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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주 소통의 상징, 이름 없이 부르는 다리 ‘어은골 쌍다리’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0-15 10:55

서울 잠수교보다 먼저 등장한 전주 잠수교
자연생태계 보고, 보존가치 높아
영화 촬영지-좋지 아니한가(김혜수‧천호진), 간 큰 가족(신구‧김수미)
전주 소통의 상징. 이름없이 부르는 다리 '어은골 쌍다리'./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주시 완산구 진북동의 '쌍다리'는 전주천과 중앙동을 잇는 보행자용 다리로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어서 '쌍다리'라고 부른다. 태평성결교회 앞에 있다.
 
교량이 낮아서 전주천에 큰물이 지면 물에 잠기기 일쑤다. 난간이 없어 허술하게 처놓은 밧줄은 제 구실을 못할뿐더러 자칫 안전 사고가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어은골 주민들에게는 시내로 가는 관문이다. 지금은 왜소하지만 징검다리 시절이었던 1975년 건축 당시는 제법 위용을 뽐냈다.
 
원래는 사람만 왕래할 수 있는 좁은 다리였는데 어은골에 인구가 늘어나면서 원래의 다리 옆에 조금 띄어서 차량이 가능한 다리를 하나 더 놓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쌍다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는 정식으로 붙인 이름이 아니고 주민들이 그냥 부르는 이름이다. 하지만 전주 어느 곳에서 택시를 타고 ‘어은골 쌍다리’로 가달라고 하면 이곳으로 데려다 준다. 그만큼 전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름도 없이 유명했던 쌍다리가 어느 날 유명세에 날개를 달았다. 이곳에서 김혜수‧천호진의 ‘좋지 아니한가’와 신구‧김수미의 ‘간 큰 가족’ 영화가 촬영됐기 때문이다. ‘간 큰 가족’에서 휠체어를 탄 김 노인과 마누라(김수미)의 추격신이 쌍다리에서 촬영됐다. 전북에서 70% 정도를 촬영한 ‘좋지 아니한가’는 어은교(쌍다리)와 도토리골을 주요 거점으로 전주천 일대에서 찍었다.
 
숨은 잉어의 혈 같은 골짜기 형상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어은골은 옛날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들이 은둔했던 은사골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주천 물고기가 숨었다가 가는 곳이라서 어은골이라고도 한다. 짧게 ‘엉골’이라고도 부른다.
 
배산임수 지형인 이곳을 한 때 똥통이라고도 불렀다. 전주 시내 분뇨를 이곳에 부어 놓으면 서신동이나 중화산동 사람들이 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 퍼갔다.
 
자연생태계의 보고, 배산임수 지형 잉어의 혈 "어은골' 전경./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이 지역은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주변에 가시상치, 가시엉겅퀴, 갓, 강아지풀, 개망초, 갯버들, 검정말, 고들빼기, 고마리, 광대나무, 괭이밥, 금강아지풀, 기생초, 까치발, 깨풀, 꽃창포, 노랑창포, 느티나무, 다닥냉이, 달맞이꽃, 닭의 장풀, 도깨비가지/돌콩, 돼지풀, 둥근잎나팔꽃, 망초, 메귀리, 명아주, 물칭개나물, 미국가막사리, 미별꽃, 쇠비름, 수크렁, 쑥, 애기나팔꽃, 왕고들빼기, 왕바랭이, 울산도깨비바늘, 익모초, 제비꽃, 조팝나무, 쥐꼬리망초, 지느러미엉겅퀴, 창포, 층층이꽃, 코스모스, 콩다닥냉이, 큰도꼬마리, 큰땅빈대, 피막이, 환삼덩쿨 등이 자라고 있다.(출처, 전주문화원)

하지만 이곳에 어느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영화촬영지를 알리는 안내판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다. 전주가 ‘지역관광거점도시’도 선정되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전주의 구석구석은 관광자원화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 전주팔경 외에도 문화자원이 지천에 널려 있다. 정식으로 이름 없어도 널리 알려진 ‘어은골 쌍다리’, 명품화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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