 만족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관객하고 같이 가는 것이었다. 공연을 소비해주는 사람이 있어야지 안 그러면 공연장은 문을 닫아야 한다. 배우는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가치를 찾는 사람이다. 또 100번을 공연하면 100번의 공연이 다 다르다. 매번 감정이 조금씩 다르고 매일 오는 관객이 달라서 배우가 받는 에너지도 다르다 보니 한 번이라도 똑같은 공연은 없다. 특히 요즘 같은 시국에 마스크를 쓰고 공연에 와주시니 정말 감사하다."
 
Q. 배우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
 
"좋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다. 회당 얼마 받는 배우가 되겠다고 따졌으면 지금 돈을 더 많이 받을지는 몰라도 제 성격상 그렇게는 안 되더라. 연기를 하면서 좋은 배우들을 만나다 보면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뮤지컬 ‘그리스’를 할 때 임기홍 형님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임기홍 형님은 개구쟁이처럼 생기셨지만 연기를 정말 잘하시고 진중하시다. 그리고 선후배 누구한테든 똑같이 대해주신다. 저는 제작사 대표라고 수그리고 후배라고 거들먹 거리면서 강약약강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임기홍 형님은 오히려 후배들에게 더 잘해주시더라. 저 분을 보면서 나중에 후배들에게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스’ 마지막 공연날 형님이 울컥했다는 말을 듣고 저도 울컥하는 게 있었다."
 
기세중.(제공=쇼플레이)


Q. 기세중은 어떤 평을 듣고 싶나.
 
"어떤 캐릭터를 해도 두루두루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자기의 이미지나 틀을 정해두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싶은데, ‘베어’를 선택한 이유도 그것이다. 연극 ‘환상동화’에서 한 전쟁광대와 ‘베어’의 피터는 극과 극인 성격이지 않나. 제가 여태 했던 작품들을 보면 맥락들이 없고 일부러 잘 못할 거 같은 위주의 캐릭터들을 선택한다. 도전해야하는 캐릭터를 할 때 재미도 있고 그것을 해냈을 때 성취감이 크다."
 
도전을 좋아하는 기세중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기세중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오면 ‘맥락이 없다’. 그래서 그의 차기작과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궁금해진다. 익히 예상이 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는 사실 기대되지 않기 마련일터. 오히려 자신이 잘 못할 거 같은 캐릭터를 선택해 도전한다는 그의 말에 앞으로 그의 모든 연기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똑똑함을 엿보았다.
 
‘베어 더 뮤지컬’의 피터와 자신은 사실 닮은 게 많지 않다고 말하는 그의 솔직함에 그가 자신만의 피터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관객들에게 큰 궁금증을 던져주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뮤지컬 ‘베어더 뮤지컬’은 8월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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