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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용담댐 관리부실 책임져야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8-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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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이번 장마는 정말 지루하다. 벌써 50일째다. 단 하루 반짝한 날이 없다. 거의 매일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곳곳이 물난리다. 전국 어디 빤한 구석이 없다.
매일 들려오는 이야기가 침수고 산사태다. 하늘만 쳐다봐도 가슴이 답답하다. 이번 주에도 비예보가 계속되고 있으니 타들어가는 수재민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옥천군, 영동군 등도 이번 비피해가 비켜가지 않았다. 곳곳이 물에 잠겼고 제방이 유실됐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사정은 다른 지역과 차이가 있다.
다른 지역은 극심한 폭우에 의한 자연 재해다. 허나 이들 지역은 자연재해에 용담댐의 물관리 부실문제로 인한 인재가 덧붙여졌다. 

물론 정확한 사실은 추후에 조사를 해야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렇게 보여진다. 그것도 조사기관의 상황에 따라 제대로 적시할지는 의문이다. 상식적 판단에서 보면 댐의 물관리가 허술했다는 게 중론이다.  

용담댐은 지난 2001년 준공된 전북 무주군에 위치한 다목적댐이다. 다목적댐은 하천의 흐름을 막아 생활용수는 물론 공업,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 댐이다. 동시에 홍수의 조절과 발전 등을 목적에 포함하고 있다.

최대와 최소 유량의 편차가 심한 지역을 가로막아 홍수 때는 물을 조절하고 갈수기 때는 물을 담아 주변지에 수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용담댐은 저수량 면에서 소양강댐, 충주댐, 대청댐, 안동댐에 이어 국내 다섯 번째 규모다. 

이런 다목적댐이 이번 장마에는 홍수조절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문정우 충남 금산군수를 비롯해 옥천, 영동, 무주 지역 군수들이 12일 한국수자원공사를 방문해 항의한 것도 맥을 같이한다.

용담댐은 집중호우가 쏟아지기 일주일전인 지난 30일 저수율이 홍수 제한수위인 85.3%에 도달했다. 그리고 지난 1일에는 90%까지 육박했다. 위험수위를 한참 넘겼다. 사실상 물을 쏟아내야 할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류지역인 전북지역에 집중호우가 예보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상식적으로 당연히 물을 방류해야하는 게 맞다. 수자원공사 댐 관리규정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그런데 용담댐은 하지 않았다. 초당 300t씩 흘려보내던 방류량을 도리어 45t으로 줄였다. 거꾸로 한 셈이다. 그리고 4일이란 시간을 보냈다. 

집중호우가 시작된 7일에야 방류량을 초당 700t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다 제한수위 100%를 초과하자 초당 2913t을 쏟아냈다. 거의 초당 3000t에 달하는 수량을 하류지역으로 한꺼번에 흘려보냈던 게다.
당연히 방류량을 감당할 수 없는 하류지역은 물난리가 났다. 금산을 비롯 옥천, 영동 등이 이렇게 해서 침수됐다. 

금산의 농경지 471ha가 물에 잠기고 92가구가 침수돼 233명의 주민이 임시대피소에 대피했다. 가압장이 물에 잠겨 금산군 복수면 목소리, 금성면 마수리 등 지대가 높은 지역의 급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침수된 농경지 중에는 인삼밭이 200ha에 이른다. 전체 침수지역의 절반 정도가 인삼밭이다. 이외에도 조정천 제방, 천황천 제방, 금강 제방(무지개다리 하류), 방우리 마을진입로가 유실됐다. 

유실된 제방이야 다시 쌓으면 되지만 수확기를 남기고 있는 인삼밭은 어찌하랴.
인삼은 물에 약하다. 한번 물에 잠기면 치명타다.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물론 수확 자체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인삼은 최소 4년에서 6년을 지나야 수확하는 식물이다. 수년 동안 밤잠 못자고 관리하며 키운 농작물이 한순간에 버려질 판이다. 그래서 더 답답하다. 

군수가 발 벗고 한국수자원공사를 찾아간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정우 금산군수는 “용담댐 건설의 주목적은 안정적 물 공급과 동시에 물 재해 사전 예방이다. 그럼에도 집중호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급격한 방류로 침수 피해를 유발시킨 것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또 “물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실질적 피해복구 및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용담댐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기관이다. 정밀조사를 통해 살펴봐야겠지만 금산과 옥천 영동 농민들의 피해를 모른 채 해서는 안된다.

이런 저런 규정을 들어 인재가 아니라 자연재해라고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서도 안된다. 그것은 국가에 대한 신망을 저버리는 행위다. 책임질 것은 지고 보상해야 할 것은 보상해야 한다. 농민들의 아픔을 보듬는다는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한다. 동시에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대동강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은 아니기에 하는 소리다.
2kwang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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