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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간과 샘(우물) 이야기... 순창군 편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0-19 08:36

새암은 믿음과 마음속에 살아 숨 쉬며 우리들을 보호해 주는 영물과도 같은 존재
후손들이 향토 문화유산인 샘(우물)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
전북 순창은 조상들의 삶의 흔적과 숨결을 잘 간직하고 있어
전북 순창군 순창읍 남계리 깊은샘./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큰 하천을 끼고 있는 곳에서 문명이 발달한 이유는 물이 농경과 산업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기도 하거니와 인체가 생리적으로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동양철학의 주요 경정인 주역(周易)에서도 우주의 근원을 설명하는 오행에서 물을 으뜸으로 꼽고 있다. 종교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구약성서” 창세기 첫 머리에 하나님의 신(神)은 수면(水面)에 운행하시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결국 물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에게 필요불가결한 존재이다.

물은 현존하는 물질 가운데 유일하게 액체, 고체, 기체의 모든 상태로 존재한다. 우리 삶에 가장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지하수이다. 지하수는 지표면 아래에의 모든 공극에 차 있는 물로서 지층 구조에 따라 다르다.

예전엔 집 앞에 흐르는 도랑물을 그냥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맑은 물을 세계에 자랑하던 우리나라도 물을 수입하여 마셔야 할 정도로 수질 오염이 심해졌다. 삼천리금수강산이라는 말을 쓰기조차 민망하게 되어버렸다.

좋은 물은 수온이 1년 내내 변함이 없고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하며 각종 미네랄과 융해성 무기물 유기성 탄산가스를 알맞게 함유한 약한 산성이어야 한다. 물론 인체에 해로운 균이나 유독한 성분이 없어야 함을 말할 것도 없다.

“품천가”들은 ① 맑고, ② 차고, ③ 부드럽고, ④ 가볍고, ⑤ 아름답고, ⑥ 맛 좋고, ⑦ 냄새가 나지 않으며, ⑧ 탈이 없는 물을 최고로 쳤으며 이를 물의 여덟 가지 덕목이라 했다.

이처럼 생명의 근원인 “물”에 얽힌 많은 이야기를 안고 있는 곳이 “우물”이다. 우물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와 조상들이 마시고 살아온 역사를 물과 관련하여 재조명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전라도에서는 샘을 새암, 시암 또는 샴이라고 방언으로 부르고 있다. 샘은 자연발생적으로 땅속에서 용출되는 깨끗한 물을 말한다. 우물은 물을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땅을 파고 물이 고이게 만든 시설을 말한다.

우물이 있는 마을의 뜻은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한 곳의 물을 먹고 산다고 해서 “동네”라고 했다고 한다. 우물은 어머님들의 정보소통의 장소였고, 매일 얼굴을 마주보고 웃음인사 나누던 정겨운 장소였다.

한여름 늦은 밤에 모깃불 놓고 연기 피워 모기 쫒는 여름밤에는 동네 어머님 대신 동네 아버님들이 우물에 몰래 나와 웃옷을 홀랑 벗고 등물을 하며 땀 씻는 장소가 되기도 한 곳이 동네 우물이다.

우리 조상들이 수 백 년 내려오면서 대대로 마시며 살아온 우물이 그렇게 정겹고 아름다운 장소였지만 유수한 세월의 흐름 속에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고을고을마다 아름다운 마을 전경을 배경삼아 우거진 수목 사이로 우리 조상대대로 지켜온 새암. 마을의 수호신과 같이 함께 해 온 역사적 산물이지만 역사적 기록도 없고 새마을 사업과 경지정리사업, 안길 포장사업 등에 밀려 방치되거나 아예 땅 속에 파묻혀버리기도 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말리지 않았다.

우물은 단순히 물을 길어 먹었던 것에서 벗어나 신앙적 존재였고, 옛 선현들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곳이었다.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요소였지만 상수도 보급으로 인해 사라져가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호남의 젓줄인 섬진강을 품고 있는 순창은 조상들의 삶의 흔적과 숨결을 잘 간직하고 있다. 조상들의 우물 이야기, 같은듯하면서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새암의 물맛.

우리 후손들이 향토 문화유산인 샘(우물)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나씩 연재한다.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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