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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두현 논설위원, 전북대 객원교수. 교육학박사./아시아뉴스통신DB |
◆ 농민수당이 아니라 농민보수라고 해야 옳다.
올해 농민의 수가 급증했다고 한다. 농지가 확장 된 것도 아니고 귀농 자가 많아진 것도 아닌데 농민이 증가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유래 없는 긴 장마와 침수피해로 흉년이 들었는데도 말이다. 혹시 코로나 19 실업자들이 농사꾼이 된 것일까? 이것은 더더욱 설득력이 없다. 정부는 공익형 직불제 홍보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홍보가 잘됐다면 정책을 잘한 것일까? 이것 또한 소가 웃을 일이다. 아마도 농민수당 지급 때문일 것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린다.
농민수당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보상으로 농지면적이나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액을 주는 제도다. 전라북도와 전라남도가 ‘농민수당’을 처음 도입했다. 농민수당을 받는 농가는 논밭 기능유지, 화학비료와 농약의 적정사용, 영농폐기물 수거, 농업부산물 불법 소각 금지 등을 이행해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수당’이라고 했을까? 수당(手當)의 사전적 의미는 ‘정해진 봉급 외에 따로 주는 보수’(NAVER 어학사전)이다. 봉급(俸給)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직장에서 계속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그 일의 대가로 정기적으로 받는 일정한 보수’이다. 보수(報酬)의 사전적 의미는 ‘고맙게 해 준 데 대하여 보답을 함’이다. 농민은 정부로부터 봉급을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에 봉금 외에 더 주는 수당이라는 말은 얼토당토않다.
◆ 보수는 농민에 대한 고마움과 보답이 깃들어 있는 말
이런 의미를 살펴 볼 때 ‘농민수당’이라는 용어의 쓰임 자체가 틀렸다. ‘농민보수’라고 해야 옳다. 식량을 생산해 준 농인에 대한 고마움과 보답이 깃들어 있는 ‘보수’라고 이름부터 바꾸자. 고마움을 느낀다면 농민을 홀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이다. 그러므로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땀 흘려 일하는 농민이야 말로 어느 누구 못지않은 진정한 애국자이다. 따라서 농업인에게는 기본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직불금 제도는 시장 개방에 따른 농가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2005년에 도입한 제도로 농가의 소득안정에 크게 기여해 왔다. 하지만 특정 품목에만 한정된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농민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농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대응이 매우 일방적이고 정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쌀 생산 농가의 쌀값 안전장치 역할을 해 온 변동 직불제도를 폐지하고 공익 직불제도를 올해부터 시행했다. 다양한 작물에 지원하는 대신 농약과 화학비료 등에 제한을 두는 ‘공익형 직불금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기존 농지와 관련 있는 직불금 제도를 대체하기 부족하다.
◆ 나라와 국민을 위해 땀 흘려 일하는 농민이 진정한 애국자
가짜 농민이 판치고 있다고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부정 수급을 막겠다고 했지만 서류만 조작하면 얼마든지 직불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 때문이다. 실제는 도시에 살면서 주민등록만 농촌으로 옮겨 농민으로 등록해서 농민수당을 받을 수 있다. 한 예로 ‘논 쪼개기’이다. 농지를 보유한 자와 농사짓는 사람이 다른 경우가 많다. 현행 공익형 직불금은 농사짓는 사람을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넓은 땅을 한 사람이 짓다가 두 사람이 짓는다고 농업경영체 등록을 해서 직불금을 수령할 경우 확인이 쉽지 않다. 이렇게 해도 사실 여부를 학인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농업분야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농민들의 큰 반발을 샀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면 경쟁력이 약한 우리 농업과 농민의 생존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하기 때문이다.
순수 농민의 피부에 닿아야 할 농업정책들이 가짜농민들과 나눠 먹기식으로 되어 버린다면 이는 실패한 정책이다. 지금이라도 제도를 하루빨리 보완해서 진정으로 농업인을 위한 정책이 되게 해야 한다. 정책에서 농업분야가 내몰리는 것은 비록 어제와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농민들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정부는 예산타령을 하며 무시하기 일쑤였다. 정부는 식량안보라는 명분으로 지금도 농지에 많은 부분을 규제하고 있다. 농민과 국민을 위한 선진농업을 시작하기 바란다.
◆ 농업인에게 기본소득이 보장돼야
쌀은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식량 자산이다. 쌀이 남는다고 해서 쌀값을 시장 기능에만 맏길 수 없다. 쌀값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공익형 직불제를 고집한다면 쌀 농가들은 더 어려워지게 된다.
농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농업정책은 다가올 위기에 대처하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백년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농업인에게 기본적인 소득이 보장되어야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낼 수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논설위원. 전북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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