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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의회에 떨어진 징계폭탄의 의미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8-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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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대전시의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대전시의회와 기초의회 자당 의원들에게 징계폭탄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의원 22명 가운데 2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니 더욱 그렇다. 당명을 어리고 자리싸움으로 후반기 원구성이 지연됐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행간을 읽어보면 이 나라 민주정치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전시의회 의원들의 징계와 이 나라 민주정치의 현주소가 무슨 상관일까. 

사회는 벌써 일렬로 줄 세워지기를 싫어한다. 줄을 세우려 해도 “왜 그 줄에 서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논의하고 위치하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민주사회의 기본이다. 그만큼 시민의식이 성숙되고 성장해왔다.

민주항쟁을 통해 우리의 권리를 되찾았고 촛불혁명을 통해 정권을 바꾸었다.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방법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치권은 다르다. 그들은 일렬로 줄 세우기를 좋아한다. 민주정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국회도 예외일 수 없다.

위에서는 대통령과 당 대표에서부터 국회의원 시도의회 시군구의회 의원들이 한 줄로 서있다.

그곳에서 밖으로 한발이라도 내밀면 제명이거나 징계다. 일사불란한 지휘통제의 틀 속에 있어야 한다.

가장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뽑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가장 비민주적으로 움직인다. 어찌 보면 전 근대적인 사고방식과 틀 속에 갇혀있다. 이것이 이 나라 정치의 현실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176석의 의석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사천리로 입법 활동을 하고 있다. 무조건 찬성이다. 당 중앙에서 결정한 사항이면 무조건 따른다. 따른다는 표현보다 따라야 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혹과 관련 당시 이해찬 대표가 함구령을 내리자 민주당 의원들이 입을 닫았다.

당론을 따르지 않은 금태섭 전 의원을 징계하면서 그랬고 최근 불거졌던 개헌 논의도 마찬가지다. 대표가 한마디 하면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현재의 더불어민주당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난 정권도 다를 게 없었다. 한국당이나 그전의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이 곧 법이었다. 그의 한마디에 모든 의원들이 입을 닫았다.

오죽했으면 청와대 국정농단사건이 벌어지도록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을까. 그들의 자리는 치외법권 지역이었다.

문고리 3인방이라는 비서관들이 국사를 떡 주물듯해도 국회의원들은 고개를 돌리고 외면했다.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있겠지만 모두 함구했다. 

좋게 말하면 일사분란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생각하면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표방한 독단일 뿐이다.

이런 모양과 프레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니 언제 이 나라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필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정치인들에게 자당 대통령이나 당 대표는 하늘이다. 국회의원들이 선수에 따라 보직을 따지고 갈라먹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대통령이나 당대표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항변할 수 있다. 

“내가 공천을 주었으므로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러니 내 명에 따라야 한다”는 논리다. 어렵게 정당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정권을 잡았다면 그 탓에 국회의원이 된 것이니 중앙당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나이나 경륜으로 보아 초선의원들은 아직 어린 아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러 저런 시각은 다분히 비민주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어찌 보면 가부장적이고 전 근대적이다. 그런 인사들이 이 나라 정치의 중심에 있다.

그 여파는 시.도당에서도 맥을 그대로 잇고 있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 밖에 나면 다음에는 공천을 받을 수 없다. 그러면 해당 정당의 시의원이 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말을 뒤집어 말하면 지역 국회의원의 심기를 건드리면 지역의원으로의 생명도 끝날 수 있다. 결국 지역 시.도의원들은 거의 모두가 해당 국회의원들의 식솔들이다. 그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주민보다 국회의원들의 눈치를 더 살펴야한다.

그것이 이 나라 풀뿌리 민주주의 산실인 시도의회의 현실이다.

시민을 걱정하거나 먼저 생각하는 의회 의원은 거의 없다. 국회의원의 기분을 언짢게 하면서 그 바닥에서 살아남을 의원도 없다.

명분이야 당명을 어겼다는 표현을 쓰지만 결국엔 지역 국회의원들의 심기를 건드린 지역의원은 징계의 대상이 되고 차기 의회에 진출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같은 행태의 지방의회를 지켜봐야 하는 건가. 되물어 보지만 답이 없다. 이것이 현실이고 현 대한민국의 국회고 지방의회다.

지역 국회의원에게 고개를 쳐들면 그때는 징계폭탄을 맞는다. 대전시의회와 구의회 의원들이 많게는 2년에서 적게는 1개월의 당원자격정지 처분을 받는 이유다. 물론 모두는 아니지만 대부분이다.

구의회가 구민들의 대의기구로 시의회가 시민들의 대의기구로 거듭나는 날은 아직은 멀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고 그날을 위해 도전해야 한다. 이번에 중징계를 받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나름의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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