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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창의 샘(우물) 이야기_(3) 순창읍 갈마정과 도깨비방죽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0-22 07:12

인불언(人不言)이면 귀부지(鬼不知)는 사실
(광복의 징후) 1945년 여름 어느 날 맑은 물이 갑자기 뒤집혀지고 흙탕물이 되어
(6.25동란 징후) 1950년 초여름 똑같은 현상 일어나...물이 뒤집히고 흙탕물로 변해
순창군 순창읍 남산마을 갈마정 아래에 있는 도깨비방죽./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순창군 남산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우물을 갈마정(渴馬井)이라 부르고 있다. 예부터 남산리 사람들의 음료수로 물맛이 좋기로 알려진 샘이다. 더욱이 7년 대한(大旱)에도 이 샘물로 앞들의 상당 수량의 논에 모내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물이 솟아나는 샘이다. 그렇기에 이 갈마정에서 마을 주민들이 쓰고 남은 물은 밑으로 내려가 도깨비 방죽이라는 조그만 방죽이 형성되어 항시 물이 넘실거렸다.

그런데 1945년 여름 어느 날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그렇게 맑은 물이 갑자기 뒤집혀지고 흙탕물이 되어 온종일 마을 사람들이 밥을 지을 수가 없었으며 다른 곳에서 물을 길어다가 먹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8월 15일 조국 광복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의 국가적 변화를 예고한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 후 1950년 초여름 이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났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되지 않아 6.25동란의 비극이 닥쳤다.

이때에 비로소 마을 사람들은 국난을 예고하여 준 신비의 샘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로 까맣게 잊어버렸고 또한 그때의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세상을 떠났기에 지금은 아는 사람이 몇 명에 불과하다. 당년 80 이상의 노인들은 현지에서 신비스런 갈마정 목격담을 말해주고 자연의 신비를 사람들이 무관심 속에서 판단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실을 믿지 않는 젊은 세대를 아쉬워했다.

또한 갈마정 밑에 있는 도깨비 방죽도 신비의 대상이 됐다. 현재는 폐유지가 됐으나 20여 년 전까지도 방죽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방죽이야 조그마한 것이었으나 물고기가 많기로 유명했다. 따라서 농사철이 지나 초가을이 되면 순창읍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이 방죽의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방죽물을 품어내곤 했는데 이 물고기를 잡으러 간다는 말을 하고 가서 방죽물을 품으면 물고기를 한 마리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음날 도깨비 방죽 위에 있는 산에서 엄청나게 많은 물고기가 말라죽은 것이 발견되었다. 이는 도깨비가 물고기를 모두 산 속에다 버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이 수년 동안 있었기에 이 마을 남산대 주민들은 이 방죽에 물고기를 잡으러 갈 때에는 말을 하지 아니하고 갔다고 어르신들 다수가 증언하고 있다.

옛 말에 인불언(人不言)이면 귀부지(鬼不知)라는 말과 같이 사람이 말하지 않으면 귀신도 알지 못한다는 옛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출처, 순창문화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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