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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부는 더 이상 지방 사람들을 욕되게 하지 말라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7-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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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지방에 사는 게 요즈음처럼 욕된 적은 없다. 내 삶에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산 것이다.”

얼마 전 만난 선배의 말이다. 선배는 대전에서 살고 있다. 그는 서울 명문대학을 나와 대전에 있는 정부기관에 취업했다. 그리고 줄곧 대전에서 살았다. 이곳에서 결혼하고 자식 낳고 현재까지 살고 있다. 

그는 얼마 전 현직에서 물러났다. 자식들도 잘 자라 주었다. 딸은 의사로 아들은 대기업에 취업해서 나름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남부러울 것 없이 잘 살았다고 자평했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 스스로의 삶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부동산정책 때문이었다.

그는 벌써 오래전 서울에 있는 작은 아파트를 팔아 대전에 집을 장만했다. 물론 아파트였다. 당시에는 대전 아파트나 서울의 아파트나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다만 서울에서 작은 아파트에 살았다면 대전에서는 그보다 널찍한 아파트에 사는 정도였다. 만족감도 있었다.

서울에서 옥닥복닥 좁은 공간에서 살았다면 대전에 와서는 널찍하게 살 수 있으니 훨씬 여유로운 삶이라고 생각했다.

헌데 최근 들어서는 그것이 얼마나 헛된 생각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값이 다락같이 올랐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똘똘한 집 한 채를 주장하며 숱한 집값정책을 폈다. 

2017년 8월에는 단기수요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라고 내놓았다. 이것이 8.2 부동산대책이었다. 서울 11개구와 세종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수도권 일부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2018년에는 9.13대책을 선보였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강화하여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대책이었다.

그리고 2019년 12월 16에 또 하나의 주택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요건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부동산대책이란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정책이 나올 때마다 올랐다. 지난달까지 현 정부 들어 벌써 21번째의 정책이 발표됐다. 10일 발표된 정책을 들면 22번째다.

이러는 과정에서 서울 집값은 금 쪽이 됐다. 강남의 웬만한 20평대 아파트는 20-30억 원을 호가한다. 얼마 전 박병석 국회의장의 강남 반포주공아파트는 60억 원에 달한다고 경실련이 밝혔다.

물론 40년간 실거주아파트다. 그것을 트집 잡는 것은 아니다. 다만 2016년 35억 6400만원하던 아파트가 지난달 59억4700만원으로 값이 올랐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기 전보다 4년 새에 23억 8300만원이 올랐다.

이는 비단 박의장의 아파트만 그런 게 아니다. 서울의 상당지역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선배가 느끼는 것은 이런 현상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다.

대전에 내려와서 그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서울 20평 아파트한 채만도 못한 재산을 모은 것이 억울하다는 말이다.

이는 지방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 게다가 요즈음은 SNS에 대놓고 지방 아파트 팔아 서울 가서 집사라고 일러댄다. 말 같지 않은 것 같지만 듣고 보면 그럴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의 집값은 그냥 두어도 천정부지인데 지방의 아파트는 그대로니 한 채만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럴 수 없기에 가만히 있는 게지 지금이라도 서울 집살 돈이 있다면 가야할 판이다.

이럴 바에는 왜 집값 안정화 대책이니 뭐니 하는 걸 내놓는 건지. 불만이 거셀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사전 조사비용도 들어가고 용역비도 수억 원 혹은 수십억 원이 들어간다.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뚝딱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에게 고가의 자문료를 주고 조언을 듣고 여러 집단의 논리를 바탕으로 정책을 입안한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인 정책들이 시행 안함만 못하다면 왜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지. 답답하다. 정책 입안자들은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다 안 되면 말고 식이다. 

서울에 사는 사람을 빼면 모든 사람들이 지방 사람들이다. 물론 서울사람도 서울지방 사람이다. 하지만 이제는 서울사람과 지방 사람은 엄연히 구분된다. 현 정부 들어서 더욱 두드러졌다.

모든 정책이 서울만을 놓고 구상되는 느낌이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큰 줄기는 서울에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1000만 시민을 위한 정책이 이정부의 기조를 이루는 정책이다. 서울공화국이란 말이 그래서 나오는 거다.

노무현 정부 때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면서 지방이 한때 제값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지방은 한마디로 헐값이 됐다. 재산의 가치뿐만 아니라 삶의 가치도 급락하고 있다.

모든 것이 서울위주다. 지방 사람도 이 나라 국민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부가 지방 사람들에게 안겨주는 심각한 자괴감이다.

이러고도 지방에서 정부의 지지도가 이어가길 바라는 건지. 묻고 싶다. 아무튼 정부는 더 이상 지방 사람들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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