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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의 소통, 기자회견은 어디로 갔나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12-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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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지난달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이라기보다 백악관 브리핑 룸에 들러 자신의 생각을 기자들 앞에 피력했다.

대선에서 패색이 짙은 시점이라 기분이 몹시 언짢았던 모양이었다. 그는 넉두리를 펴다 1분 만에 돌아갔다. 

내용은 신통한 것이 없었다. 미국 다우존스지수 3만 돌파가 골자였다. 그게 자신의 공이란 점을 강조했다.
언론은 내용보다 시간의 길이에 초점을 맞추었다. 1분짜리 기자회견을 했다고 비아냥거렸다.

미국 주가 3만선 돌파는 큰 기사거리가 아니다. 또 1분간 기자회견을 했다는 것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럼에도 언론은 비아냥거리며 기사를 썼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국 백악관의 풍경이다. 

미국 대통령은 특별한 사안이 없어도 기자회견을 한다. 국내외 정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때로는 설명하고 혹은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힐난한다. 질문을 받지 않고 고개를 돌리기도 일쑤다. 

이런 모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뿐만이 아니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그 이전의 대통령들도 그랬다. 미국이 민주주의 선진국이란 점을 이 대목에서 본다.

1분짜리 회견을 보고 우리는 웃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웃을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조차 없으니 하는 말이다.

군사정부시절 한국 대통령들의 기자회견은 권위적이었다. 그들은 국민위에 군림하며 설명하려했다. 정책성과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말미에 한두 명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이 그랬고 뒤를 이은 이들이 유사했다.

그러다 기자회견을 잘 활용한 건 김대중 대통령이었다. 그는 1997년 12월 20일. 당선인 신분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내외신기자회견을 열었다. IMF사태로 국가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던 때다. 그는 자신의 입장과 앞으로의 국정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했다. 또 IMF협약 준수를 약속하고 지역갈등시대의 마감을 선언했다. 내외신 기자들의 호평을 샀다. 때문에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한 대통령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원고 없이 했다. 취임 3개월에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는 사과부터 했다. 자신의 참여정부의 잘못이 적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회견 진행방식도 달랐다. 원고 없이 기자들의 생 질문을 받았다. 예민하고 날카로운 질문이 던져졌다. 노대통령 역시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노출됐다. 이런 모습이 생생하게 국민에게 전달됐다. 자유로운 질문과 여과 없는 답변, 그 진솔함 속에 소통이 있었다. 노대통령의 매력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불편했다. 그는 자신의 업적을 국민에게 홍보하고 이해시키는 형식으로 했다. 대단히 일방적이었다. 질문도 사전에 받은 질문지 외에는 답하지 않았다.

기자들과 만남이 불편해지자 말기에는 기자회견 대신 라디오방송을 통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일종의 대국민 통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1년에 단 한차례의 기자회견을 거북스러워했다. 그것조차 사전에 입을 맞추고 했다. 질문지를 기자들에게 주고 원고를 읽으며 답했다.

때문에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말이 나왔다. 순서가 바뀌면 답변지를 뒤적여 답변하기도 했다. 답변지를 거의 읽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런 모습에 국민들은 답답했다. 결국 그는 영어의 몸이 되어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을 하겠다고 했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역설했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겠다고 도 했다. 

그리고 2018년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을 열었다. 미리 질문을 정하지도 않았다. 질문자도 대통령이 직접 선택했다. 기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접한 형식의 대통령 기자회견이었다. 외신의 관심도 뜨거웠다. 외신기자들은 75분을 넘긴 대통령 회견에 감탄을 자아냈다. 일부 외신기자는 전임 대통령들과 비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안나 파이필드 기자는 ‘사전에 질문을 정해 놓지도 않았고, 모든 기자에게 열린 기자회견이다’라고 트윗에 적었다.  
 
그리고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기자회견에 대한 기억은 아련하다. 물론 회견이 있었지만 한해에 한번정도니 기억이 안 나는 게 당연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측근이란 사람들이 방송이나 언론에 나와 인터뷰를 대신하고 있다. 대통령의 의중이 그러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조국 장관사태로 세상이 분란스러웠을 때도 그는 말이 없었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세상을 시끄럽게 했지만 대통령은 말이 없다.

국무회의에서 한마디 에둘러 할 정도다. 그러니 언론은 측근들을 불러 의중을 읽고 있다. 국민은 그 측근들의 말을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짐작하고 있다.

답답하다. 전임 대통령을 답답하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의 소통법이 더 답답하다. 취임 초기에 했던 약속은 어디로 간 걸까. 또 그 용기는 어디로 숨었을까. 

우리는 트럼프의 1분 기자회견을 비웃지만 정작 우리는 그보다 훨씬 답답한 형국 속에 살고 있다.

기자회견은 국민과 소통방법이다. 물론 기자들이 얼마나 제대로 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많은 언론은 소통의 기회가 잦을수록 진실을 보도할 수밖에 없다.

매일 아침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면 어떻게 추측기사를 쓰겠으며 왜곡된 내용을 매일 전달하겠는가.

전임 대통령보다 더 나은 게 없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한 기자회견 횟수다. 김대중 대통령 150회, 노무현 대통령 150회, 이명박 대통령 20회, 박근혜 대통령 7회, 문재인 대통령 3회......

청와대가 곰곰이 생각해 볼일인 것은 분명하다.

2kwang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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