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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형제' 의식 잃고 사경 헤매는 아픔 나흘째 지속돼

[인천=아시아뉴스통신] 조은애기자 송고시간 2020-09-18 13:23

중화상 입은 초등학생 형제, 원격수업은 열심히 참여
빌라 화재현장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배가 고파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 초등학생 형제가 사고 나흘째까지 서울 화상전문병원에서 의식을 잃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어머니 A씨(30)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던 두 형제는 화재로 인해 온몸에 중화상을 입은 사고로 의식을 잃고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 형제의 어머니는 사고 전날 밤부터 이틀간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B군(10)은 불이나 화마가 할퀴자 동생 C군(8)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하고 동생은 형보다 화상을 덜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큰아들 B군은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으며 모친 A씨는 말을 듣지 않는다며 B군을 수 차례 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형제의 이러한 아픔은 엄마와 사회로부터 방치돼 있어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A씨 이웃들은 2018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A씨가 자녀를 방치하고 학대한다고 모두 3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전문보호기관은 코로나19로 상담치료 등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모친 A씨가 두 아들을 방임한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된 것은 2018년 9월이다. 당시 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A씨 가족의 물리적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로부터 1년 뒤 두 번째 신고가 접수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보호전문기관이 A씨 자택을 방문했을 당시 집은 청소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등 어수선한 상태였다. A씨와 상담을 한 기관은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라고 재차 주문했다. 이미 이러한 정황이 파악돼 모친 A씨와 두 아들에 대해 사전 조치가 있었다면 이러한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위로의 뜻을 전하며 코로나19(COVID-19)발 '돌봄 공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8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는 중에 인천 초등학생 형제가 스스로 끼니를 챙기려다 생긴 화재로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아동 현황을 세밀히 파악하고 세심한 돌봄 지원방안을 시행했으면 한다"며 "통합앱 등을 통한 돌봄신청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긴급돌봄이 내실화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회에서 양향자 의원은 "우리 사회와 국가가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돌봄교실을 이용치 못하는 아이들의 등교가 중단돼 파악이 안되는 아이들의 상황을 시급이 파악해야 한다. 더이상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말자"고 강조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돌봄서비스와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중식비 제공 등의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치료지원이나 학습 정서적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그런 대책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두 형제의 어머니 A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과 신체적 학대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특히 큰아들 B군은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어 추가 방임학대 및 아동학대 등이 있었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조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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