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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추석은 나훈아 열풍에 국민이 행복했다. (사진=KBS 2TV '나훈아 스페셜' 캡처) |
[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소설가]
나훈아 열풍이 뜨겁다. 가는 곳마다 그의 이야기다. 식구들이 어울려도 그 이야기다. 나훈아의 공연이 끝난 지도 며칠이 지났는데 여운은 계속되고 있다.
왜 우리는 이리도 그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일상 속에서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안겨주는 일들이 없었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지루한 코로나19 난국에 살고 있다. 매일 마스크를 쓰고 이웃을 대하고 있다.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하고 학교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 시장가는 것도 조심해야하는 일상에 살고 있다. 누굴 만나려하면 첫마디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그렇게 하자”고 한다. 우선은 피하고 본다. 이것은 비단 한 지역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나라 모든 곳이 다 그렇다.
금년 추석은 정부가 나서서 귀향 자제를 권했다. 가능하면 고향에 내려가지 말라고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그동안 살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러다보니 모든 것이 힘들다. 경제도 힘들고 사는 것도 힘들다. 인심도 팍팍하다.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했던 풍요도 없었다. 두 달을 이어온 장마에 농촌의 마음마저 거칠어졌다.
과수원마다 충실했을 열매가 없었다. 야채는 천금같이 올라 주머니사정을 어렵게 한다. 경기가 내려앉으니 일자리가 든든할 수 없다. 불안 속에 사는 근로자들이 부지기수다.
여기에 정치마저 국민을 위안하지 못했다. 여야는 매일같이 싸움질이다. 개혁이니 반 개혁이니 하는 말장난으로 국민들을 피곤하게 했다. 이 나라 남자면 모두가 다녀와야 할 군 관련 문제도 특혜라는 이름으로 더렵혀졌다. 남의 자식은 그렇게 하면 안 되지만 내 자식은 된다. 이런 발상이 속을 거북하게 했다.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공식이 통용됐다. 이번만은 그렇지 않으리라 믿었지만 역시였다. 그러다보니 국민적 스트레스는 쌓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마당에 나훈아의 공연이 그 답답한 심정을 풀어주었다.
국민들이 그에게서 시원함을 맛본 것은 열창뿐만이 아니었다. 어찌 보면 열정을 다해 불렀던 노래 너머에서 우러난 짭쪼롬한 맛이었다. 아무에게서 맛볼 수 없는 손맛 같은 것. 쓴 소리라기에는 너무나 깊고 짜다고 하기에는 너무나 달콤한 맛이었다. 오랜 세월을 삭혀온 깊은 장맛이랄까. 아무튼 우리는 그에게서 그런 맛을 보았다. 일상의 정치인들에게서 맛볼 수 없었던 깊은 예인의 울림을 들었다.
“우리는 힘듭니다. 많이 힘듭니다. 역사책을 보든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느냐. 바로 오늘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유관순 누나, 또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이런 분들 모두가 다 보통우리 국민이었습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에서 제일 1등 국민입니다.”
여기서 위정자는 가식적인 정치인을 뜻한다.
그의 이 말에 우리는 위안 받았다. 누구도 해주지 않던 말이었다. 이 나라 주인이 국민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잊고 살았는데 그것을 그가 일깨워주었다. 정부를 만들어준 사람들도 국민이었다. 촛불혁명을 일으킨 사람들도 국민이었다. 그것을 통해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 준 것도 국민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것을 잊고 있다. 자신들의 노력으로 이룩했노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권력을 이어갈까만 고민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서 혹은 국민의 뜻에 따라 라는 말잔치만 할 뿐이다. 진정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벌써 망각해버린 느낌마저 든다. 도리어 오만과 방자한 모습으로 오늘을 슬프게 하고 있다. 그들만의 잔치와 그들만의 놀이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것들이 나훈아의 한마디를 돋보이게 한다. 그의 말이 이토록 시원하게 다가오는 것은 오늘의 현실이 사이다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그의 말을 놓고 말장난을 할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말로만 국민을 위하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위정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그들로부터 어려움을 위안 받고 희망을 보게 될 것이다.
2kwang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