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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가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10-0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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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나훈아가 15년 만에 나타났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에서였다.
세상이 열광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의 콘서트를 보고 행복했다. 1인 열창 2시간 30분은 결코 짧지 않다. 웬만한 공연은 이정도하면 지루할 수 있다. 게다가 1인 콘서트였다. 그럼에도 나훈아의 콘서트는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도리어 시간이 짧았다. 
왜 우리는 이리도 나훈아에게 열광하고 있는가.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무엇을 우리에게 던졌는가. 
나훈아란 이름은 어제 오늘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그는 1947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74세다. 할아버지다. 노인이란 말로도 부른다. 하지만 나훈아를 보면서 노인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가 74세의 할아버지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청년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
그의 본명은 최홍기다.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1966년 ‘천리길’이란 노래로 데뷔한 가수다. 54년 전의 일이다. 그는 가수라는 외길을 걸어왔다. 숱한 히트 곡을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젊은 날의 나훈아는 가요계의 영웅이었다. 지금도 그 명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젊은 날에도 대단했다. 그러다 그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15년의 시간이 지났다.
올 추석. 그가 1인 콘서트로 돌아왔다.
KBS2에서 방영된 콘서트는 참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코로나19 때문에 방청객은 없었다. 나훈아 본인도 공연 중에 이같은 현실을 토로했다. “그동안 숱한 공연을 해봤지만 이런 공연은 처음”이라고 했다. 방청객도 없는 공허한 공간에서 혼자 열창했다. 물론 합창단과 스텝들이 뒤를 받쳐주었다. 하모니카를 불고 혹은 기타를 치는 이들도 등장했다. 많은 카메라 멘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비추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화려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대에서 긴 시간을 열창한 것은 나훈아였다. 땀을 흘리며 특유의 창법을 살려내려 심혈을 기울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거칠게 포효하고 때로는 길게 숨을 삼켰다. 숨이 멎을 만큼 낮은 목소리로 길게 호흡을 내뱉었다.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노랫말이 듣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그가 ‘명자’라는 노래에서 “자야, 자야”라고 부를 때. 이름자 뒤에 ‘자’자를 달고 사는 여인들은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었다. 어린 시절 따사롭게 불러주시던 그 아버지.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도는 그 아버지의 온기를 그를 통해 들었다. 그래서 눈물을 훔쳤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라는 대목에서 숱한 사람들이 멀리 떠난 어머니를 반추했다. 
이제는 반백이 된 나이로 철없던 시절 가슴팍에서 보챘던 날에 그 어머니. 그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을 흘린 이들이 많았다. 자식들과 앉아 눈물을 보일 수 없어 속으로 운 사람들. 그들은 그의 ‘홍시’를 통해 어머니를 만났다. 

‘전철 두 번 갈아타고 
지친 하루 눈은 감고 귀는 반 뜨고 
졸면서 집에 간다.’(‘남자의 인생’중에서)

아버지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들. 근로자들.... 
가장으로 힘겹고 고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하는 그들. 때로는 삶이 무거워 지치기도 하지만 그 아버지란 이름 때문에 물러설 수 없는 숱한 사람들이 나훈아의 ‘남자의 인생’을 통해 위로받았다. 이 노래 한마디에 고단했던 지난날의 힘겨움을 내려놓았다.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테스 형!’ 중에서)

그의 노래는 철학이었다.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학적 사고를 읽어주었기에 함몰되었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인생이라는 무게. 그것에 접근하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였다.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우리가 살면서 근본적으로 묻고 싶은 의문. 삶의 문제를 두드리는 그의 노크소리가 크게 들렸다. 삶의 편린을 통해 들여다본 세상이 그곳에 있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의상을 갈아입었다. 이 또한 연출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모습을 연출로 보지 않았다. 그의 열정과 진정성으로 보았다. 무대의상을 갈아입는 시간조차 아끼면서 공연에 열중하는 모습으로 보았다. 
장중한 분위기의 대례복도 입었고 통기타 가수의 남방셔츠도 입었다. 찢어진 청바지에 붓 터치가 거친 니트도 입었다. 때로는 민소매 러닝셔츠 차림으로 열창했다. 무대를 뛰어다니고 뛰어 오르고 또 뛰어 내렸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열정을 보았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 그리고 젊음이 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그를 통해 보았다.
결코 좌절할 수 없는 현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삶 속에서도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은 열정과 희망었다. 그는 우리에게 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나훈아라는 가수에게 열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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