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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대전시의회 의장, 누가 욕심쟁이인가?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선치영기자 송고시간 2020-07-12 21:11

“나 아니면 안 돼” vs “너만 아니면 다 돼”
선치영 아시아뉴스통신 대전세종충남본사 총괄국장./아시아뉴스통신 DB

[아시아뉴스통신=선치영 기자]지난 3일 대전시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민주당 당론으로 추대된 권중순 의장 후보가 투표에서 11대 11로 두 번이나 부결됐다.
 
부결된 후 “당론으로 정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 의원을 지지하는 일부 의원들이 의회 1층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파행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후보로 출마해 부결된 권 의원이 당일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당이 공천을 주고 대전시민이 뽑아준 의원 신분을 홧김(?)에 공인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하고 헌신짝처럼 던져버렸다.
 
당연히 며칠 뒤 간단한 사과와 동시에 또다시 지난 9일, 13일 진행될 의장단 재선거를 위한 의장 후보 등록에 이름을 올렸다. 개그콘서트를 넘어 봉숭아학당을 보는듯한 모양새다.
 
9일, 권중순 의원의 의장후보 등록에 이어 계속적인 징계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종호 의원도 마감 5분 전, 의장 후보에 등록해 결국 13일에는 양자 간의 대결로 어떤 결정이라도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초스피드로 민주당 대전시당이 윤리심판원 회의를 소집해 10일 당론을 위배하고 의장 후보에 등록한 이종호 의원을 소환해 소명을 들었다. 일부 의원들이 시당에 “아직 출마를 한 상태도 아니고 등록만 한 상황인데 너무 징계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 충분히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항의를 통해 윤리심판원의 판단이 유보됐다. 더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
 
‘전반기에 보직을 맡은 시의원은 후반기에는 보직을 맡지 않는다’는 당론을 위반하고 의장출마에 나선 이종호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제소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두 번의 부결을 겪고 의원직 사퇴서를 던진 후 또 사퇴를 철회하고 의장 후보에 등록한 어찌보면 이번 파행의 피해자이면서 파행을 야기한 빌미를 제공한 권중순 의원은 민주당에 해를 끼치지 않았는가 되묻고 싶다. 투표 전날 늦은 시각 1명뿐인 야당 의원을 찾아가 어떤 대화와 부탁을 했는지, 해당 행위는 없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
 
원칙에 위배 됨에는 엄정한 질책과 책임, 징계를 부여하는 것은 신뢰받는 공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균형감 있는 정확한 잣대로 억울함이나 불공평하지는 않는지 꼭 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대전시의회, 구의회 등 원구성에 있어서 많은 여러종류의 파행을 지켜보아 왔지만 이번 파행은 “90%의 개인역량 부족과 5%로 해먹은(?) 의원들의 욕심, 5% 해먹어야 할(?)의원들의 욕심이 만든 합작품”이라는 웃지 못할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행이 극적으로 해결될 충분한 기회도 있었다. 2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친 다음 날인 10일, 마지막 민주당 의원 간담회가 열렸다.
 
많은 내용이 오가던 중, ‘본회의에서 두 번의 부결을 받은 권중순 의원과 당론을 어기고 출마한 이종호 의원이 모두 후보에서 사퇴하고 전반기에 보직을 맡지 않은 의원들 가운데 새 인물을 추대하자’는 파격적인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이종호 의원은 “내 개인적인 감투 욕심으로 출마한 게 아니다. 두 번이나 부결돼 의장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는 인물에게 의장을 맡길 수 없어 출마한 것”이라며 “권 의원이 함께 사퇴한다면 기꺼이 사퇴하고 새로이 정해지는 후보를 적극 추대하겠다”고 동반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권중순 의원은 “내가 후반기 의장에 등록하는 것은 당론으로 아직도 유효하다”며 “사퇴를 하지 않고 출마하겠다”고 밝혀 마지막 간담회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깨졌다.
 
두 명의 후보가 동반사퇴하고 새로운 인물을 추대했다면 ‘전반기에 보직을 맡은 의원은 후반기에 맡지 않는다’는 큰 틀의 당론은 지켜지며 아름다운 만장일치 협의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안타까운 상황이다. 결국 당론을 앞세운 권 의원이 ‘내가 꼭 해야만 한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권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할 말을 잃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명분 속에 감춰진 개인 욕심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13일이면 어찌됐든 대전시 의장단 선거가 진행된다. 징계 위기의 이종호 의원이 후보를 사퇴하면 또다시 권중순 의원을 놓고 표결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13일 선거 결과가 3일 선거의 재판(再版)이 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제8대 대전시의회 남은 2년이 캄캄한 터널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길 바래본다.

sunab-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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