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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창의 샘(우물) 이야기 - (1) 순창읍 대정리 통샘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0-20 09:27

통샘물 먹고 살아온 주민들 몹쓸 병에 걸린 사람 하나도 없어
'우리나라 전 국민이 다 먹는 시대 올 것’ 스님 이야기 구전
스님 이야기는 순창 고추장(간장, 된장)을 통해 사실화 돼
순창군 순창읍 대정리 통샘, 원형, 깊이 1미터./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기자

순창읍 대정리의 대정(大亭)은 큰 정자라는 말이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마을 한 가운데 큰 느티나무가 있었고, 그 아래 10여 명이 앉아 놀 수 있는 널따란 바위가 있어 마을 사람들은 물론 지나가는 길손도 쉬어갈 만큼 정자나무가 컸기에 대정리라 하였다고 한다.

또한 대정마을 샘은 물이 좋아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물을 마시고 떠가는 우물이 길가에 있기에 우물 정(井)자를 써서 큰 우물이 있다는 마을로 전해지고 있다.

마을이 길게 늘어선 한 가운데 옴팍하게 지형을 이룬 곳에 물이 솟아 오른 석간수 샘물이 대정리 통샘이다.

이 통샘은 샘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보아 마을과 샘의 연대는 같다고 본다. 옛부터 통샘은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기에 밤이면 여름철에 남정네들이 우물가에서 등물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샘물을 길어다 집에서 수십 일씩 두어도 물의 맛이 변함이 없었다고 주민들의 자랑이 대단하다.

또한 마을이 생긴 이래 통샘물을 먹고 살아온 주민들은 하나같이 건강하게 태어나서 성장하였다고 하며, 하나도 몹쓸 병에 걸린 사람들이 없었기에 더욱 더 대정리 통샘물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대정리에 사는 주민 박정수 씨의 자랑이 대단하다.

마을 앞 정자나무에는 길손들이 항상 만원이었다. 대정리 통샘과 가까워서 물을 마시고 병에 물을 담아 길을 떠나는 길손들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어느 때인가 지나가는 스님 한 분이 정자나무 밑에서 쉬었는데 목이 말라 대정리 통샘에 가서 물을 떠 한 모금 마시고는 머리를 살래살래 흔들고 또 한 모금 마시고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만족을 느끼고는 조그만 병에 물 한 병을 가득 담아 정자나무 밑에 모인 마을 주민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샘물이 너무 좋아 건강 장수하는 마을이 되겠습니다. 이곳 물은 주민들만 먹고 살기에 너무 아깝습니다. 이 물은 우리나라 전 국민이 다 먹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스님이 마을을 떠난 뒤에 마을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떠한 답이 없이 세월이 흘러 그 때 스님이 말한 내용은 잊어가고 구전으로만 전해내려 오고 있다.

그런데 수십여 년 전 순창고추장이 전국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때 이곳 대정리는 농공단지가 들어서게 되었다.

이 때 장류공장을 세우려고 대상식품에서 내려와 대정리 통샘물을 마셔보고 바로 대정리 북쪽에 물구멍을 뚫고 물을 뽑아 올려 물의 성분을 조사하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물이기에 그 자리를 사들여서 간장공장을 짓고 건너편에는 고추장, 된장 공장을 지어 순창이란 이름아래 전국으로 생산 판매하게 되었다.

언젠가 스님이 지나면서 남긴 말 중에 대정리 물은 전 국민이 먹을 거라는 말이 사실화 된 것이다.

지금은 수돗물에 의지한 시대가 되었지만 다시 한 번 대정리 통샘물을 생각해 봤으면 한다.(출처, 순창문화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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