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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해중부경찰서 강혜린 순경, 가을 날 반팔의 아동을 본 적이 있나요?

[경남=아시아뉴스통신] 김성조기자 송고시간 2020-09-16 13:34

김해중부경찰서 강혜린 순경(사진제공=김해중부서)

[아시아뉴스통신=김성조 기자]9월이 되며 푸르던 잎들도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는 시기가 찾아온다. 거리의 사람들도 가을이 되면서 두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곤한다. 그러나 그런 날씨속에서 여전히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의 아동을 본 적이 있는가?

흔히들 아동학대는 신체적 학대만이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아동학대란 단어를 살펴보면 신체학대·정서학대·성학대 그리고 방임 및 유기의 행위를 모두 포함한 단어이다.

여기서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부분, 바로 방임 및 유기이다.

APO(Anti-Abuse Police Officer, 학대 예방·전담 경찰관)로 근무를 하면서 한 아동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아동은 겉으론 성인과 비슷한 체형과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학교란 그늘속에서 보호를 받고 가정내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아동은 부모의 방임속에서 자기자신을 혼자서 지켜가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신체학대뿐만이 아니라 방임 및 유기속에 학대를 받고 있는 아동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 중 75.6%가 부모에 해당하며, 신고건수는 전년비 1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누구보다 아동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아동을 품어줘야 하는 부모가 아동학대의 가장 큰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보통 신체적 학대는 성인이 아동에게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공격을 포함한 정도가 심한 체벌을 가하는 것이나, 아동을 심각한 부상이나 목숨에 영향을 끼치는 타박상, 상처, 골절, 열상 등의 상처를 입히는 것으로 다른 학대에 비해 이를 좀 더 알아차리기 쉽다. 그러나 방임 및 유기는 부모 및 양육자가 아동에게 필요한 음식, 옷, 거주지, 의료 서비스, 건강관리, 안전, 행복 등을 적절히 제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것을 의미해 육안으로 이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위의 학대를 받고 있는 아동은 대게 학교 결석, 음식이나 돈 구걸, 의료 및 치아 관련 서비스 부재, 지속적인 위생 불량,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옷 착용 등으로 이를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아동에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현재 아동과 관련하여 우리 사회에서 많은 우려들이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아동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작지만 쉬운 방법은 바로 관심과 신고이다. 국번없이 112 번호 하나로 어디서든 아동학대 신고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APO가 아동학대에 대한 인지로 이어져 조사가 가능하게 된다.

이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짧은 반팔 차림의 아이가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가? 우리의 이 같은 노력의 끝에선 따뜻한 옷을 입은 아이가 밝은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jppnkim508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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